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곡물 수출선 4척 추가 출항…세계식량 가격지수 최대 폭 하락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을 재개한 가운데 튀르키예(터키) 선적 화물선 폴라넷(Polarnet)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초르노모르스크 항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영향으로 폭등했던 세계 식량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원활하게 재개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전월보다 8.6% 하락한 140.9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FAO는 매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조사해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별 식량가격지수를 발표한다. 지난달 지수의 경우 전월 대비 하락 폭이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크다. 14년 만에 세계 식량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지난 3월 이 지수는 역대 최고치인 159.7을 찍었다가 3개월 연속 조금씩 떨어졌다.
품목군별로 보면 곡물이 11.5% 떨어졌고, 유지류와 육류도 각각 19.2%, 0.5% 하락했다. 특히 곡물 가격지수의 하락은 흑해 항구 봉쇄 해제 합의, 북반구의 수확 진행 등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달 22일 유엔, 튀르키예 중재로 흑해를 통한 식량 수출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항만에 묶인 최대 2500만t 곡물의 수출길이 열리면서 세계 식량가격 하락이 기대됐다.
현재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선은 순항 중이다. 지금까지 농산물 약 25만t을 실은 수출선 8척이 흑해를 통해 수출길에 올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7일에도 '무스타파 네카티', '스타 헬레나', '글로리', '리바 윈드' 등 4척이 곡물과 해바라기유 등 농산물 약 16만t을 싣고 오데사와 초르노모르스크 항만을 떠났다. 흑해가 다시 열린 뒤 우크라이나에서 곡물 수출선이 출항한 것은 지난 1일과 5일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6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외국 국적 선박이 우크라이나에 입항했다. 바베이도스 국적 일반화물선 풀마 S호가 곡물을 운송하기 위해 초르노모르크항에 들어온 것이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장관은 “2주 내 하루 최소 3~5척의 선박이 이용 가능하도록 역량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