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한통’ ‘메가킹’ 좋아!… 대형마트 다시 ‘반값치킨 전쟁’
프랜차이즈 ‘3만 원 치킨 시대’ 도래
고물가 지친 서민 ‘저가 치킨’ 발길
홈플러스 1마리 6990원 ‘당당치킨’
선도·맛 호평 1분에 5마리씩 팔려
롯데 ‘한통치킨’ 메가 ‘메가킹치킨’
시즌행사 8800원·6900원 판매
홈플러스가 내놓은 ‘당당치킨’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홈플러스 매장에서 ‘당당치킨’을 들어 보이는 모델들의 모습. 홈플러스 제공
‘반값치킨 전쟁’이 12년 만에 다시 발발했다. 고금리와 고물가의 이중고에 지친 서민이 저가 치킨을 응원하고 나섰다.
포문은 홈플러스가 먼저 열었다. 올 6월 한 마리 6990원이라는 파격가에 ‘당당치킨’을 내놓은 것이다.
‘당당치킨’의 화제성은 온라인 검색량으로 확인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당당치킨’의 홈플러스 온라인 검색량은 한 달 사이 500% 가까이 올랐다.
신드롬에 가까운 화제성은 현장 판매로 그대로 이어졌다. 6월 30일 첫 판매를 시작한 ‘당당치킨’은 당초 목표로 잡았던 1~2개월 물량이 1주일만에 전량 소진되는 등 소동을 겪었다. 지난 10일까지 전국에서 팔려나간 치킨만 32만 마리. 계산상 1분에 5마리가 팔렸다.
‘당당치킨’은 ‘당일제조·당일판매하는 치킨’의 약자다. 홈플러스는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미끼상품’이라는 업계의 지적에 유튜브를 통해 ‘손해가 없는 상품’이라고 반박하면서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당당치킨’에 사용되는 닭은 국내산 8호 냉장 계육이다. 국내산 닭고기를 재료로 쓰고도 한 마리당 6990원의 가격에 마진을 남겼다고 밝힌 것이다.
홈플러스는 “대량 직거래로 생닭을 들여와 부산을 비롯한 전국 132개 매장의 자체 조리시설에서 직접 조리해 박리다매로 저렴하게 판매가 가능했다”며 “저렴한 가격임에도 국내산 냉장 계육을 사용했기 때문에 신선도를 유지해 맛과 품질을 잡았고, 맛감자 토핑까지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유통가의 ‘반값치킨 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롯데마트가 ‘통큰치킨’이라는 이름으로 한 마리 5000원에 한정판 제품을 내놓으며 대형마트와 치킨 프랜차이즈 간에 갈등이 빚어졌다.
당시 프랜차이즈 치킨 1마리의 가격은 1만 원 대 중후반. 3분의 1 가격으로 내놓은 롯데마트 제품에 치킨 시장이 요동쳤다. 하지만 ‘2010 반값치킨 전쟁’은 롯데마트의 패배로 끝이 났다.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여론이 들끓으면서 한 달도 채 버티지 못하고 ‘통큰치킨’은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이번 ‘반값치킨 전쟁’은 완전히 양상이 달라졌다. 롯데마트의 반값치킨 철수 이후 치킨 프랜차이즈는 꾸준히 가격을 인상해 한 마리 당 가격이 2만 원을 넘어선 데다 코로나 이후 배달비까지 대폭 인상되면서 ‘3만 원 치킨 시대’가 현실화된 까닭이다.
‘대기업 반값치킨을 막아줬더니 3만 원 치킨으로 뒷통수를 맞았다’는 반발 여론이 들끓으면서 ‘2022 반값치킨 전쟁’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당당치킨’의 독주에 ‘통큰치킨’의 아픈 기억을 가진 롯데마트도 재참전 의사를 밝혔다. 한 마리 1만 5800원에 판매 중이던 ‘한통치킨’을 11일부터 일주일 간 제휴카드 결재 시 한 마리 8800원으로 가격을 대폭 낮추며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롯데마트의 ‘한통치킨’ 역시 국내산 9~11호 냉장 계육을 쓴다. 사실상 시중 치킨의 한 마리 반 분량이라는 게 롯데마트의 설명이다.
롯데마트는 “파트너사와 협의 후 대량으로 계육을 매입해 경쟁력 있는 가격을 유지 중”이라며 “향후에도 물가 상승 이슈와 소비자 수요에 맞춰 저렴한 델리 메뉴를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부산과 울산, 경남 일대를 주무대로 하는 메가마트도 자사 ‘메가킹치킨’의 가격을 낮춰 ‘반값치킨 전쟁’에 발을 담궜다. 명분은 여름 바캉스 시즌 특판이다.
메가마트의 ‘메가킹치킨’도 국내산 9호 냉장 계육을 사용한다. 평상시 한 마리 1만 900원에 판매하던 ‘메가킹치킨’은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 간 바캉스 시즌행사로 40% 할인된 6900원에 판매했다.
메가마트는 “‘메가킹치킨’의 지난주 판매량이 할인 덕에 한 달 전보다 360%가 올랐다”며 “이달 한 차례 더 할인 행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