사람 떠나는 부산, 집 11만 3000호가 주인 잃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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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일 기준으로 부산에는 모두 11만 3000호의 빈집이 있고 이 가운데 지은 지 30년 이상된 집만 3만 5000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둘 다 8대 특광역시 중에서 가장 많은 기록이다. 이와 함께 ‘유소년 인구 100명당 노령인구수’를 말하는 노령화지수가 부산이 8대 특광역시 중에서 크게 높았다. 2000년에 13.8% 수준이던 부산의 1인가구 비율은 2020년에 32.4%로 껑충 뛰었고 고령자 1인가구 비율도 특광역시 중에서 가장 높았다. 인구도 고령화되고 집도 노후화되는 속도가 다른 도시들보다 가장 빠른 셈이다.


2020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

30년 이상된 빈집만 3만 5000호

1인 가구 계속 증가 45만 5207호

노령화 지수 179, 강원도와 비슷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등록센서스 방식)’에 따르면 부산의 빈집은 2019년 11만 호에서 2020년 11만 3000호로 증가했다. 빈집이란 사람이 살지 않는 주택을 말하며 폐가를 비롯해 신축주택과 매매·임대·이사 등으로 인한 일시적 빈집도 모두 포함된다. 특히 부산에서는 지은 지 30년 이상된 빈집도 3만 5000호에 달했는데 특광역시 중에서 가장 많다. 이들 주택은 노후화로 인해 사실상 버려진 주택으로 추정된다.

빈집뿐만 아니라 사람이 살고 있는 등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30년이 지난 주택은 모두 30만 7000호에 이르렀는데 그 비율이 부산 전체 주택의 24.1%에 이르렀다. 이 역시 8대 특광역시 중에서 월등하게 비율이 높았다.

또 이번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에서 0~14세 유소년 인구는 부산 인구 중 10.8%였고 65세 이상 인구는 19.3%에 달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노령화지수는 179.4로, 이는 강원 전북 등 농촌지역이 많은 도 지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경남의 노령화지수는 132.3, 울산이 91.2인 점을 감안하면 부산의 노령화지수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부산 강서구는 노령화지수가 55.8로 부산에서 가장 젊은 지역으로 꼽혔다. 부산의 인구는 줄고 있지만 가구수는 1인가구가 불어나면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부산의 1인가구는 45만 5207호, 2인가구는 41만 1455호인데 1~2인가구를 다 합하면 전체가구의 61.7%에 달했다. 그런데 부산에서는 고령자만 살고 있는 가구는 16.8%였고 고령자 1인만 있는 가구도 9.7%에 달했다. 이 두 개의 비율은 특광역시 중에서 가장 높다.

한편 부산에는 모두 5만 4914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는데 베트남이 1만 2207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9300명, 태국 7221명, 중국(한국계) 4206명 순이었다. 우리나라의 외국인은 1년 전에 비해 8만 3000명이 감소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본국으로 귀국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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