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도 학교도 불만인 교육부 방역지침, 이제와서 왜?

백남경 기자 nkbac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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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교육청 건물 전경. 부산일보db 경상남도교육청 건물 전경. 부산일보db

교육부가 일선 시·도교육청에 '방역업무를 교사에게 맡기지 말라'는 요지의 2학기 학사운영지침을 보내 공무원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방역업무를 놓고 현재 일선 학교에서는 사정에 따라 보건교사와 행정실이 나눠 맡는 실정이라 이 지침이 혼란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경남도교육청과 교육청노조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8월 '유·초·중등학교 2학기 학사운영방안 안내' 공문을 전국 시·도교육청에 발송했다. 이 공문에 '방역 등의 업무가 교사에게 부과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경남도교육청 공무원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학생 안전 뒷짐지는 교육계 참담하다"면서 "경남도교육청도 교육부와 같은 입장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공노조는 성명에서 "그동안 경남교육노조는 학교 환경위생 관리 업무에 대한 업무 해태, 문제점, 중요성 등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학교보건법 시행령에 따른 보건교사의 직무는 학교 환경위생 관리 업무이므로 학생 건강권을 위한 고유 업무에 매진하게 할 것을 촉구해 왔다"면서 "학생 보건안전은 보건교사가 중심이 되어 교직원 전체가 협치하고 누구도 열외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계에 팽배한 '업무 안 하기, 편가르기, 권위주의' 등에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교육부는 코로나19 등으로 학교 보건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엄중한 시기에 교사에게 방역 업무를 부과하지 않도록 한 지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서는 "보건교사는 학교 환경위생 업무를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도교육청은 교육부 공문에 대한 입장을 밝혀라"고 재차 요구했다.

진영민 공노조 위원장은 "보건교사의 업무는 방역, 보건, 위생 등이고 이를 위해 채용된 교사로서 방역업무를 보건교사가 맡는 건 당연한데, 행정실에서 맡는 학교가 많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선 학교도 혼란만 부추기는 내용이라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도내 한 교장은 "이런 공문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작년 초에 나왔어야 하는 것으로, 이제와서 이런 공문을 보내니 혼란만 야기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다른 한 교장도 "보건 업무와 관련해 도교육청에서 지금까지 명시적인 지침이 없다보니 학교에서는 힘겨루기를 하다 보건교사가 맡기도 하고 행정실에서 맡기도 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지침"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교육청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백남경 기자 nkbac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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