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된 수산 여성 노동자… 기술·노고 기록화 작업 중”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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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당신이 모르는 수산 아지매
명란 연구가 김만석 이사

지난해 6월 명란 최대 강국 일본을 제치고 역대 최고가로 명란 낙찰을 따내는 데 성공해 화제가 된 기업이 있다. 바로 부산에 본사를 둔 명란가공회사 ‘덕화푸드’다. 다양한 명란 제품을 개발해 한국 명란을 알리는 한편, 덕화푸드는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 이른바 ‘여사님’들에 대한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기도 하다. 독립연구가이자 덕화푸드의 CBO(Chief of Brand Officer·브랜드 이사)이기도 한 김만석 이사는 “제품의 단기적인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같이 있는 사람들이 역사가 된다’는 믿음 아래 덕화푸드 여성 작업자에 대한 기록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 이사는 수산물이 부산의 전통적인 단백질 공급원이었으나, 이를 공급하는 데 일조한 여성의 노동이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한다. 고등어를 분류하고, 명태를 손질하고, 명란을 다듬는 일이 숙련된 기술보다는 가사노동의 연장으로 여겨진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김 이사는 “깡깡이 아지매, 자갈치 아지매, 여공으로 대표되는 부산의 여성에서 정작 가장 오랜 동안 우리의 식탁을 책임져 왔던 가공여성들에 대한 노고가 지워져 있다”며 “결국 가사노동은 임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는 인식 탓에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각에서 탄생한 것이 덕화푸드의 ‘여사님 시리즈’다. 최소 20년 넘게 명란만을 만져 온 가공 노동자들의 이야기와 생애사를 기록한 영상으로 담았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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