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제 폐지·전두환 조문…손학규, '차별화' 승부수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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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제20대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제20대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군소 후보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차별화 행보’가 이목을 끈다. 세상을 떠난 전두환 씨를 조문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대선 출마 선언문에 ‘대통령제 폐지 공약’을 담는 등 기존 후보들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손 전 대표는 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가 G7 등) 선진국에 올라가는데 직전 대통령이 둘이 감옥에 가 있다”라며 “그리고 전 대통령이 서거했는데 대통령이 조문은커녕 조화도 보내지 않고 비서실장도 보내지 않는 이런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이) 전두환도 조문은 해야 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5·18 학살의 주범이고, 본인이 사과를 안 했다. 국민에게 용서를 빌고 갔어야 한다”면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하자마자 YS(김영삼) 대통령한테 전두환 사면하라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청와대 들어가서 전두환, 노태우를 초청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통령이 통합하는 대통령이 되고 편 가르는 대통령이 되지 말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5일 빈소를 찾아 조문한 바 있는 손 전 대표는 전 씨의 사망을 ‘서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출마 당시에는 ‘대통령제를 폐지할 대통령’이라는 다소 아이러니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무한 권력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할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제 출마에 대한 온갖 비난과 조롱을 안고 가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4·15·16·18대에 걸친 4선 의원, 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 민주당 대표까지 굵직한 자리를 거쳐온 그가 이처럼 기성 정치권과의 차별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초박빙 승부’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전 대표의 구체적인 ‘표 잠식’ 규모를 가늠할 수 없지만 여야 모두 1% 지지율마저 아쉬운 상황에서 그의 이같은 행보는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높은 비호감도를 기록하고 있어 손 전 대표를 비롯, 국민의당 안철수·정의당 심상정·새로운물결(가칭) 김동연 등 3지대 후보들의 공약이나 목소리 등이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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