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엑스포·산은 이전… 박형준 시장과도 ‘찰떡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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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말 박형준 부산시장과 2030부산월드엑스포를 유치할 북항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부산일보DB

올 4월 초 문재인 정부 국토교통부의 가덕신공항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가 알려졌을 때 부산·울산·경남(PK) 주민들은 중앙정부의 근시안적 논리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029년까지 가덕신공항을 완성해 2030부산월드엑스포를 유치하고 PK 발전을 50년 앞당기겠다는 부울경의 뜨거운 염원이 짓밟혔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도 중앙논리에 빠져 갑론을박만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일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가 발표되자 부산시민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와 성공적 개최 추진’이 전국 지역 현안 가운데 유일하게 국정과제에 포함된 것이다. 더욱이 가덕신공항 조기 건설,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 예타 조기 완료, 55보급창·8부두 이전 등 부산시가 제시해 온 대부분의 굵직한 현안이 2030 세계박람회 유치 추진 실천 과제에 고스란히 들어갔다.

“부산이 남부권 성장축” 뜻 맞아
국가 경영·비전에 대해 조언도

게다가 산업은행 이전과 낙동강 물 문제 해결까지 명시적으로 포함되면서 부산의 핵심 현안들이 범국가적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부산 입장에선 ‘호박이 넝쿨째 굴러떨어진’ 셈이다.

이처럼 부산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은 대통령직인수위에 포진한 ‘부산맨’들의 역할이 컸고, 그 중심에는 박형준 시장이 있었다. 박 시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국가경영과 대한민국 비전에 대해 조언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박 시장이 1980년대 민주화시기엔 민주화운동의 이론가로, 90년대 김영삼 정부에선 최연소 정책기획위원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엔 국정 운영의 방향과 전략을 진두지휘한 뛰어난 전략가였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박 시장은 평소 “한 나라가 가진 ‘생각의 힘’이 그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식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공적 열정과 일머리를 아는 실천가라는 점도 큰 강점이다. 박 시장의 이런 점이 윤 대통령의 철학과 국정 운영 방향과 맥을 같이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허심탄회하게 속을 터놓고 얘기할 만큼 서로를 인정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국가균형발전을 대한민국의 국가경영 패러다임으로 삼고 남부권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데 생각이 일치했다는 것이 부산으로선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새 정부는 이번 국정과제 발표를 통해 보수 정부의 ‘더 큰 대한민국’과 진보 정부의 ‘더 따뜻한 대한민국’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박 시장 역시 특정 이념에 경도되지 않는 합리주의자이자 협치를 추구해 온 통합주의자로 통한다.

1년여 남짓 부산시정을 이끌어 온 박 시장은 ‘다시 태어나도 부산에서 살고 싶은’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짧은 시정운영 기간에 주춧돌을 놓았다”고 평가하면서 “혁신의 파동이 더 넓게 퍼지게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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