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두 트럼프 시종일관 ‘묵비권’
가족기업 자산 조작 혐의 위증시 처벌 피하기 전략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76)이 10일(현지시간) 엄지를 치켜든 채 뉴욕 트럼프 타워를 떠나고 있다. 지난 8일 미연방수사국(FBI)은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 수색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가족 기업의 자산가치를 축소했다는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했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이 플로리다 마러라고 저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각종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통해 대선 출마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6시간가량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 헌법이 모든 시민에게 부여한 권리에 따라 검찰에 대한 답변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일가가 세금을 줄이고자 부동산 자산가치를 축소하면서도 은행 대출 과정에서는 이를 부풀렸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서를 해야 하는 검찰 심문에서 위증 시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을 우려해 증언을 거부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주 검찰은 민사 사건으로 다뤄 형사 기소를 할 수 없지만, 맨해튼 연방지검은 같은 사안을 형사 사건으로 다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증언이 연방지검의 수사에 도움될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묵비권은 차기 대선에서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직범죄 관련자들에 “무죄라면 왜 묵비권을 행사하느냐”고 말했다.
검찰과 FBI로부터 각종 수사를 받는 트럼프를 두고 정치 생명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이번 수사를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역이용하며 기회로 삼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FBI의 압수수색 다음 날인 지난 9일 SNS에 선거광고 스타일로 제작된 동영상을 올렸다. 이를 두고 대선 조기 출마를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