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공개’ 충돌에 국감 또 파행시킨 ‘막장 과방위’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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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우영·국힘 박정훈 또 막말하며 같은 충돌
최민희 위원장은 기자들 비난하며 돌연 비공개 전환
사적 공방으로 국감 두 차례 파행에 ‘개탄’ 목소리 커져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취재진 퇴장을 선언한 뒤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취재진 퇴장을 선언한 뒤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16일 국정감사가 이른바 ‘막말 문자 폭로’ 사태에 따른 충돌로 또 파행했다. 의원 간 사적 감정 싸움으로 일년에 단 한 차례 열리는 국감이 중단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막장 수준까지 내려간 일부 상임위의 행태에 대한 개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우주항공청 등에 대한 과방위의 이날 국감은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 김우영·국민의힘 박정훈 의원 간 공방으로 개시 41분 만에 중지됐다. 먼저 신상 발언을 한 박 의원은 “동료 의원에게 욕설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다만 김 의원에게는 전혀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다시 포문을 열었다. 그는 “김 의원이 제 전화번호까지 공개해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의 표적이 돼 전화를 쓰기 어려운 상황까지 됐다”면서 김 의원이 지난달 자신의 멱살을 잡은 사실, 또 자신의 문자에 욕설이 섞인 문자로 답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김 의원은 휴대전화 번호를 노출한 데 대해 “박 의원은 공인으로, 공공연하게 명함을 파서 전화번호를 유권자들에게 알린다”며 별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반박했다. 또 박 의원과 문자를 주고받은 기간의 통화 내역을 공개하며 “제가 박 의원이 보낸 문자에 대해 똑같이 욕설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식으로 두 의원 간 감정 섞인 공방이 또다시 이어졌고, 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의사진행 방식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충돌까지 벌어지면서 회의는 또다시 난장판이 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중재하고 회의를 잘하자는 거냐, 싸움을 붙이자는 거냐”, “그딴 식으로 할 거면 진행하지 마시라”고 최 위원장을 비판했고, 민주당 의원들도 “위원장께 ‘그딴 식’이라니”라며 맞받았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갑작스럽게 기자들을 향해 “선택적으로 찍는다. 기자들은 나가 달라”며 취재진을 강제로 퇴장시키고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국회가 국감사를 진행하면서 여야 의원들의 사적 갈등에 대한 논쟁을 주고받느라 증인과 참고인을 불참시키고, 기자들을 퇴장 조치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들을 무슨 이유로 나가라고 하나”고 반발했지만, 최 위원장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고, 비공개 회의에서 김 의원과 박 의원은 “한 주먹 거리”, “너 내가 이겨” 등 원색적인 비난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22대 국회 들어 전반적으로 여야의 대립 정치가 심화되고 있는데, 특히 과방위 등 일부 상임위의 행태는 도를 넘었다”면서 “개별 의원들의 양식도 문제지만, 위원장들도 중재보다는 정파적 입장을 대변하는 행태를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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