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료원도 ‘일상 회복’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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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제구 부산의료원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연제구 부산의료원 전경. 부산일보DB

24일 오전 10시께 찾은 부산의료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는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산했다. 병원 입구에 있던 체온 측정기는 보이지 않았다. 병원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환자들이 사용했던 병상을 복도로 빼고 병실 청소와 소독을 진행하고 있었다. 부산의료원은 일반 환자들을 받을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환자 치료 최일선에 섰던 부산 대표 공공병원, 부산의료원이 운영 정상화에 나섰다. 그러나 공공병원이 정상화되기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전담 병상 18개로 축소

수술실 운영 재개 등 정상화 ‘속도’

공공의료 예산·인력 지원은 절실


부산의료원은 지난 23일부터 병원 운영 정상화와 일상 회복에 나섰다. 국내 코로나19 확진가 발생한 지 2년 3개월 만이다. 부산의료원은 코로나19 병상을 일반 병상으로 순차적으로 전환 중이다. 부산의료원은 올해 초 확진자가 폭증하던 당시 총 548개 병상 중 315개의 감염병 전담 병상을 운영했으나, 현재는 18개 병상으로 축소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와 수술실 운영을 재개하면서 병원 정상 운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의료 종사자들은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기능을 회복하기까지 상당 시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 부산의료원의 한 의사는 “현재 일반 외래 환자들이 70%도 되지 않는다. 지역 환자들이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고 병원 적자는 앞으로 더 늘 것”이라며 “메르스 유행 시기에도 병원을 완전 정상화하는데 1년 이상이 걸렸는데, 코로나19는 상황이 더 심각했기 때문에 병원 일상 회복까지 3~4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감염병이 발생하면 언제나 적은 수의 공공병원이 위험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도 병원 정상화를 지체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부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립중앙의료원 공공의료기관 현황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공공의료 기관은 전체 의료기관 수 대비 5.4%, 공공의료 병상 비율도 9.7%에 불과하다. 부산은 의료기관 397개 중 공공의료기관이 9개로 전국 평균의 절반도 안 되는 2.3% 수준이다. 공공의료 병상 비율도 5.4%로 민간병원 중심의 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공공병원들이 정상 의료체계를 갖추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보건의료노조 정지환 부산의료원 지부장은 “감염병 재유행은 언제든 올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공의료 강화는 필수적인 조치”라며 “부산시 내 공공의료기관 확충과 더불어 공공병원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지자체가 정부 정책에만 기대는 것이 아닌 적극적으로 나서서 예산을 확보하고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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