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코로나 혈세’ 지원 속 연봉 64% 인상 논란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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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에 수천억 원의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항공사별로 연봉 삭감률이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진성준 의원실 정부가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에 수천억 원의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항공사별로 연봉 삭감률이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진성준 의원실

정부가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에 수천억 원의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항공사별로 연봉 삭감률이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직원들의 연봉이 삭감되는 상황에서 조원태 회장의 연봉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10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6개 상장항공사의 2019년과 2020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자료를 인용해 6개 항공사 모두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에 비해 2020년에 직원들의 급여를 줄었다고 밝혔다. 직원 1인당 평균급여의 감소 폭이 가장 큰 항공사는 티웨이 항공으로, 2019년 5367만 원에서 2020년 3965만 원으로 26.1% 감소했다. 이어서 아시아나항공이 -25.9%, 에어부산 -24.1%, 제주항공 -18.5%, 대한항공 -15.6%, 진에어 –4.4% 순으로 직원들의 평균급여가 감소했다.

에어부산의 경우 2019년 5537만 원이던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2020년 4203만 원으로 줄었다. 에어부산의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직원 평균 연봉이 2019년 6450만 원에서 4777만 원으로 줄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둔 대한항공의 경우 직원 평균 연봉이 2019년 8083만 원에서 2020년 6819만 원으로 줄었다. 항공사별로 연봉 삭감률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에어부산의 경우 대한항공과의 평균 연봉 격차가 2019년 2546만 원에서 2020년 2616만 원으로 더 벌어졌다.

항공사 대표이사들의 급여는 대한항공을 제외하고는 모두 줄어들었다. 아시아나항공이 20억712만 원에서 1억 4304만 원으로 가장 큰 폭인 93% 감소한 했고 진에어 -81%, 에어부산 -42%, 티웨이항공 -38%, 제주항공 -37% 순으로 대표이사 급여가 줄었다.

반면 대한항공 대표이사(조원태 회장) 급여는 2019년 13억 7835만 원에서 2020년 17억 3241만 원으로, 오히려 2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대표이사(회장)도 겸직하고 있다. 한진칼 급여가 2019년 5억 1500만 원에서 2020년 13억 6600만 원 증가한 것까지 반영하면 조 회장의 총 급여는 2019년 18억 9335만 원에서 2020년 30억 9841만 원으로 총 12억 506만원(64%) 상승한 셈이 된다.

정부의 막대한 재정 지원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이 조 회장의 급여를 인상한 데 대해선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고용유지지원금만 1780억 원에 달한다. 이는 6개 항공사에 지원한 고용유지지원금 3343억 원 가운데 53%를 차지한다. 진성준 의원은 이 외에도 대한항공이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산업은행으로부터 총 1조 2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받았고,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위해 한진칼을 통해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기에 빠진 항공사들을 국민의 혈세로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모럴 헤저드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은행을 통한 자금 지원이나 고용노동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시 기업 경영층의 자구노력을 의무화하는 등 강력한 책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측은 이에 대해 “2019년 대비 2020년 조 회장의 보수가 증가한 이유는 회장 취임 시기에 따른 직급 변동 및 해당 급여 수령 기간 차이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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