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6억 최대 판매고 ‘대성공’… 지역성 확보는 ‘미완성’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5일 막 내린 ‘아트부산 2022’

‘아트부산 2022’가 12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5일까지 나흘 동안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올해 아트부산에는 21개국에서 133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정종회 기자 jjh@ ‘아트부산 2022’가 12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5일까지 나흘 동안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올해 아트부산에는 21개국에서 133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정종회 기자 jjh@

2022년 아트부산이 15일 막을 내렸다. 제11회를 맞은 ‘아트부산 2022’는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렸다. 올해 아트부산은 746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외형적으로 두드러진 성과를 냈지만 행사를 앞두고 벌어진 내부 인사 문제, 운영과 정체성을 놓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아트쇼부산은 “12일 VIP 프리뷰 1만 2000명, 13~15일 9만 명이 방문해 전체 관람객 수가 총 10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발표했다. 또 올해 판매에 대해서는 “예상 판매액 600억을 훌쩍 넘는 746억 원의 판매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미국 그레이갤러리는 행사 전부터 화제를 모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8.7m 대형 작품과 하우메 플렌자의 5억 짜리 청동 두상을 판매했다. MZ세대가 선호하는 작품을 출품한 갤러리 등 전반적으로 판매 실적은 좋은 편이었다.


예상 판매액 600억 훌쩍 넘어

10만여 명 관람 외형적 큰 성과

예년보다 장르 다양성 두드러져

지역 작가 부스 협소 ‘옥에 티’

“향후 운영·정체성 고민 있어야”


외형적으로 성과는 거뒀지만 올해 아트부산은 여러 과제를 남겼다. 우선 개막 5일 전 갑작스러운 대표 해임 소식으로 참가 갤러리와 관계자의 우려를 샀다. 현재 아트부산과 전 대표 측이 이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잦은 인력 교체 등 조직 운영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올해 아트부산은 볼거리가 풍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트페어 경험이 많은 한 기획자는 “특정 장르 쏠림이 두드러졌던 예년에 비해 다양성을 더했다”고 했다. 대신 그는 “화랑 숫자는 지난해에 비해 늘었지만 일부에서 퀄리티가 떨어지는 곳이 보여 갤러리 별로 편차가 좀 느껴졌다”고 지적했다. 일부 특별전에서도 작가의 이름에 비해 전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발견됐다. 아트부산 측은 이에 대해 “특별전 숫자를 줄이더라도 더 퀄리티를 높이도록 하는 방향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트부산의 티켓 정책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VIP 티켓 발급에 제한을 둬서 갤러리들마다 “기존 갤러리 고객이 전시장에 입장하는데 불편을 겪었다”고 했다. 아트부산에 참가한 갤러리 대표는 “새로운 고객층을 만나기 위해 아트페어를 하는 것인데 티켓 관리가 지나치게 까다롭고, 입장 절차를 밟느라 밖에는 사람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내부는 일반 오픈 시간까지 북적이는 느낌이 없어 아쉬웠다”고 했다.

아트부산이 부산이라는 지역성을 살리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트부산이 미술시장에서 부산의 위치를 끌어올리고 지역 경제에 기여한 점은 인정하지만, 부산미술의 발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참고로 아트부산은 부산시에서 올해 1억 5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부산의 한 갤러리 대표는 “지역 작가를 소개하는 ‘아트악센트’ 부스를 보면 전시장 한쪽 구석에 구색 맞추기로 가져다 넣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부스 위치도 위치지만 부스 자체가 좁아서 작가들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올해의 경우 아트부산 기간 중에 해운대 영무파라드호텔에서 위성페어가 열리고, 시그니엘 부산에서는 ‘롯데 아트페어 부산’이 열렸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도 12일 밤 야외 콘서트가 열리는 등 아트부산 외부에서 새로운 시도가 도입돼 눈길을 끌었다. 부산의 한 작가는 “2019년 홍콩 아트바젤을 갔는데 페어의 열기가 바깥의 미술 현장까지 오는 느낌이었는데 아트부산의 경우는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며 “아트부산과 지역 미술계가 선순환의 구조를 가질 수 있도록 관심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