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라스트 필름’ 전수일 감독 “영도는 부산의 가장 특징적인 곳…다음 영화도 어쩌면 영도”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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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필름’ 전수일 감독. 김영훈 인턴기자 ‘라스트 필름’ 전수일 감독. 김영훈 인턴기자

“영도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색채인 조선소의 황녹색이나 무채색이 주인공의 멜랑콜리와 상실감, 공허함과 닮았습니다. 영도는 부산을 나타내는 가장 특징적인 곳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 작품(‘영도다리’(2009) 등)에 영도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전수일 감독은 12번째 장편 ‘라스트 필름’이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받으면서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9일 전 감독을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인근에서 만났다.

전 감독은 “연출한 영화 12편 중 1편 빼고는 모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과 만났다”면서 “첫해 ‘내 안에 우는 바람’(1997)이 BIFF에 소개되면서 칸 영화제 초청을 받았고,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1999) 역시 BIFF를 통해 베니스 영화제에 가게 돼 BIFF는 내 영화 인생과도 함께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감독은 현재 경성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학생을 가르치며 영화 만들기를 병행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라스트 필름’은 얼핏 봐도 자전적 이야기라는 인상을 준다. 부산 한 대학의 영화과 교수이자 영화감독인 ‘상민’(장현성)은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생각 차이로 학생들과 대립한다. 게다가 그동안 영화를 제작하느라 쌓인 빚 때문에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신세다.

그는 “영화의 모든 요소가 내 이야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학생들에게 항상 현실만 쫓지 말고 자신만의 영화를 하라고 하는 부분이나, 영화를 만들 때 인물의 내면을 공간과 이미지를 통해 표현하려는 부분은 평소 생각과 같다”고 전했다.

영화만큼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영화 빚 때문에 사채업자에 쫓긴 경험도 있다고 할 정도로 ‘상민’은 전 감독의 경험이 많이 반영된 캐릭터다. ‘상민’은 영도의 사채업자 ‘만복’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주면 빚을 해결해주겠다는 의뢰를 받으면서 영화 준비를 위해 영도 곳곳을 둘러본다. 영도는 제2의 주인공이라고 할 정도로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 감독은 “‘만복’은 실제 인물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있는 인물”이라면서 “영화 속에서 꿈과 현실이 혼재되어 나오는데 이미지를 통해 ‘상민’의 내면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장현성은 전 감독의 18년 전 작품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2003)에 출연한 데 이어 이번 영화에서는 주인공으로 역할을 소화했다. 전 감독은 “정서를 잘 표현하는 배우고 기대 이상으로 잘 표현해줬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다음 작품 역시 영도일지, 영화의 제목처럼 이번 작품이 ‘라스트 필름’일지 물었더니 전 감독은 “역시 이번 작품이 ‘라스트 필름’이 아니기를 희망한다”며 “그동안 창작 욕구로 영화를 만들어왔는데 만약 부산에서 영화를 찍는다면 당연히 영도가 나올 것 같다”고 강조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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