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과원 ‘원격 무선조정장치’ 개발로 선박사고 줄인다
세계 첫 개발 시험 운영 뒤 도입
양망기 끼임 사고 등 방지 목적
간단한 조작·속도 조절 기능 장점
수산과학원이 어선용 ‘원격 무선조정장치’를 시연하는 모습. 수과원 제공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이 전세계 최초로 어선용 ‘원격 무선조정장치’를 개발해 어선의 안전사고 예방에 나섰다.
수과원은 어선의 안전사고 예방과 작업 효율화를 목적으로 ‘원격 무선조정장치’를 개발해 어선에서 시험 운영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그동안 양망기(그물을 감아올리는 기계) 등 어업기계를 유선으로 조정하는 장치는 있었으나, 무선으로 작동하는 어업용 기계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수과원이 이번에 개발한 어선용 ‘원격 무선조정장치’는 ‘앞으로 감기’ ‘뒤로 감기’ ‘멈추기’ 등의 세 가지 버튼으로 구성돼 있으며, 간단한 조작 방법만 익히면 누구든지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앞·뒤 감기’ 기능은 작업 현장의 상황에 맞게 속도의 단계를 조정할 수 있으며, 각 단계별 속도도 작업별 특성에 따라 어업인이 사전에 설정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수과원은 어선에서 빈발하는 양망기 끼임 사고 방지를 위해 지난해 ‘무선긴급정지장치’를 개발해 1000여 척의 어선에 보급했다. 이 장치는 위험한 순간에 어떤 작업자든 몸에 부착한 버튼을 눌러 양망기를 바로 멈추게 해 사고를 막는 장치다. 그러나 안전사고 예방이라는 당초의 목적을 넘어서 어업인들은 이 장치가 작업효율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일상적인 작업에서도 많이 사용하게 됐고, 무선긴급정지장치를 아예 양망기의 속도와 회전방향 등을 조정할 수 있는 장치로 개발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이에 수과원은 원격 무선조정장치를 개발해 어선에 시범 설치했다. 이 장치를 사용 중인 선주는 “멀리 떨어져 양망기를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양망기에 의한 끼임 사고는 물론이고 양망기를 조작하기 위한 이동 중에 자주 발생하는 미끄러짐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양망기를 조작하기 위해 이동할 필요가 없어 작업효율이 대폭 향상됐다”고 말했다.
수과원은 지난 2일 부산 민락동 선착장에서 ‘원격 무선조정장치’ 시연회를 가지기도 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