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배우 알랭 들롱이 아들에게 안락사 부탁한 이유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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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알랭 들롱.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칸 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알랭 들롱.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프랑스의 전설적인 영화 배우 알랭 들롱(86)이 본인의 안락사를 결정했다.

아메리칸포스트 등 여러 매체는 19일(현지시각) 알랭 들롱의 아들 앙토니 들롱이 프랑스 라디오 RTL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아버지가 나에게 안락사를 부탁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앙토니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그의 마지막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알랭 들롱은 지난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전처를 돌보던 아들을 보면서 안락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알랭 들롱의 전처였던 나탈리 들롱은 자신이 살아온 방식대로 죽기를 원했지만 프랑스에서는 아직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아들 앙토니는 어머니가 파리에서 자신을 비롯한 가족, 친구들에 둘러싸인 채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알랭 들롱은 지난 1999년 스위스 국적을 취득해 현재 프랑스와 스위스의 이중국적자다. 스위스는 법적으로 안락사를 허용하는 국가이다.

알랭 들롱은 지난해 인터뷰에서 "안락사는 가장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특정 나이, 특정 시점부터 우리는 병원이나 생명유지 장치를 거치지 않고 조용히 떠날 권리가 있다"고 말하며 안락사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1935년생으로 만 87세가 되는 알랭 들롱은 냉담한 듯한 표현과 잘 생긴 외모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려왔다. 르네 클레망 감독의 1960년 작 '태양은 가득히'로 세계적인 톱스타로서의 이름을 널리 알렸으며, 대표작으로는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1966), '태양은 외로워'(1962), '볼사리노'(1970), '조로'(1975) 등이 있다. 1995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곰상을 받았고 1991년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았으며 2019년 칸 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알랭 들롱은 2019년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뒤 스위스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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