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건강 허락하는 한 불심으로 수용자 위해 계속 헌신할 것” 성각스님 경남 남해 망운사 주지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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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교정의 날 대통령 표창 받아
1991년부터 교도소 수용자와 인연
진주교도소·구치소에 선서화 기증
‘수용자 아버지’로 교화와 꾸지람도
“따뜻한 사회 만들기에 많은 관심 필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불가항력으로 부도를 내거나, 욱하는 마음에 순간 판단을 잘못해서 형을 사는 경우를 많이 봐 왔습니다. 비난이나 선입견보다 그들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지난달 28일 교정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경남 남해 망운사 주지 성각스님의 수상 소감이다.

그는 “이 상은 제가 받은 것이 아니라 남해 망운사를 찾아준 사부대중에게 주어진 상이다”며 “불가의 가르침에 따라 앞으로도 꾸준히 교정 교화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살아오면서 여러 상을 받았지만 이번 상이 가장 영광스럽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불심으로 수용자들을 위해 계속 헌신하겠습니다.”

법무부는 1983년부터 수형자 교정 교화와 교정 행정 발전에 헌신적으로 봉사해 온 교정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을 시상하고 있다.

성각스님은 교도소 교정 위원으로 33년간 활동하며 재소자와 불자 간의 자매결연, 법회와 명절 차례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용 생활을 도운 공로를 인정받았다. 2020년에는 법무부 교정대상 자비상을 받기도 했다.

성각스님이 교도소 수용자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1년부터다.

스님은 2015년 진주교도소에 선서화 작품 24점을 기증했다. 이 그림은 진주교도소 가온길에 전시돼 있다. 가온길은 가운데 길이란 뜻으로 수용자들이 면회를 위해서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긴 복도 통로다. 수용자와 직원들이 오가며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도록 작품을 내놓자, 진주교도소는 ‘가온길 갤러리’란 이름으로 작품을 전시했다.

지난해 10월 개청한 거창구치소에도 선서화 작품 11점을 기증했다. 또 망운사 신도와 수용자 간 자매결연을 주선해 영치금을 보내주기도 했다.

“흔히 모르고 저지르는 것보다 알고 저지르는 게 더 나쁘다고 하지요. 그런데 부처님은 모르고 저지르는 게 더 나쁘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 나쁜 짓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설사 지금은 죄를 저질렀어도 가르치고 제도하면 언젠가는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른다는 것은, 나쁜 짓이 어떤 것인지 알려고도 안 하려는 것이기에 죄질이 더 안 좋다는 것이죠.”

스님은 “설사 부처의 깨달음을 얻었다 해도, 그것을 사람 구제하는 데 쓰지 않고 그림 그리는 데 쓴다면 그 깨달음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한 사람에게라도 더 나쁜 짓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주고 싶어 한 해 두 해 다니다 보니 세월이 그렇게 흘렀다”고 말했다.

스님은 수용자들에게 마음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까지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수용자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겠다는 마음을 다시 갖도록 온정을 베풀기도 합니다. 당연히 꾸지람도 많이 합니다.”

그런 선행에 수용자들은 스님을 아버지로 생각하며 뒤따른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활동을 교정과 교화, 즉 ‘맑은 정신으로 바꾸는 실천’이라 여긴다.

그는 “저의 작은 관심과 지원이 수형자에게 희망과 믿음을 심어줘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수형자 교정 교화와 심성 순화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각스님은 오는 19일~12월 21일 부산학생예술문화회관 갤러리 예문에서 성각스님 특별전시회 ‘희망을 품고 꿈을 현실로’를 개최한다.

스님은 또 날이 갈수록 세태가 각박해지고, 교화 활동에 나서는 사람이 줄어 안타깝다고 한다.

“시간과 돈이 좀 들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뒀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이 소박한 당부의 말을 했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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