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보기] 39. 가루다 아사나(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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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다 아사나(독수리 자세)는 몸의 균형 감각을 높여주고 좌골신경통, 류머티즘을 완화한다. 두 날개를 활짝 편 채 날아오르는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몸을 앞으로 수그리고 모으는 자세는 독수리가 더 높이 날아 오르기 위해 힘을 집중한 채 웅크린 형상이다. 시연 박은진. 가루다 아사나(독수리 자세)는 몸의 균형 감각을 높여주고 좌골신경통, 류머티즘을 완화한다. 두 날개를 활짝 편 채 날아오르는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몸을 앞으로 수그리고 모으는 자세는 독수리가 더 높이 날아 오르기 위해 힘을 집중한 채 웅크린 형상이다. 시연 박은진.

가루다 아사나는 독수리 자세라고 번역된다. 한 다리로 서서 날개를 접고 있는 독수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가루다는 독수리 형태를 띤 인도 신화의 새로, 새들의 왕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유지와 보존의 신(神) 비슈누를 태워서 나르는 탈 것으로 등장하며, 독수리의 부리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사람의 얼굴과 몸통을 가졌고, 붉은 색의 날개를 가진 이 새는 스스로 몸을 태워 재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불사조(不死鳥)로 따로 묘사되기도 하며, 한자어로 금시조(金翅鳥)라고 한다. 이름에서도 모양에서도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는 이 자세는 무언가 묵직한 안정감과 힘을 준다.

이 자세는 차렷 자세에서 다리를 약간 구부려 한 발로 반대쪽 다리를 감싼다. 두 팔은 꼰 채 양 손바닥을 마주댄 자세에서 시선은 손끝을 향한다. 팔굽을 붙인 채 최대한 힘을 주어 위로 들어 올린다. 반대쪽도 같은 요령으로 반복한다. 등 뒤쪽의 능형근을 당겨 견갑골에 자극이 가도록 한다.

몸의 균형 감각을 향상시키며 다리를 슬림하게 만들어 준다. 주의가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에게 특히 유용한 동작이다. 좌골신경통, 류머티즘을 완화하는 작용도 하며 다리나 종아리 근육 경련에 효과적이다.

가루다 아사나를 취한 후 몸을 최대한 움츠렸다가 온 몸을 팽창시키는 비라바드라 아사나(T자 자세)를 번갈아 시행하면 몸의 균형을 잡는 데 더욱 효과적이 된다.

독수리는 하늘의 왕답게 용맹스러움, 지혜로움 그리고 하늘을 날아 다닌다는 공간의 초월성 등을 의미하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에는 독수리와 관련된 많은 신화와 문화가 있다.

그리스인들은 천둥 번개를 관장하는 제우스의 새로 독수리를 선택했고, 잉카에서는 태양의 상징이자 수호령이었다. 오스트리아는 현대에도 머리 둘 달린 독수리를 문장(紋章)으로 이용한다. 미국의 상징 역시 독수리이다. 멕시코 군대가 보여주는 뱀을 감은 독수리도 그렇다. 동부 인도에서는 독수리가 천둥의 신 인드라의 사자였다. 앞에서 말했듯이 물론 비슈누 신의 탈 것이기도 하다. 이집트에서는 독수리가 태양을 상징했고 성스러운 새, 성조(聖鳥)로 취급되었다. 로마 그 자체로 인식된 로마제국의 상징도 독수리였으며 나치의 상징도 독수리였다.

국내에서도 독수리를 대학의 상징으로 삼고 있는 곳도 있다. 필자의 두 모교이기도 한 부산대와 연세대가 그렇다. 프로 스포츠 등에서도 팀의 마스코트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생사대사(生死大事)요 무상신속(無常迅速)'이란 말이 있듯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일 중의 하나가 죽는 일이다. 그래서 이집트에서는 미이라를, 인도에서는 화장(火葬)을, 한자 문화권에서는 매장(埋葬) 풍습이 있는 데 비해 티베트에서는 독수리에게 시체를 뜯어 먹도록 하는 조장(鳥葬) 또는 천장(天葬)의 풍습이 있다.

