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이후 최대” 러-우, 트럼프 무시하고 ‘드론’ 퍼부었다
러 145대·우크라 84대 동원
주말 밤 새 양측 맹공 주고받아
트럼프, 7일 푸틴에 촉구 무색
러, 쿠르스크 탈환 위해 총력전
북한군 포함 병력 5만 소집 나서
7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한 도시에 찢어진 국기가 걸려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주말 밤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주고받은 데 이어 쿠르스크 지역 탈환을 위해 러시아군이 북한군을 포함한 5만 명의 병력을 소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만류에도 양측의 긴장감은 전혀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10일(현지 시간) AFP통신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지난 밤 러시아는 (이란제) 샤헤드와 다른 공격용 드론 등 145대의 드론을 우크라이나로 출격시켰고 이는 기록적 수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해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145대의 드론이 전국 각지로 날아왔으며 대부분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6개 지역에서 84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했으며 이 중 34대는 수도 모스크바를 겨냥한 것으로,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공격 시도라고 같은 날 밝혔다. 드론 공격으로 모스크바 3개 공항에서 항공기가 우회했으며 모스크바 남서부 지역 라멘스코예와 동남부 도모데도보 등지에서 드론이 격추됐다. 라멘스코예에서는 떨어지는 드론 잔해로 5명이 다치고 주택 4채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설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최대규모 드론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7일 전화통화에서 확전하지 말라고 당부한 이후 이뤄져 주목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을 거론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가 쿠르스크를 탈환하기 위해 병력 소집에 나서면서 트럼프 체면은 크게 구기게 됐다. CNN은 그 규모를 ‘수만 명’이라고 전하면서 며칠 내 쿠르스크 지역의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공격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가 주요 전장인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병력을 철수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병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여러 전선에서 동시에 압박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NYT는 보도했다.
러시아와 북한의 대우크라이나 공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망했다. ‘취임 후 24시간 내 종전’을 공언한 트럼프 당선인은 종전 협상시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기 때문이다.
나아가 러시아가 쿠르스크 전투에서 승기를 잡을 경우 국경에서 멈추지 않고 우크라이나 영토로 더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이 경우 북한은 자국 군인에게 우크라이나로 더 들어가지 말고 국경에서 멈출 것을 명령할 가능성도 있다고 일부 미국 관리들은 보고 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러시아 군복을 입고 러시아군의 장비를 보급받았으나 자체 부대에서 전투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밝혔다. 러시아는 북한군에게 포병 사격, 기본 보병 전술, 참호전 등을 훈련했으며 이에 따라 적어도 북한군 일부는 우크라이나군의 진지에 대한 정면 공격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망했다. 북한군은 장갑차 지원을 받지 않고 경보병으로 전투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