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3년 만에 돌아온 밀양아리랑 대축제를 상상하며

천영철 기자 cy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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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하 인제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원종하 인제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원종하 인제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3년 만에 돌아온 밀양 아리랑 대축제를 상상하며

원종하/인제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로 접어드는 가운데 가을 소식과 함께 기다려지는 축제가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밀양의 다양한 가치를 체험하게 하는 지역의 자랑인 ‘밀양아리랑 대축제’다.

1957년 첫해를 시작으로 올해로 64회(66번째 해)를 맞이하는 축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년간 열리지 못하다가 3년 만에 개최되는 만큼 더 큰 기대를 하게 된다. 오는 22일부터 나흘 동안 밀양강변과 영남루 주변에서 열릴 예정이다.

밀양시는 아리랑 대축제가 2020년 정부 지정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이후 처음 개최되는 축제인 만큼 시민이 즐겁고 관광객이 찾아오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바가 있다. 미리 상상해 보건데 9월 가을은 미리벌이 온통 문화의 향연으로 젖어 들 것 같다. 아리랑 주제관과 밀양오딧세이로 대표되는 이번 축제는 밀양아리랑 경연 대회, 아리랑 체험, 각종 전통 문화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연으로 채워진다고 하니 밀양시민뿐 아니라 코로나로 힘들었던 모든 국민이 밀양을 찾아 힐링과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는 문화테라피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다. 그동안 밀양의 많은 축제들이 그랬듯이 가을바람처럼 여름 내내 지친 우리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이며 역사적인 아리랑이라는 스토리와 밀양강오딧세이라고 하는 지역의 킬러 콘텐츠를 연결한 기획력은 우수한 축제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사명대사의 충의(忠義)정신, 조선시대 성리학의 태두인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지덕(智德)정신, 죽음으로써 순결의 화신이 된 윤동옥 아랑낭자의 정순(貞純)정신이 밀양다움을 만들어 내는 얼이 되어, 오늘 밀양의 혼으로 우리와 함께하고 있으며, 밀양의 내일을 만들어가는 귀중한 무형자산의 원형이 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장소적인 의미에서도 높은 기상과 넓은 정신을 담아 풍류의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영남루라고 하는 아름다운 공간 속으로 빠져들게 할 것이다. 시간과 공간, 인물을 초월해 환상적인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밀양에서 시작된 아리랑은 조선팔도를 넘어 일본, 중국, 옛 소련 등 전 세계로 널리 퍼져 디아스포라를 이루고 있다. 경쾌한 선율 덕분에 군인에게는 군가로, 서민에게는 애절함으로, 나라를 떠나 세계를 다닌 이들에게는 기쁨과 이별과 슬픔을 노래하는 우리 모두의 노래로 역할을 다해왔다. 전 세계적으로 흩어졌던 밀양아리랑이 타국의 고통스러운 생활 속에서도 나라를 위하는 에너지로 승화되어 이제 다시 밀양에서 울려 퍼지게 된 것이다. 모두를 위로하고 기쁨을 노래하는 대화합과 대향연의 장이 될 것이다. 올해는 특별히 아리랑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잇다, 세계 속의 밀양 아리랑’을 슬로건으로 해 전 세계에 널리 퍼져있는 아리랑의 정신을 재조명하는 의도는 참신하고 좋은 것 같다. 과거를 현재와 연결시키고 다시 미래로 이어간다는 것은 밀양의 밝은 내일을 선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밀양이 이제 민족과 민족을, 청년과 어른을, 장소와 장소를, 변방과 중심을 이어가는 우리 민족의 정신적이고 공간적인 발원지가 되길 소망해 본다.

설렘과 떨림과 울림이 있는 밀양 아리랑이 밀양 르네상스의 새로운 100년 길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해맑은 상상의 도시 밀양을 만날 날이 벌써 기다려진다.


천영철 기자 cy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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