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만에 문 열린 ‘권부의 심장’… 74명 매화꽃 들고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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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표 74인을 비롯한 시민들이 10일 74년 만에 전면 개방된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 들어가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가 10일 공식 출범하면서 74년 동안 ‘권부의 심장’으로 역할한 청와대가 국민들에게 전면 개방됐다.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함에 따라 청와대는 이날부터 일반 국민들이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된 것이다.

이날 정식 개방 기념행사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7시부터 청와대 인근을 먼저 둘러보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청와대 전면 개방 첫날
북악산 등산로도 열려

문화재청은 청와대 개방에 앞서 경복궁 북문인 신무문과 정문 사이에서 기념행사를 열었다. 개문 기념행사는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린다는 뜻을 담은 ‘우리의 약속’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어 74년 만에 청와대 개방을 상징하는 국민대표 74명이 매화꽃을 손에 들고 입장했다. 국민대표는 인간문화재와 서울시 문화해설사, 인근 학교 관계자 등이다.

개방 행사는 오전 11시 40분쯤 대통령 취임식장에도 생중계됐다. 윤 대통령을 비롯한 취임식 참석자들은 청와대 정문이 열리고 시민들이 꽃을 들고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현재의 청와대 자리(서울 종로구 세종로 1번지)는 조선 태조 4년(1395년) 경복궁이 창건되며 궁궐의 후원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경복궁을 청사 건물로 사용하면서 지금의 청와대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했다.

이후 1948년 정부가 수립되며 이승만 전 대통령이 ‘경무대’라는 이름을 짓고 관저와 대통령 집무실로 이 건물을 사용하게 된 것이 지금 청와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푸른 기와집’을 뜻하는 청와대(靑瓦臺)의 명칭을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윤보선 전 대통령이다.

그동안 대통령과 참모들이 사용했던 청와대 본관과 영빈관, 녹지원, 상춘재 등도 시민들이 둘러볼 수 있게 됐다. 경호와 보안 문제로 잠겨 있었던 청와대 뒤편 대통문이 개방되면서 한양도성 성곽까지 연결되는 북악산 등산로도 열렸다. 북악산에서 청와대를 바라볼 수 있는 등산로가 열린 것은 일명 ‘김신조 사건’ 이후 54년 만이다. 춘추관 뒷길에서 출발하는 청와대 동편 코스와 칠궁 뒷길로 시작하는 서편 코스도 이용할 수 있다. 등산 코스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방된다.

청와대 내의 다양한 문화유적도 국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 경내 대통령 관저 뒤편에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1977호로 지정된 석불좌상이 있다. 인근에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 당시 건립했다는 오운정도 있다. 또 청와대 내부 서남쪽에는 조선 시대 왕을 낳은 후궁의 위패를 모신 ‘칠궁’이 있다. 박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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