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닫힌 ‘622m 지하상가’… 활성화 대책 서둘러야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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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선 수영~광안역 지하 1층
2017년 167개 상가 조성, 분양
18곳만 팔려 ‘정상화 불가’ 판정
매매대금 반환소송 등 법정 공방
장기 방치 끝낼 개장 방안 찾아야

7일 오전 9시께 찾은 수영~광안 지하상가. 방치된 상가 안 점포는 흰 천으로 모두 가려져 있다. 양보원 기자 bogiza@ 7일 오전 9시께 찾은 수영~광안 지하상가. 방치된 상가 안 점포는 흰 천으로 모두 가려져 있다. 양보원 기자 bogiza@

부산 도시철도 2호선 수영역과 광안역 사이를 연결하는 지하상가가 2017년 준공 이래 지금까지 개장도 못한 채 ‘휴업’ 상태다. 운영법인과 부산교통공사를 대상으로 한 소송도 잇따르면서 해당 지하상가 활용은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

7일 오전 9시께 수영구 광안동 도시철도 2호선 광안역. 지하 1층 1·2번 출구를 지나자 상가로 보이는 복도가 나왔고, 바닥엔 지하상가 홍보관 위치를 알리는 화살표 표시가 보였다. 화살표를 따라가보니 셔터로 막혀 내부로 들어갈 수 없었다. 622m에 달하는 수영~광안역 지하상가 안 점포는 흰 천으로 가려져 있고, 상가 건물과 복도 모두 불이 꺼져 있었다. 이곳에서 비상등만이 홀로 빛을 내고 있었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수영~광안역 지하상가가 준공됐다. 하지만 167곳 가운데 매매가 이뤄진 점포는 18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통공사 측은 이 상태로 지하상가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지난해부터 18개 업체를 상대로 대금 반환 합의를 시작해 12곳과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일부 업체가 부산교통공사와 현 운영법인을 상대로 매매대금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3건 가운데 중 2건은 지난해 9월부터 진행 중이며, 나머지 1건은 지난달 부산교통공사로 소장이 전달됐다. 교통공사 등과 매매대금 반환에 합의를 하지 못한 3개 업체들이 제기한 소송들이다. 이 때문에 매매대금 처리와 매매점포 정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부산교통공사는 민간사업자와 기부채납 방식으로 106억 원을 들여 상가를 조성하면 20년간 운영권을 주기로 약속하고 지난 2011년 3월 지하상가 착공에 들어갔다. 하지만 2014년까지 업체 부도 등의 이유로 사업자가 6번이나 바뀌는 부침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하상가가 2017년 1월 준공됐지만, 입점 업체가 없어 제대로 문을 열 수가 없었다. 장기간 상가 방치 사태가 이어지면서 2021년 8월 운영 법인이 바뀌기도 했다. 운영 법인 교체로 새로운 방식으로 상가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나, 소송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통행로까지 막히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수영역과 광안역 주변으로 오피스텔 등 건물이 많은데다 유동인구도 늘어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도 심심찮게 제기되는 실정이다. 60대 한 시민은 "비어있는 상가 때문에 통행이 되지 않아 불편하다"며 "지역 상권과 주민들의 요구를 잘 반영하지 못한 사업 같다"고 지적했다.

부산교통공사 사업개발국 관계자는 “사업자의 역량 부족과 진행 중인 소송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입주 상가와의 합의를 이끌어 내 연내 개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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