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보고' 원동 습지,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되나?
멸종위기종 서식·조류 월동지
국립생태원, 정밀조사 진행 중
연내 환경부에 지정 건의 전망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추진 중인 원동 습지. 사진은 지난해 7월 개장한 원동 습지 생태공원 전경. 양산시 제공
멸종위기종이 대거 서식하는 경남 양산시 용당동 원동 습지의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추진된다.
양산시는 “연말까지 원동 습지 0.39㎢(39ha) 규모를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국립생태원의 정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국립생태원의 정밀 조사는 2024년 양산시가 경남도를 통해 원동 습지의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 요청에 따른 것이다.
국립생태원은 정밀 조사 결과 원동 습지가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받을 정도로 ‘생태 보고’로 확인되면, 환경부에 지정을 건의하게 된다. 국립생태원의 지정 건의는 이르면 연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립생태원이 원동 습지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하면서 KT와 함께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 가능한 생태계 관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그 첫 번째 협력 대상지로 원동 습지를 선정해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 가능성을 높였다.
양산시는 국립생태원이 환경부에 원동 습지의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 건의에 맞춰 ‘타당성 검토’ 용역에 착수한다. 이를 위해 양산시는 내년도 당초 예산에 관련 예산을 반영했다.
타당성 용역은 원동 습지를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과학적·행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용역 과정에 생태계 조사와 대표 생물종 선정 연구도 함께 진행되면서 향후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과 생태계 보전을 위한 기초 자료로도 활용된다.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추진 중인 원동 습지 전경. 양산시 제공
양산시는 지역 주민과 이해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와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는 등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행정절차도 본격화한다.
원동 습지가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2023년 9월 개관한 당곡천 생태학습관과 당곡천 고향의 강 조성 사업, 가야진사 등과 맞물려 지역 관광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비 등의 지원을 통해 사유지까지 매입되면, 생물다양성 보호는 물론 생태 경관 보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원동 습지는 원동면 용당리 187의 3일대 당곡천 하류와 그 주변부로 된 낙동강 배후습지다. 면적은 약 0.39㎢ 규모다.
이곳에는 멸종위기종 2급인 서울개발나물과 선제비꽃이 자생 중이다. 멸종위기종인 수달은 물론 큰기러기, 큰고니도 관찰된다. 버드나무와 생이가래·개구리밥도 군락을 이룬다.
겨울철에는 가창오리와 말똥가리 등 조류 월동지로 다양한 생태계를 접할 수 있다.
원동 습지는 그동안 생태적 가치가 높았으나 관리 부실로 낚시나 쓰레기 투기로 몸살을 앓아 왔다. 하지만 양산시가 2023년 19억 원을 들여 생태공원 조성과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추진하고 나서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생태공원은 2024년 7월 준공됐다. 공원에는 멸종위기종 자생지 보호시설을 비롯해 관찰 덱을 활용한 생태탐방로, 습지 생태체험과 학습장, 휴식 쉼터 등이 설치됐다.
양산시 관계자는 “원동 습지에는 수십 년 전 서식지가 사라져 멸종된 것으로 보고된 선제비꽃이나 서울개발나무 등이 자생하는 등 생태적 가치가 높아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이 시급하다”며 “현재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준비 단계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