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많은 부산, 시내버스 ‘현금 승차 폐지’ 고민되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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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요금의 현금 결제가 감소하자 일부 지자체는 폐지를 추진한다. 부산일보DB 시내버스 요금의 현금 결제가 감소하자 일부 지자체는 폐지를 추진한다. 부산일보DB

서울 등 일부 지자체에서 시내버스 현금 승차의 이용률이 낮아지자 현금 폐지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부산도 매년 현금 승차 인원이 줄고 있고, 현금 관리 부담도 커 시내버스 이용 때 현금 결제가 사라질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내버스 현금 탑승 건수 비율은 2018년 3.1%(4억 5540만 495건), 2019년 2.7%(4억 4809만 1250건), 지난해 2.2%(3억 4250만 7938건), 올해 9월까지 1.9%(2억 4869만 3913건)로 매년 감소세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부산시민 100명 중 2명 정도만 현금을 사용하는 셈이다. 이용객 대부분 교통 카드를 이용하면서 앞으로 현금 이용률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 100명 중 2명만 현금 이용

현금함 운영 등 관리 비용 부담

서울·대전, ‘카드만’ 시범 운영

폐지 여론 우세, 반론도 만만찮아


지자체 입장에서 시내버스 현금 승차는 ‘계륵’이다. 매년 이용객은 줄어드는데 현금 단말기 운영, 현금함 운반 등 관리와 유지비용은 꾸준히 들어가기 때문이다.

다른 지자체들은 현금 승차 폐지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달부터 8개 노선 171대에 대해 현금 승차를 중단했다. 서울의 현금 탑승 비율은 2018년 1.2%, 2019년 1%, 지난해 0.8%로 저조하다. 서울시는 5년 내 0.1%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이 부산보다 현금 이용률이 낮은 것은 교통카드로만 결제하는 도시철도 이용률이 부산보다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우선 내년 3월까지 6개월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또 대전시는 지난 7월부터 대전~오송을 경유하는 급행버스를 대상으로 1년간 현금승차 제한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현금 승차 폐지에 대해서 시민들의 반응은 찬반으로 갈린다. 시내버스로 출퇴근하는 시민 김순호(37·해운대구) 씨는 “예전에는 토큰이나 승차표로 시내버스를 이용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카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언젠간 모두 카드나 휴대전화 등으로 결제할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용자 편의를 생각해 모든 결제수단이 사용가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순자(59·연제구) 씨는 “상점에서도 물건을 사고 카드도 받고 현금도 받듯이 지자체의 편의성을 위해 현금 승차를 하지 못하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은 노인 인구가 많고, 관광객이 많아 다른 시도보다 현금 승차 폐지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현금 승차는 폐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부산시는 당장 현금 승차를 폐지할 계획은 없지만, 다른 시도 사례를 참고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버스운영과 관계자는 “서울 시내버스 현금 폐지 시범 운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부산 역시 현금을 없애고 휴대폰 결제 등으로 가야 하는데 고령층의 접근성을 고려했을 때 대안 등을 고려해야 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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