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해결 화급… 미국과 협력·중국과 소원 가능성 점쳐
윤 대통령 취임 외신 반응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10일 외신들은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특히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큰 관심을 보였고, 앞으로 한국 정부가 미국, 일본, 중국과의 사이에서 어떤 외교 정책을 펼칠지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로이터 “앞서 선제 공격 경고에도
취임사는 비핵화회담 재개 초점”
WP “사드 추가, 중 자극 가능성”
환구시보 “중대 이익 걸린 문제
중국은 어떤 변경·양보 없을 것”
AP, 낮은 지지율에 우려 시선도
■대북 정책과 한·미·일·중 관계
로이터통신은 이날 윤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에 전념한다면 대담한 경제 계획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 “그는 앞서 대북 강경노선을 예고했지만 이날 연설은 북한과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회담을 재개하겠다는 의지에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북한과 관련된 갈등을 윤석열 정부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꼽고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미국과 더욱 밀접하게 협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지난달 진행한 인터뷰를 토대로 한·미 관계가 돈독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당장 쿼드 가입 초청받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지만, 초청받을 경우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 관계 핵심이 한·미·일 공조인 만큼, 일본과의 우호적인 관계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본 교도통신과 민영방송 니혼테레비, TV아사히는 윤석열 대통령 집권 이후 얼어붙은 한·일관계가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중국과의 관계는 악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윤석열 대통령이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을 자극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한국에 대한 존중과 중시는 대통령 교체를 이유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대 이익과 관심사가 걸린 민감한 문제에서 중국은 어떠한 변경이나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 줘 말했다. 이어 “미국은 한국을 중국 봉쇄 진영에 합류시켜 한·중관계가 한·미관계의 부속품이 되게 하려 한다”면서 “이는 필연적으로 한국의 이익을 해치고 한국의 경제발전 기세에 손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장 낮은 지지율, 난제 산적”
막 임기를 시작한 윤석열 정부에 외신들은 기대를 보이기도 했지만,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역대 가장 낮은 지지율로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데다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9일(현지 시각) AP통신은 ‘한국의 새 대통령 윤석열, 힘든 도전들에 직면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최근 다른 대통령이 마주했던 것 보다 더 어려운 외교 정책과 과제들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P는 대선 승리 이후 기대감이 커지는 ‘허니문’ 기간에도 윤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할 것이라는 예상은 60%를 밑돌아 전임 대통령(80~90%)들 대비 이례적으로 낮았다고 지적했다.
AP는 특히 한국 내 전문가들을 인용해 외교 정책 초보인 윤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 미중 경쟁 격화, 코로나로 타격을 입은 일상과 같은 난제 속에서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국회 의석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고, AFP통신은 윤 대통령과 북한이 주고 받은 거친 언사를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썼다. 윤 대통령은 앞서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정부를 맡겨준다면 저런 버르장머리도 정신이 확 들게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