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준한 “사투리 대사 반가워…연기하며 나를 확장해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배우 김준한이 OTT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안나’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쿠팡플레이 제공 배우 김준한이 OTT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안나’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쿠팡플레이 제공

“전 경남 마산 사람이에요. 대본 속 사투리 대사를 보고 너무 설렜죠.”

배우 김준한(39)은 ‘안나’와의 만남을 이렇게 회상했다. 이번에 도전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작품에 사투리 대사가 있어 유독 반갑게 느껴졌단다. 새로운 캐릭터 옷을 입고 대중 앞에 나선 김준한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마산 가포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준한은 사실 모던록 밴드로 연예계 생활을 먼저 시작했다. 그룹 이지(izi) 멤버로서다. 1집 수록곡인 ‘응급실’은 인기 드라마 ‘쾌걸 춘향’ 주제가로 쓰이며 크게 인기를 끌었다. 이후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던 김준한은 한국 나이로 서른한 살에 독립영화로 연기에 발을 들였다.

모던록 밴드 이지 멤버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김준한은 배우로 전향한 뒤 드라마 ‘봄밤’과 ‘슬기로운 의사생활’, 영화 ‘박열’ ‘허스토리’ ‘변산’ 등에 출연하며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쿠팡플레이 제공 모던록 밴드 이지 멤버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김준한은 배우로 전향한 뒤 드라마 ‘봄밤’과 ‘슬기로운 의사생활’, 영화 ‘박열’ ‘허스토리’ ‘변산’ 등에 출연하며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쿠팡플레이 제공

배우 행보를 시작한 뒤에는 ‘맞춤옷’을 입은듯한 연기로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드라마 ‘봄밤’에서는 이별에 몸부림치는 금수저 엘리트를 연기했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순정남의 면모를 한껏 드러냈다. 영화 ‘박열’과 ‘허스토리’에선 수준급의 일본어 실력을 선보여 주목받기도 했다. 김준한은 “음악을 할 때 귀를 예민하게 써서 언어 능력에 도움을 받은 것 같다”며 “음악 한 덕을 본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김준한은 “사실 전에는 괜한 고집이 있었다”며 “이제 배우이기 때문에 배우로서만 보여지고 싶고, 이지 출신이라는 걸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음악을 하다가 연기를 하니 인생을 두 번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인생을 살면서 두 번의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해요. 연기를 하는 게 아직도 너무 설레고 재미있어요.”


배우 한지민과 연기 호흡을 맞춘 드라마 ‘봄밤’ 스틸 컷. MBC 제공 배우 한지민과 연기 호흡을 맞춘 드라마 ‘봄밤’ 스틸 컷. MBC 제공
순정파 신경외과 의사를 연기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김준한. tvN 제공 순정파 신경외과 의사를 연기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김준한. tvN 제공

연기에 대한 열정은 그를 더 적극적으로 만든단다. 김준한은 ‘안나’의 캐릭터를 본 뒤 전체적인 사투리 연기를 제안했다. 처음엔 야망을 가진 사업가가 동향 사람들을 만났을 때만 사투리 대사를 하는 설정이었다고. 김준한은 “사투리를 자신의 무기로 생각하는 사람일 것 같았다”며 “제 뿌리는 경남 마산이기 때문에 사투리 대사에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도 가족이나 고향 친구들과 통화할 때 사투리를 쓴다”며 “제 정체성을 차지하고 있는 큰 부분이라 오히려 설렜다”고 했다. “굉장히 기분 좋은 경험이었어요. 서울에 오래 살았지만, 아직도 서울은 ‘제2의 고향’인 느낌이 있거든요. 아무래도 마산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뿌리 깊이 있는 것 같아요. 하하.”

김준한은 최신작 쿠팡플레이 ‘안나’에서 전작과 다른 연기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쿠팡플레이 제공 김준한은 최신작 쿠팡플레이 ‘안나’에서 전작과 다른 연기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쿠팡플레이 제공

김준한은 연기하며 자신을 확장해간다고 했다.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는 데다 간접 경험의 폭도 넓혀줘서다. 김준한은 “연기는 하면 할수록 재미있지만 어렵다”며 “연기를 하다 보면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저는 주변에 관심이 많고 상상하는 걸 좋아해요. 이를테면 그 상상력들이 제 ‘연기 창고’인 셈이죠. 앞으로도 마산 사람이란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연기할게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