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전하는 한국형 푸드트럭, 100대 대기업 절반이 우리 고객”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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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부산 스타트업] (주)푸드트래블

대학생 때 美 푸드트럭 유학 경험
한국형 푸드트럭 ‘기프트럭’ 시작
펜데믹 기간 차·간식 서비스 인기
재구매율 높아 올해 35억 매출

(주)푸드트래블 박상화 대표가 푸드트럭 선물 서비스인 자사 ‘기프트럭’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푸드트래블 제공 (주)푸드트래블 박상화 대표가 푸드트럭 선물 서비스인 자사 ‘기프트럭’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푸드트래블 제공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전환한 스타트업이 있다. ‘생각의 전환’을 통해 ‘한국형 푸드트럭’ 서비스를 만들어낸 (주)푸드트래블이다. 푸드트래블은 전국 200대 푸드트럭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국 어디에서든 감사의 마음을 푸드트럭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기프트럭’ 서비스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서 배운 푸드트럭 비즈니스

푸드트래블 박상화(32) 대표는 20대 중반, 부경대에서 경영학을 배우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유명 셰프가 레스토랑을 그만두게 되면서 쿠바 샌드위치 푸드트럭으로 재기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 영화 ‘아메리칸 셰프’(2015)를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박 대표는 “푸드트럭 앞에서 음식을 먹고 즐기는 사람의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다”며 “푸드트럭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에너지와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푸드트럭을 직접 해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고 말했다.

요리는 좋아했지만 실제로 판매할 만한 요리를 해본 적이 없어서 부산 유명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취직해 요리의 밑바닥부터 배웠다. 박 대표는 “식당일을 하며 1년 동안 모은 돈으로 100일 동안 유럽 푸드트럭 탐방 여행을 떠났다”며 “푸드트럭 앞에서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했다”고 전했다.

유럽 여행을 통해 결심을 굳혔지만, 막상 푸드트럭을 어떻게 비즈니스로 연결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 푸드트럭은 낯선 존재였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미국으로 떠났다. 한국 노량진 컵밥을 미국식 푸드트럭 메뉴로 전환해 큰 성공을 거둔 ‘유타컵밥’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그는 “2017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유타컵밥’에서 6개월 정도 일하면서 많이 배웠다”며 “이후 푸드트럭이 있는 미국 대도시는 다 돌아다니면서 푸드트럭 문화를 접했다. 한국에 돌아가서 푸드트럭을 매개로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되자고 더욱 강하게 결심했다”고 말했다.

■위기가 된 팬데믹, 돌파구 되다

한국으로 돌아온 박 대표가 처음 선보인 푸드트럭은 ‘벨지움 트래블’이었다. 벨기에식 감자튀김을 판매하는 푸드트럭으로 향후 ‘스페인 트래블’ ‘이탈리안 트래블’ 등 세계 음식으로 확장할 계획으로 푸드트럭을 타고 전국을 누볐다. 궁극적으로는 ‘월드 푸드트럭 페스티벌’을 열어 세계 음식을 푸드트럭을 통해 소개하는 회사가 되자는 목표를 세웠다.

2018년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하고 본격적으로 푸드트럭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전국을 다니다 보니 전국 푸드트럭 사장과도 자연스레 네트워크가 생겼다.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 행사가 열리면 푸드트럭 존을 구성하는 대행 회사 역할도 하게 됐다.

박 대표는 “2019년 부산 전포동 놀이마루에서 ‘한·아세안 푸드 스트리트’라는 큰 축제가 열렸다”며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가 부산에서 열린 것을 계기로 부산시와 외교부가 주최하는 행사였는데 아세안 음식으로 푸드트럭을 구성하는 역할을 맡았고 성공적으로 축제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방향을 푸드트럭을 활용한 축제 대행, 공연 대행으로 잡아가던 와중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다. 그는 “코로나로 전국 축제나 행사가 중단되면서 시간이 많이 생겼고 푸드트럭 비즈니스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면서 “걸어서 쉽게 식당에 갈 수 있고 배달 서비스도 잘 되어있는 한국에서 푸드트럭의 필요성은 미국과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식당 사이 거리가 먼 미국에서는 오피스가에 등장한 푸드트럭이 식사를 제공하는 차량으로 환영받을 수 있지만 한국의 현실과는 차이가 컸다. 식사를 제공하는 푸드트럭은 한국에서 주목받지 못했지만, 연예인 응원 차원에서 ‘커피차’나 ‘간식차’를 보내는 문화가 서서히 생기는 시점이기도 했다.

박 대표는 “분석해보니 한국에서 푸드트럭은 커피와 음식을 주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마음을 전하는 수단의 기능이 더 컸고 ‘기프트럭’에 대해 떠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기프트럭’ 서비스로 성공 가도

말 그대로 푸드트럭을 선물한다는 뜻의 ‘기프트럭’은 지난해 9월 본격적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모일 수 없는 환경에서 푸드트럭을 통한 차나 간식 서비스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주요 고객사는 대기업으로 대기업의 협력사나 직원이 있는 곳에 직접 선물을 배달한다는 콘셉트가 적중했다.

맞춤형 트럭 디자인을 통해 선물 받는다는 느낌을 강조했다. 그동안 푸드트래블이 전국 푸드트럭과 쌓은 네트워크도 큰 도움이 됐다. 고객사가 원하는 전국 어디나 필요한 푸드트럭을 수급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었다.

박 대표는 “한 번 서비스를 이용한 기업의 재구매율이 높아 더욱 고무적이다”며 “국내 10대 대기업은 모두 우리 고객사고 100대 대기업의 절반 정도가 ‘기프트럭’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번에 1대부터 100대까지 푸드트럭을 동원해 행사 성격에 맞는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플랫폼을 구축했다. 푸드트래블은 전국 200대 푸드트럭 파트너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1200개 고객사를 가진 B2B(기업 대 기업) 전문 푸드트럭 회사로 성장했다. 올해 매출은 35억 원으로 내년 100억 대 매출을 바라본다. 직원도 총 17명으로 크게 늘었다.

푸드트래블은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최근 부산시와 울산시, 경남도가 주최한 ‘동남권 메가시티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 로드쇼’에서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박 대표는 “올해 70만 명, 내년에는 200만 명의 고객을 현장에서 만날 예정이다”며 “앞으로 현장에서 음식을 체험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밀키트 판매몰 구축을 비롯해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푸드트럭을 통해 행복과 긍정 에너지를 주겠다는 처음 창업 이유에는 변함이 없고 그런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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