조장은 조로아스터교(拜火敎, 배화교)가 원조다. 살았을 때 남의 살(육식, 肉食)을 많이 먹었으니 이번에는 당사자가 독수리 밥이 될 차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때 영혼은 독수리를 타고 승천하고, 독수리가 돌아올 때 영혼은 다시 지상으로 환생한다고 믿었다. 니체가 말한 영겁회귀(永劫回歸)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하늘을 신성시하는 티베트인의 육체는 새에 의하여 하늘로 운반된다는 생각에 근거를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새를 죽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닭이나 달걀도 거의 먹지 않는다고 하니 말이다.

그리스 신화에도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금지된 불을 훔쳐다 준 죄로 바위에 묶여 영원히 독수리에게 간(肝)을 쪼이는 형벌을 받는 이야기가 있다. 또 올림푸스 신 제우스가 독수리로 변하여 별이 되어 여름날 동쪽하늘에 보이는 약간 흐트러진 십자 형태의 별자리인 독수리자리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부처님께서 6년간 머물면서 법화경을 설하신 곳인 라즈기르에 있는 영취산(靈鷲山)이 독수리에서 유래된 지명이다. 고대 인도 마가다국의 수도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신령스러운 독수리산이라는 뜻을 지녔다. 독수리처럼 생긴 검은 바위들이 우뚝 우뚝 솟아 있어서라고도 하며 혹은 독수리가 많이 살았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다고도 한다.

불교설화에서도 사자왕과 독수리왕의 일화를 통해 미혹한 중생을 깨치고 있다. 여기서 사자왕은 지금의 석존이요, 독수리는 사리불로 비유되고 있다.

성서 '이사야서'에도 "여호와를 바라는 이들은 새 힘을 얻으려니 독수리처럼 날개치며 올라가겠고 뛰어도 지치지 않으며 걸어도 피곤하지 않으리라"며 독수리가 등장한다. 예수의 열두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요한복음을 집필한 요한의 상징도 독수리이다. 요한 복음서는 전기(傳記)형식의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예수가 전한 궁극의 계명인 '사랑'을 가장 심도있게 집필한 복음이기에 복음사가(史家)로서의 활동을 가장 높이 나는 독수리에 빗대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삼국유사에도 수리가 등장한다. 수로왕이 탈해와 변신술 경쟁을 벌이는 이야기가 있는데 탈해가 매로 변하자 수로왕은 수리로 변하여 이겼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독수리·참수리·검독수리·흰꼬리수리 등이 천연기념물 제243호로 지정되었으며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으로도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독수리는 주로 동물 사체(死體)를 먹고 살며 가끔 살아있는 동물도 잡아 먹는다. 독수리가 썩은 동물 사체를 먹어도 병에 잘 안걸리고 장수하는 이유는 위장에 매우 특이한 산 성분이 있어 식중독을 없애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수리는 구더기, 까마귀, 하이에나 등과 같은 포식자계(系 ) 중 최고의 청소부(scavenger)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최근 철원·파주·연천·양구를 비롯한 비무장지대와 경남 고성·통영·거제·김해 등에 도래하고 있다. 하지만 농약 등에 의한 먹이의 오염, 개발에 의한 서식처 파괴 등으로 점차 그 개체 수가 감소되고 있다고 하니 사람들의 더 많은 관심이 촉구된다.

신화 속 이미지 때문에 어린이 동화책이나 에니메이션에도 독수리는 여전히 하늘의 제왕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그런 환상과 호기심을 가지고 독수리 탐조활동을 갔을 때, 때로는 까치에게 쫓기기도 하고, 사람들을 무서워하기도 하며, 병아리 소리를 내는 독수리를 보고 당혹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현재 독수리가 처한 위상 때문이다.

독수리에 관한 재미있는 관용구도 있다. '독수리는 모기를 잡아먹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의 위치에 어울리지 않는 지나치게 세세한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아니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며, '독수리는 파리를 못 잡는다'는 각자 능력에 맡는 일이 따로 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독수리'하면 70년대를 풍미했던 유명한 팝송으로 사이먼과 가펑클이 노래한 '엘 콘도르 파사(El condor pasa)'를 떠올리게 된다. 스페인이 라틴 아메리카 지역을 강제 점령해 자원을 약탈하고 사람들을 학살할 때 해방 운동을 한 콘드르칸키란 사람을 추모하는 페루의 대표적인 민속음악이었던 것을, 폴 사이먼이 가사를 붙이고 1970년에 폴 사이먼과 아트 가펑클 듀오가 불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곡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철새는 날아가고'라는 제목으로 번안되어 여러 가수들이 불렀다.

