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년부터 외국대학 참가 확대, 세계 연극제로 발전시킬 것”
조매정 거창 전국 대학연극제 집행위원장
올해로 17회, 국내 유일 경연식 펼쳐
대학 연극인 일자리·진로 확보 도와
재능 있는 전문 연극인 발굴에 앞장
거창 전국 대학연극제 집행위원회 조매정(63) 위원장
“내년부터는 외국 대학이 참여하는 ‘거창 세계 대학연극제’를 개최하려고 뛰고 있습니다.”
‘거창 전국 대학연극제’ 조매정(63) 집행위원장은 요즘 한창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조 위원장은 거창 연극의 산증인이다. 사단법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 이종일 회장과 함께 거창 국제연극제를 세계적인 야외 축제로 발전시키면서 경남 거창군을 세계적인 연극 도시로 알렸다.
조 위원장의 열정은 1983년 시작된다. 거창군에서 극단 ‘입체’를 창단하면서다. 극단 입체가 모태가 되어 1989년 거창 국제연극제의 토대가 된 ‘시월 연극제’가 처음 열리게 된다. 조 위원장은 “그 당시 거창은 문화 황무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라며 “거창은 ‘깡촌’ 그 자체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연극은 다른 예술장르에 비해 도시형 예술이다”며 “연극이 거창에 뿌리내려져 여름이면 거창이 한국 연극의 중심지가 되는 모습을 보면 심장이 뛴다”고 말했다. 그는 거창 국제연극제와 함께 거창 전국 대학연극제, 거창 실버연극제(65세 이상 어르신 연극제), 거창 겨울연극제(초중고 학생들의 연극제) 등 사계절 거창의 대표 연극제을 기획하고 이끌었다.
이 중 대학연극제는 2006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 17회째를 맞는다. 대학연극제는 젊음의 열기로 거창을 흠뻑 적시는 국내 유일 경연식 대학연극 페스티벌이다. 특히 거창 국제연극제의 주 무대인 축제극장과 연극학교 장미극장 등에서 개최됐다. 이로 인해 거창 국제연극제와 함께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거창군과의 대립으로 올해부터는 거창 국제연극제에서는 손을 놓은 상태다. 조 위원장의 연극 열정이 이제 거창 국제연극제에서 거창 전국 대학연극제로 이어진 셈이다.
그는 거창 전국 대학연극제, 실버연극제, 겨울연극제 등 연극제의 집행위원장과 기획을 맡아 계속 행사를 열고 있다.
조 위원장은 “대학극은 상업주의에 빠진 기성극에 물들지 않고 연극의 본질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며 “특히 대학극은 인간과 인생의 존재가치 등을 탐구하는 연극예술의 본질 그 자체로 평가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그의 열정이 대학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조 위원장은 “대학연극제의 대중화와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올해부터 시민평가단이 심사를 한다”며 “무대에 오르는 모든 작품에 대해 시민평가단이 직접 관람하고 공정하게 평가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대학연극제부터 대학 연극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진로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올해 처음으로 '프로 마켓'을 운영한다. 그는 “프로 마켓에서는 유명한 공연 프로듀서들이 대학극을 관람하고 재능 있는 연기자들을 스카우트하게 된다”며 “새롭고 획기적인 기획을 실행하는 대학 연극인 진로 시스템이 운영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카우트된 대학 연극인들은 졸업 후 프로 극단 소속으로 활동하게 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내년부터는 ‘거창 세계 대학연극제’를 구상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내년부터 프랑스 아비뇽 대학과 러시아 쉐프킨 대학, 일본 니혼대학 등 외국대학을 거창대학연극제에 참가하도록 해 거창 전국 대학연극제를 "거창 세계 대학연극제'로 발전시키겠다”며 “재능 있는 전문 연극인을 발굴하고 육성해 세계 연극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류영신 기자 ysryu@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