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 풀벌레 소리 간절히 원해요” 대형 현수막 내건 평산마을 주민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오전 중 4~5분간 애국가 송출
오후 확성기 집회·시위 계속
주민 “오후 시간대 불편 여전
평화로운 일상 되찾고 싶어”

평산마을 주민들이 최근 마을경로당에 10여 명의 주민이 나란히 서서 웃음을 띤 모습의 사진과 ‘우리는 새소리, 풀벌레 소리를 간절히 원합니다’라고 적은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김태권 기자 평산마을 주민들이 최근 마을경로당에 10여 명의 주민이 나란히 서서 웃음을 띤 모습의 사진과 ‘우리는 새소리, 풀벌레 소리를 간절히 원합니다’라고 적은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김태권 기자

“오후엔 확성기 등을 통한 음악과 욕설이 여전하지만, 오전에는 확성기를 통해 국민교육헌장과 애국가가 흘러나온 뒤 조용해져 그나마 살맛이 납니다. 앞으로 오후에도 오전처럼 조용해져 이전의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가면 좋겠습니다.”

취재진이 10일 오전 8시께 평산마을을 찾았다. 마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단체와 1인 시위자 3~4명이 있었지만, 확성기를 통한 집회나 시위는 없었다. 불과 10여 일 전, 같은 시간대에 확성기를 통한 국민교육헌장과 애국가를 시작으로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욕설 등으로 인해 마을 전체가 시끄러운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날 오전 9시께 1인 시위자가 확성기를 통해 국민교육헌장과 애국가를 틀면서 4~5분간 마을이 조금 시끄러워졌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확성기 소리도 줄었다.


문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단체와 개인, 1인 시위자가 9일 오전 확성기를 통해 국민교육헌장과 애국가를 내보낸 뒤 경찰과 합의한 대로 시위를 하지 않고 있다. 김태권 기자 문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단체와 개인, 1인 시위자가 9일 오전 확성기를 통해 국민교육헌장과 애국가를 내보낸 뒤 경찰과 합의한 대로 시위를 하지 않고 있다. 김태권 기자

이는 지난 8일 양산경찰서가 문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주최 측과 개인, 1위 시위자가 간담회를 갖고 평일 오전 집회에 마이크와 확성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합의 과정에서 1인 시위자가 오전에 잠깐 확성기를 통해 국민교육헌장과 애국가, 시 낭송을 고집했고 경찰이 이를 허용하면서 9일에 이어 10일 오전 잠깐 확성기를 통한 방송이 이뤄진 것이다.

평산마을 주민들은 경찰과 문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주최 측과 개인, 1인 시위자의 합의에 따라 9일 오전은 물론 이날 오전까지 이틀째 문 전 대통령의 사저 입주 이후 3개월가량 계속된 하루 9시간 이상 집회·시위에서 오전만이라도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양산경찰서는 지난 8일 경찰서 회의실에서 문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주최 측과 개인, 1인 시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양산경찰서 제공 양산경찰서는 지난 8일 경찰서 회의실에서 문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주최 측과 개인, 1인 시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양산경찰서 제공

하지만 오후 시간대에는 확성기를 통한 집회·시위가 계속되면서 마을 주민들의 불편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마을의 한 주민은 “경찰의 노력으로 평일 오전에 확성기를 통한 집회·시위가 잦아들어 모처럼 살맛이 난다”며 “하지만 오후 집회·시위는 느낌상 평소보다 더 시끄러워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주민은 “하루빨리 마을에서 집회·시위가 사라져 문 전 대통령 사저 입주 이전의 평화로운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평산마을 주민들도 최근 마을경로당에 10여 명의 주민이 나란히 서서 웃음을 띤 모습의 사진과 ‘우리는 새소리, 풀벌레 소리를 간절히 원합니다’라고 적은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한 주민은 “문 전 대통령의 사저 입주 이전의 조용하고, 평화로운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위한 마을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경로당에 내건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주민들의 염원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도 집회·시위 주최 측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현장의 갈등 요소를 해소하는 등 평산마을 주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