영웅이 죽으면 콘도르가 된다는 전설이 깃든 노래이며, 부활의 꿈을 의미하기도 한다. 콘도르는 매의 일종으로, 총 길이 1.3m 이상으로 매과 중에서 가장 큰 종(種)으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에 멸망한 나라 잃은 잉카인들의 슬픈 꿈이 담겨있는 듯하면서도 우수에 찬 선율이 가슴을 적신다. 잉카인들이 스페인 군대를 피해 도망친 마지막 도시라는 마추픽추 위로, 안데스 산맥 너머로 유유히 큰 날개를 활짝 펼친 채 날아다니는 콘도르가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그런 분위기의 곡이다.

콘도르는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뜻한다. 루마니아 최고의 팬플리스트인 게오르그 잠피르가 팬플루트로 연주한 '엘 콘도르 파사'를 꼭 한번 들어 보시길 권한다. 루마니아를 비롯하여 남미권 사람들은 이 연주를 들으면서 때론 눈물까지 흘린다니 말이다. 오카리나 연주의 대가(大家)인 일본인 노무라 소지로의 오카리나 연주로 듣는 엘 콘도르 파사 역시 일품이다.

'독수리'하면 두 날개를 활짝 편 채 날아오르는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이 가루다 아사나는 오히려 몸을 앞으로 수그리고 모으는 자세이다.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하듯이 더 높이 날아 오르기 위해 힘을 집중한 채 웅크린 모습을 하고 있는 형상이다.

신체적 집중은 정신적 집중을 이끌어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요가 수행자가 더 큰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자신의 잠재적 에너지를 한곳으로 집중시키는 방법을 익히는 의미도 있다. 묵묵히 준비하고 때를 기다리고 있는 자에게 기회가 오듯이 말이다. 힘들고 위기일수록 에너지를 안으로 더 다지고 집중하여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할 것이다 .

"이 자세는 요가 수행자가 스스로 손과 팔을 강하게 결박하였다가 풀어줌으로써 불사조처럼 새로이 거듭나는 것을 상징한다"고 하타요가 경전 중의 하나인 고락샤 사다카는 기술하고 있다.

불사조처럼 거듭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이 가루다 아사나를 행하는 것은, 특히 근간에 역질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시기에,

꿋꿋하게 다시 딛고 일어서자는 강한 결의를 다지는 자세로도 안성맞춤이다.

베다의 해설서 '브라흐마'에는 "깨닫는 자에게는 날개가 있다"고 하였다. 우리 요기니들도 이번 기회에 독수리와 같은 멋진 날개 하나씩 달았으면 좋겠다.

이 자세를 취하는 동안 경쾌한 행진곡 풍인 바그너의 '쌍두 독수리의 깃발 아래서(Under the double eagle march)'의 웅장한 관현악곡이 함께 울려 퍼지면 더욱 좋겠다.

생(生)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며, 두 주먹이 불끈 쥐어지도록 말이다.


<가루다(독수리) / 최진태>

1.불사조란다/영원히 죽지 않는,/기쁜 일일까?

2.난 죽은 너의/살과 골수를 먹고*/넌 승천하고

*조장(鳥葬)

3.인간에 대한/고귀한 희생 덕에/누리는 문명/나로 하여금/평생 그대 간(肝) 쪼는*/형벌이라니

*프로메테우스

4.말씀 듣는다/영취산* 자락에서 한국 속 인도

*양산 통도사가 위치한 산

5.독수리로다/그 중 제일은 '사랑' 집필한 요한

6.사체 치우는/포식자계(系)의 청소부*/위장만은 왕

*scavenger

7.사람 겁내고/까치에게 쫓기네/야, 모양 빠져

8.허상을 깨다/포장되었던 위용/슬픈 삐에로

9.마이웨이다/그릇에 따라 살자/(나도*)파린 못잡아

*독수리

10.엘 콘돌 파사/언제들어도 애잔/소환된 청춘

11.중고딩 시절/조회 때 울려퍼진/추억 속의 곡/'쌍두 독수리깃발 아래서' 였군/아, 옛날이여

12.콘도르 닮은/비상과 자유로움/만인의 로망

13.버킷 리스트/마추픽추에 앉아/팬플룻 연주

14.다짐한다오/꿋꿋이 딛고 서자/의지 불태워

15.깨달음 돕는/날개 하나 있다면/기필코 단다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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