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중상 통영 모노레일 사고, 운영사·시공사 팀장 2명 입건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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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28일 오후 2시께 통영시 욕지도에서 운행 중이던 관광용 모노레일에서 차량이 탈선해 탑승자 8명이 크게 다쳤다. 이 사고의 원인을 수사해 온 경찰이 최근 운영사와 시공사 팀장 2명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했다. 부산일보DB 작년 11월 28일 오후 2시께 통영시 욕지도에서 운행 중이던 관광용 모노레일에서 차량이 탈선해 탑승자 8명이 크게 다쳤다. 이 사고의 원인을 수사해 온 경찰이 최근 운영사와 시공사 팀장 2명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했다. 부산일보DB

속보=관광객 8명이 크게 다친 경남 통영시 욕지도 관광모노레일 차량 탈선 사고(부산일보 7월 13일 자 11면 등 보도)와 관련해 경찰이 시설 운영사와 시공사 관련자 2명을 ‘형사 입건’했다.

통영경찰서는 모노레일 운영사인 통영관광개발공사 담당 팀장과 시공사 사후 서비스 담당 팀장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이번 사고의 책임을 지고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연관성, 인과관계 등을 종합해 책임과 권한이 있는 관련자로 추렸다”면서 “조만간 지방청 지휘를 받아 9월 전에는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욕지 모노레일은 총연장 2km(편도 1km)의 순환식 궤도로 통영시가 117억 원을 투입해 욕지도 본섬에 설치한 시설이다. 통영시 지방공기업인 통영관광개발공사가 운영을 맡아 2019년 12월 상업 운행을 시작했다.

이후 누적 탑승객 18만 명을 넘어서며 연착륙하는 듯했지만, 작년 11월 28일 하반기 정기 휴장을 하루 앞두고 발생한 탈선 사고로 운행이 무기한 중단됐다. 당시 사고로 탑승객 8명이 크게 다쳤다. 이 중 7명은 퇴원해 자택과 병원에 오가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이 심해 2차 수술까지 받았던 1명은 아직 입원 중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탈선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을 모노레일 차량의 ‘기계적 결함’으로 결론 냈다. 욕지 모노레일은 각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와 GPS(위성항법장치)를 통해 차량 속도와 간격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무인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분당 75m, 초당 1.25m씩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이를 초과하면 자동 속도 조절 장치가 작동해 차량을 제어한다. 그런데 사고 당일엔 감속해야 할 내리막 구간에서 오히려 가속했다.

탈선 사고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찌그러진 모노레일 차량. 부산일보DB 탈선 사고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찌그러진 모노레일 차량. 부산일보DB

국과수는 차륜(차량 바퀴) ‘베어링’에 주목했다. 베어링은 차량과 레일 사이에서 하중을 견디며 마찰을 줄여 굴림을 유도한다. 욕지 모노레일에는 강구(쇠구슬)가 든 ‘볼 베어링’이 들어갔다. 사고 직후 현장 감식에서 내부 쇠구슬이 깨진 베어링이 발견됐다. 국과수는 이로 인해 차량이 내려앉았고, 맞물려 돌아가던 톱니 모양의 기어 간 간격이 벌어져 헛돌면서 감속이 안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공사는 내년 2월 운행 재개를 목표로 시설 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선 안전성 확보를 위해 과속을 유발하는 급경사 구간을 개선한다. 전체 노선을 늘려 최대 32도에 달하는 비탈 구간 3곳의 경사도를 23~25도까지 완만하게 낮춘다.

안전장치도 보강한다. 비상제동장치를 추가해 기존 기어형 감속장치 오작동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장치는 일반 자동차에 장착되는 브레이크 형태로 각종 센서를 통해 모노레일 차량이 설계 속도를 초과하면 독립적으로 작동해 차량을 멈춘다. 여기에 하중 부하가 큰 구간 레일은 강성이 뛰어난 재질로 교체해 변형을 막고, 노선 중간 지점에 직원 1명이 상시 근무하는 초소도 설치한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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