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기시다, 각료 14명 대폭 물갈이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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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총리 동생 기시 방위상 교체
자민당 정조회장에 하기우다 임명
교도통신 “아베파·보수층 이반 경계”

하기우다 고이치 하기우다 고이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 개각을 단행하며 각료들을 대폭 물갈이 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이후 구심점을 잃은 자민당 ‘아베파’를 일부 배려하는 동시에 비주류 인사들을 적극 기용한 모습이다. 파벌 균형 등 당내 결속으로 장기 집권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인사에서 전체 19명의 각료 중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 기시 노부오 방위상과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 등 14명이 교체됐다.


기시 노부오 기시 노부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등 5명은 유임됐다. 새 방위상에는 중의원 안전보장위원장, 방위상 등을 지낸 12선의 하마다 야스카즈 중의원이 기용됐다. 경제안보담당상과 디지털상은 각각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고노 다로 자민당 홍보본부장이 맡는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와 경쟁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인사에서 기시 방위상과 하기우다 경산상을 비롯해 통일교와의 관계를 스스로 인정한 아베파 각료를 다수 교체했다. 자민당과 통일교 연루설에 따른 지지율 하락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런데도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에 대한 ‘배려 인사’를 잊지 않았다. 새 각료를 보면 아베파와 아소파가 각 4명, 모테기파와 기시다파가 각 3명으로 파벌 간 균형을 맞춘 모습이다. 기존 내각과 비교하더라도 아베파와 기시다파 각료 수는 그대로다. 특히 하기우다 경산상은 당 정조회장으로 발탁돼 아베파가 여전히 당 4역 중 한 자리를 계속 차지할 수 있게 됐다. 기시 방위상도 안보담당 총리보좌관으로 기용됐다.

당 간사장에는 모테기파의 수장인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이 유임됐다. 총무회장에는 엔도 도시아키(다니카기그룹) 선거대책위원장, 선대위원장에는 모리야마 히로시(모리야마파) 총무회장 대행이 임명됐다. 당 4역 중 두 자리를 비주류가 차지했다.

교도통신은 “장기 집권을 노리고 당내 배려를 우선시했다”며 “아베파와 보수층의 이반을 경계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온건파의 기시다 총리가 이번 개각에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보다는 정권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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