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가 명란 부산 기업이 낙찰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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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덕화푸드 '조선명란'. 부산일보DB 사진은 덕화푸드 '조선명란'. 부산일보DB

명란 최대 강국 일본을 제치고 부산의 중소기업이 역대 최고가로 명란 낙찰을 따내는 데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10배나 큰 명란 시장을 가지고 있어 그동안 최고급 명란 낙찰이 당연시돼 왔다. 이 때문에 이번 이변은 명란 가공과 유통 분야에서 명란 원조국인 한국의 위상을 높여 주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낙찰의 주인공은 바로 부산에 본사를 둔 ‘덕화푸드’. 덕화푸드는 발효 방식으로 만든 전통 방식의 명란을 되살려낸 기업이기도 하다. 일본이 원조라고 알고 있는 명란은 사실 한국이 원조다.


한국산 명란 자존심 ‘덕화푸드’

최고급 미국산 명란 낙찰 받아

총 50t에 8억 원, 사상 최고액

“우리가 최고” 일본 위상에 타격

장종수 대표 “세계 시장 주도”


일본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명란 기업 ‘후쿠야’를 세운 ‘가와하라 도시오’는 1913년 부산에서 태어나 자란 뒤 일본으로 돌아가 부산에서 먹었던 명란의 맛을 잊지 못하다가 일본인의 입맛에 맞춘 숙성절임 명란(가라시 멘타이코)을 만들어냈다. 숙성절임 명란은 일본 특유의 가쓰오부시, 설탕, 맛술 등을 중심으로 맛을 더욱 발전시켰고 일본 유통망 확장과 함께 일본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숙성절임 명란은 한국으로 돌아와 명란의 주류가 됐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전통적 방식의 한국산 명란을 부활시킨 덕화푸드가 올 3~6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낙찰받은 최고급 미국산 명란은 역대 최고 낙찰가다. 해당 명란의 kg당 가격은 1629엔. 2019년 최고가인 1178엔에 비해 훨씬 높은 금액이다. 총 50t 가량을 낙찰받았고 가격은 8억 원에 달한다. 미국산 명란은 껍질이 얇고 알이 작으면서 식감이 좋아 전 세계에서 최고급으로 꼽힌다.

명란 업계 관계자는 “명란의 상태가 좋기도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고, 미국 쿼터 자체도 줄어 물량확보 경쟁이 치열했다”고 말했다.

최고급 명란을 한국 기업이 가져가면서, 명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일본 명란 업계는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례적으로 ‘한국이 가장 높은 가격의 명란을 입찰받았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명란 낙찰 시기에 일본 언론에서 낙찰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보도는 매년 많이 나왔지만, 한국의 상황을 별도로 다룬 것은 처음 봤다”며 “명란 최대 강국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 최고가로 낙찰받은 것에 당황한 게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명란 시장인 일본과 우리나라의 차별점은 다양한 가공형태에 있다. 일본에는 숙성절임 형태의 명란만 존재한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저염, 태양초 고추를 첨가한 명란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종수 덕화푸드 대표는 “10배나 큰 명란 시장을 가진 일본을 제치고 우리가 낙찰을 따낼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우리나라의 명란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명란의 원조국답게 가공방식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세계 명란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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