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 확산 원숭이두창도 결국… WHO, 국제 보건 비상사태 선언
긴급위, 이견에도 이례적 발표
우리가 모르는 새 방식 전파
선제적 대응 필요성에 공감
23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야외 진료소에서 한 남성이 원숭이두창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70개국에서 발병 사례가 확인된 원숭이 두창 감염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AP연합뉴스
원숭이 두창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역대 7번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PHEIC는 WHO가 내리는 최고 수준의 경계령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원숭이 두창에 대해 PHEIC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PHEIC는 중서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견되던 풍토병으로 1958년 원숭이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돼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WHO에 따르면 주로 동성과 성관계한 남성에게서 병이 확인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호흡기 분비물이나 오염된 의류를 직접 만지는 경로로도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의 전원 찬성을 얻지 않았음에도 이례적으로 PHEIC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보건 긴급위는 지난 21일 원숭이 두창에 대한 PHEIC 여부를 놓고 회의를 열었다. 15명의 위원 중 6명은 비상사태 선포에 찬성했지만 9명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원숭이 두창의 치명률 등에 있어 이견이 있었지만 대응의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의 우려가 이번 PHEIC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위원들의 관점이 엇갈렸던 점을 알고 있고, 쉽고 간단하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던 점도 안다”면서 “원숭이 두창은 우리가 잘 모르는 새로운 전파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CDC에 따르면 22일 기준 세계 원숭이 두창 감염자는 1만 6836명이다. 스페인이 3125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미국 2890명, 독일 2268명, 영국 2208명, 프랑스 1567명 등의 순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2일 2명의 어린이가 원숭이 두창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한편 유럽의약품청 약물사용자문위원회는 22일 원숭이 두창 예방에 천연두 백신인 ‘임바넥스’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