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365] 블록체인의 초혁신은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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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용 (주)리얼체크 비트코인뱅크 대표이사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 개발의 날갯짓은 10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17년 전 세계를 암호화폐 투자 광풍으로 몰아넣었으며, 디지털 정보사회의 기술혁신이란 기치를 내걸고 블록체인 시대를 예고하게 되었다. 5년이 지난 지금 암호화폐 거래 이용자는 500만 명을 넘었고, 하루 거래량은 10조 원으로 코스닥 거래량을 넘어섰다.

암호화폐를 비롯해 블록체인 기술과 파생상품이 이슈로 떠오른 지 꽤 지났지만 정작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과 미래의 파급효과를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기업인들조차 여전히 낯설고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응용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고 산업화를 이루려면 블록체인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블록체인 시스템은 기존의 디지털 사고로 이해하고 해석할 수 없다. 디지털적 사고와는 다른 새로운 지식, 또 다른 지식의 혁명이 요구된다. 물론 발행 주체도, 형체도 없는 디지털상의 숫자가 가치를 가진다는 것에 대해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암호화폐 투자 광풍, 각종 병폐 양산

스타트업·기술 보유 기업 발전 저해

부산시 2019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

기술사업 실증만 진행되거나 답보 상태

각종 규제·기득권, 기술 발전 걸림돌

TF 통한 동력 마련·규제 초혁신 절실

금융은 물론 화폐 기반의 시장, 사회와 국가 전반에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블록체인에 대해 교육과 함께 정보 제공이 한층 강화되어야 한다. 오늘날 블록체인 시스템은 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한 개발이라기보다는 수많은 컴퓨터 참여에 의한 독보적 가치기술로 발전되었다. 이러한 비트코인의 발명과 발견, 암호화폐와 비트코인을 구분 지어 이해하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든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최근 투자 흐름을 보면, 코인이 어떠한 가치를 가졌는지, 블록체인이 왜 그렇게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이해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은 '기존 화폐 시스템의 불합리와 부조리를 대체한다'는 슬로건에만 의지한 채 치솟는 코인의 가격만을 보고 코인시장에 몰려들고 있을 뿐이다. 흡사 1600년대 네덜란드에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튤립에 집과 농장을 팔아 투자하던 모습과 흡사하다. 암호화폐 대부분은 기술적 가치도 없거니와 단지 시장의 오해에 의한 코인 수요에 부풀려져, 막연히 비트코인과 같은 가격으로 오를 것이라는 희망만 있을 뿐이다. 지금의 암호화폐 시장은 하루라도 빨리 정리되어야 한다. 암호화폐가 투기 상품으로 치부되면서, 오히려 건전한 블록체인 기술 보유 기업과 스타트업까지 결제와 대출은 물론이고 정부지원과제 등에 배제되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 '암호화폐는 안 된다'는 네거티브 규제는 기술과 비즈니스 방식을 정확히 파악해 지원하는 포지티브 규제로 변경되어야 한다.

2022년 현재 세계적인 메이드인 코리아의 인터넷 관련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기껏해야 일본과 동남아에 진출한 제품 한두 개 정도이다. 기술력, 정보통신,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미래먹거리라고 주장하지만, 우물 안 개구리 사고에서 본 미래기술에 불과하다. 인터넷 정보화 초창기 시대에 대한민국은 혁신 기술과 서비스를 내놓으며 전 세계 인터넷을 선도했지만, 그 모든 서비스는 글로벌 세계로 확장되지 못했다. 각종 규제와 기득권이 기술발전과 서비스 확장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혁신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위험성 제로인 도전 없는 안전함은 단지 지금에 머물러 있는 안일주의에 불과하다.

2019년 부산시가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많은 기업이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개발 사업에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부산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내에서 물류, 관광, 공공안전, 금융, 부동산 및 의료 관련 블록체인 기술사업 실증만을 진행했을 뿐이다. 테스트베드인 실증사업은 다양한 이유로 중단된 상태이며 블록체인의 본질을 담은 사업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다.

정부조직의 특성상 각종 규제를 재정비하기에는 속도전인 21세기에는 여러 가지 무리가 있다. 정부의 규제혁신 테두리에서 시도해야 한다는 또 다른 규제 아닌 규제로 혁신을 시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블록체인 시대에 필요한 것은 혁신 또는 규제 혁신을 뛰어넘는 초규제 혁신이다. 수많은 암호화폐가 비트코인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나타나고 사라지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블록체인 초혁신을 위해서는 정부 내 블록체인·비트코인 TF를 만들어서 향후 국가가 이를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단순한 기술 포퓰리즘이 아닌 옳고 그름을 냉정하게 판단하여 국가발전의 동력을 만들어 갈 부서가 절실하다. 정부의 각 부서에서 규제를 완화하고 완화된 규제 속에서 다양한 많은 시도를 하고 그 속에서 가능성을 찾아 나아가야 할 것이다. 다양한 시도를 해 보고 그 속에서 실마리를 하나씩 찾아가며 미래기술을 찾아내고 발전시켜 세계적인 IT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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