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렸나… 원·달러 환율 1340원 돌파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미 연준 긴축·위안화 약세 영향
22일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1330원을 넘어섰다.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모습.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폭주’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 긴축 의지가 재차 확인되며 천장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40원을 돌파했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40원을 넘었다. 원·달러 환율이 134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이후 무려 13년 4개월 만에 일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6원 높은 1335.5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며 1340원 안팎을 등락하다가 1339.8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달러 강세가 이어진 데 따라 원·달러 환율은 올 6월 23일 1300원대에 올라섰다. 이후 지난달 6일과 15일 각각 1310원, 1320원을 차례로 깨며 고점을 높여왔다.
원·달러 환율이 1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주요국의 통화 긴축에 따른 영향이 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 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나섬에 따라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0.75%포인트(P)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미국은 세 번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9월에 0.50%P 혹은 0.75%P 금리 인상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26일로 예정된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긴축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의 경계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70%에서 3.65%로 0.05%P 인하한 점도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리 인하로 위안화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1% 이상 급락한 점도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 1350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연준의 매파적 기조와 미·중 갈등 상황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달러 강세를 이끌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이를 봐야겠지만 하반기 고점을 1350원 보다 높여야 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