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살려주세요” 수희 씨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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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잃고 아픈 언니 돌보다
어느날 찾아온 ‘섬유근육통’
직장 그만둔 후 생활고 악화
빚 쌓이고 작은 거처 쫓겨날 판

처음 주민센터를 방문했을 때 수희 씨 눈은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밤새 너무 많이 울어서였습니다. 처음 수희 씨가 한 말은 “살려주세요”였습니다.


지금은 많이 아픈 몸이지만, 수희 씨는 가족 중에 그나마 가장 건강한 사람이었습니다. 수희 씨는 둘째였지만, 사실상 맏이이자 가장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아팠던 언니가 있었습니다. 수희 씨의 부모님은 아픈 언니를 돌봐야 했기에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넉넉하지 못한 살림은 병원비, 간병비 등으로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아무래도 언니를 챙겨야 했기에, 부모님은 수희 씨에게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습니다. 자연스레 수희 씨는 철이 빨리 들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대신 같이 언니를 간병하는 것으로 가족의 정을 나누었습니다.

불행하게도 부모님도 잇달아 병에 걸려, 긴 시간 고생을 하시다 돌아가셨습니다. 부모님이 아플 때부터 수희 씨가 가장이었습니다. 넉넉한 월급을 주는 일자리는 구하지 못했지만, 무슨 일이든 성실히 일했습니다. 그럼에도 워낙에 많은 병원비가 나가다 보니, 빚은 늘고, 생활은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가족을 돌보고 싶었습니다. 빚은 자신이 더 열심히 일해 갚으면 될 일이었고, 당장은 사랑하는 부모님과 언니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긴 간병에도 가족들은 차례대로 수희 씨 곁을 떠났습니다. 혼자가 돼 슬픔은 컸지만, 이제 차근차근 생활고를 벗어나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세 가족을 돌보면서도 버텼으니, 잘 이겨낼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수희 씨에게 이유 모를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몸이 아프고 경제적 여유가 없으니, 어느새 우울증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병원을 찾아가니 섬유근육통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만성질환으로, 발병 이유를 모릅니다. 수면장애와 만성 두통도 생겼습니다. 가족을 챙기고 생활고를 겪으면서, 정작 본인 건강을 못 챙긴 게 아마 발병 이유인 듯 합니다. 통증이 심한 편이라, 결국 직장을 그만둬야 했고 이후 생활고는 오히려 더 심해졌습니다.

지금 수희 씨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동안은 그나마 작은 거처가 있어 버텼는데, 빚 때문에 집도 곧 강제집행이 이뤄집니다. 긴급주거 신청을 했지만, 본인 부담금이 없어 현재로선 거처를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겨우 50세가 된 수희 씨. 어떻게든 통증을 완화한 뒤 다시 일하며 남은 인생을 보내는 게 수희 씨의 꿈입니다. 아픈 가족을 돌보며 긴 시간을 보냈는데 정작 자신은 돌봐줄 이가 없는 수희 씨에게 여러분의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좌2동 행정복지센터 김영희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달 29일 자 영자 씨 사연

지난달 29일 자 영자 씨 사연에 74명의 후원자가 380만 8260원,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01만 9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딸의 정신과 치료 의료비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현재 딸은 정신과 입원 치료를 받으며, 많이 안정되고 있습니다. 영자 씨는 여러분의 응원에 눈물을 흘리며 끝까지 가족을 지켜내겠다고 다짐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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