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성지’로 뜬 청사포 정거장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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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철길 건널목 닮은 분위기
해변열차 탑승객도 덩달아 증가
관광객 몰리자 안전사고 우려도

12일 오전 ‘슬램덩크 성지’로 뜬 부산 해운대 청사포 정거장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12일 오전 ‘슬램덩크 성지’로 뜬 부산 해운대 청사포 정거장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최근 극장판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역대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중 관람객 수 2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자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가 ‘인생샷’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애니메이션 속 배경과 유사한 열차를 찍으러 온 관광객으로 청사포 일대가 북새통을 이루자 관계기관은 안전사고 예방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2일 오전 11시께 해운대구 청사포 정거장. 해변열차가 오가는 철길 인근에서는 손에 카메라를 든 관광객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휴대폰부터 전문가용까지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를 든 관광객은 정거장 인근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사진 찍을 장소를 물색했다. 잠시 후 기찻길 출입을 통제하는 차단봉이 내려가고 열차가 철길 위를 달리자 관광객들은 일제히 셔터를 눌러 댔다.


청사포 정거장에 걸린 ‘무단통행 금지’ 현수막. 청사포 정거장에 걸린 ‘무단통행 금지’ 현수막.

지난달 개봉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국내에서 흥행몰이에 나서자 애니메이션 속 배경으로 등장하는 철길 건널목 장면과 느낌이 비슷한 해변열차의 사진을 찍기 위해 관광객들이 청사포를 찾은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청사포를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일본 가마쿠라시에 빗대어 ‘제2의 가마쿠라’ ‘한국 슬램덩크 성지’ 등으로 지칭하면서 입소문이 퍼지자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청사포에는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에서 친구 2명과 함께 부산을 찾았다는 정유진(26) 씨는 “친구와 함께 부산 여행지를 찾다 SNS에서 슬램덩크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청사포 역에 한 번 와 봤다”면서 “맑은 날에 오면 바다와 어울려 정말 이쁠 것 같지만 오늘은 날씨가 좀 흐려서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최근 해변열차를 찍으려는 관광객이 늘어나자 해변열차 탑승객도 덩달아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블루라인파크에 따르면 해운대 해변열차 탑승객은 2021년 1월 한 달간 2만 3396명에서 지난해 1월 8만 4027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1월 해변열차 탑승객은 9만 6000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또다시 증가했다. 연 단위 방문객도 2021년 69만 4000명에서 지난해 122만 8000명으로 1.8배가량 늘었다. 이렇듯 청사포가 ‘인생샷’ 명소로 알려지자 해운대블루라인파크와 해운대경찰서는 청사포 정거장 인근에 ‘도로 무단 진입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힘쓰는 모습이다.

해운대블루라인파크 관계자는 “운행 초반에도 일본 해안가를 달리는 열차와 느낌이 비슷해 관광객이 찾아왔지만 영화 개봉 이후 확실히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원 통제 업무를 맡은 한 안전 요원은 “주말이면 많은 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와 열차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면서 “최근 들어서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증가해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탁경륜 기자 takk@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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