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경험과 역량’, 사우디 ‘오일 머니’보다 강력”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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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귀국길 공군 1호기에서 참모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귀국길 공군 1호기에서 참모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는 로비에 의해서 되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공군 1호기 안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나토 회담 귀국 기자간담회 가진 대통령

“10개 국 정상에 엑스포 유치 지지 당부

국제 행사 성공 개최 ‘경험’ 적극 설명

참가국 ‘홍보 욕구’ 충족… 반드시 유치”


윤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영국, 프랑스, 체코, 네덜란드, 폴란드, 호주, 캐나다, 덴마크, EU, 튀르키예(터키) 등 10 나라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안보와 경제 문제가 주요 이슈였지만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한 다른 나라 정상들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만나는 정상마다 부산 얘기를 꼭 했다”고 밝혔다. 엑스포 개최지 선정이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정상들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로비보다는 엑스포 유치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또 다른 기준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 어느 나라든지 엑스포가 있으면 거기에서 자국의 산업 성과에 대해서 그것을 제대로 보여 주고 싶어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저는 결국은 엑스포를 할 때 (참가국의 산업 성과를)가장 잘 시연할 수 있는 곳이 어느 나라인지, 그것이 가장 중요한 판단의 준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정상들에게 나름 진지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엑스포를 국가 산업 발전을 과시하는 기회로 삼으려는 각국의 ‘홍보 욕구’를 충족시켜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윤 대통령이 내세운 부산 엑스포만의 특장점은 두 가지였다.

우선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과거에 인정 엑스포를 두 번 했고, 동·하계 올림픽도 유치했고, 또 월드컵도 개최한 국가”라고 ‘경험’을 강조했다. 국제적인 이벤트를 여러 차례 치른 만큼 어느 나라보다 ‘엑스포 역량’이 뛰어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는)전통산업 분야에서부터 디지털 같은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보인다”고 말했다. 엑스포가 각국의 산업화 과정과 현재의 문화·기술 등을 과시하는 행사인데, 그런 과정을 가장 역동적으로 겪은 우리나라가 그 기반을 완벽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가장 강력한 경쟁국가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우리나라와 부산만의 매력이라고 윤 대통령은 인식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들의 국가가 산업성과를 가장 잘 홍보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고, 그리고 해양의 도시인 부산에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리고 준비 상태라든지, 대한민국의 엑스포 역량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나토 순방에서의 유치전 과정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오일 머니’를 앞세워 개발도상국 위주로 로비전을 펼치는 사우디아라비아와는 달리 엑스포를 통해 참가국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맞춤형 전략으로 유치전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오는 8일 2030부산엑스포 민관합동유치위원회(공동위원장 한덕수 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출범에 맞춰 범정부 차원의 유치전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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