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원 환불요청에 97억 입금한 회사…고객은 '부동산 쇼핑'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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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인 크립토닷컴이 황당한 실수로 100억 원 가까운 돈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해외매체들은 지난 1일(현지시간) 호주 매체 '채널7'을 인용하며 크립토닷컴이 1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고객 계좌로 잘못 입금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 호주 멜버른에 사는 여성 A 씨는 크립토닷컴 측에 100 호주달러(약 9만3000원)에 대한 환불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크립토닷컴은 입금 과정에서 1050만 호주달러(약 97억 원)를 오입력해 버렸다. '금액란'에 입금해야 할 금액 대신 A 씨의 9자리 계좌번호를 잘못 기재해 빚어진 실수였다.

더 황당한 것은 크립토닷컴 측이 송금 사고가 난 지 7개월간 전혀 이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 회사는 그해 12월 회계감사 때가 돼서야 파악했다.

하루아침에 10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받은 A 씨는 크립토닷컴 측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돈을 거의 다 써버렸다. 멜버른 외곽에 135만 달러(약 12억 5000만원)짜리 부동산을 사들이는가 하면 여동생의 명의로 방 5개짜리 집을 사고, 딸에게 돈을 일부 보내놓기도 했다.

현지 법원은 A 씨와 그의 여동생에게 부동산 매각을 포함해 오입금된 돈을 전액 크립토닷컴 측에 반환하라고 판결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러나 A 씨 측은 법원에 출석하지 않은 채 잠적한 상태이며 오는 10월 다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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