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연 이준석 "윤석열, 어떤 것도 저와 상의한 적 없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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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 인사들과 연락을 끊고 전국 각지를 돌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침묵을 깨고 윤석열 대선 후보가 사실상 자신을 무시했다며 성토를 쏟아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제주 4·3 평화공원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것이 당무 거부냐 얘기하시는데, 우리 후보가 선출된 이후에 저는 당무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의 의중에 따라 사무총장 등이 교체된 이후 제 기억에 딱 한 건 이외에 보고를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당무 공백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는 인식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현재 당무 공백은 없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자신의 행동이 돌발적이라는 일부 지적에는 "제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했기 때문에 지금 저는 계획된 대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대위 운영에 대해서는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으로서) 제 영역 외에는 다른 큰 관심사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오는 6일 선대위 발족식에는 불참한 건가'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발족은 (지난) 월요일에 했다"며 불참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특히 일명 '윤핵관'(윤석열 후보의 핵심 관계자)이 익명 인터뷰로 자신을 모욕한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제가 뭘 요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보시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모욕적인 인식"이라며 "윤 후보가 어떤 걸 저와 상의한 적도 없기 때문에 저희 간의 이견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후보의) 핵심 관계자 발로 언급되는 여러가지 저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들이 지금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그분은 심지어 사람에게도 충성하지 않는 분인 것 같다. 그분의 사리사욕을 위한 것인데, 후보라고 통제가 가능하겠나"라고 덧붙였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영입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선 "의견 불일치가 커서라기보다는 문제를 맞이한 후 풀어가는 과정에서 김 전 위원장이 원치 않는 시점에 원치 않는 인사들을 보내 예우를 갖추는 모양을 보이되 실질적인 얘기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상황이 악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속 의원들을 향해 "우리 당의 국회의원이고, 우리 당을 진지하게 걱정하는 분들은 사람을 위해 충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윤 후보를 향해선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를 후보가 누군지 아실 것"이라며 "모르신다면 계속 가고, 아신다면 인사 조처가 있어야 할 걸로 본다"라고 했다.

또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을 의향도 있나'라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면서도 "저한테 물어본 것이 없기 때문에 제가 의견을 제시하거나 판단할 사안이 없다"고 불평했다.

'당 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 적이 있나'라는 물음에는 "그런 거 하나하나가 굉장히 모욕적인 얘기를 핵심 관계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퍼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재차 불만을 표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시그니처타워에서 열린 스타트업 정책 토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시그니처타워에서 열린 스타트업 정책 토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앞서 이날 오후 윤 후보는 '이 대표 복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라는 질문에 "무리하게 (복귀를) 압박하듯이 할 생각은 사실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에서 열린 스타트업 정책간담회 후 기자들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본인도 어느 정도 리프레시(재충전)를 했으면"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경선 때 우리가 함께 (경쟁)했던 분들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원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했지만, 본인들이 마음의 정리를 할 때까지 격려하고 순리대로 풀어가기 위해 많이 기다렸다"면서 "그런 것과 같은 차원"이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서로 다른 생각이 있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해서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이 모든 문제를 대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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