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탕 기자회견 연 SK에너지 "책임 통감하지만 사인은 노코멘트"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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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 대표 “책임 통감” 고개 숙였지만
‘퍼지 작업’ 등 핵심 질문엔 ‘묵묵부답’
‘안전혁신위 출범’…“제로베이스서 검토”

SK에너지 김종화 대표이사(CEO)와 울산공장 임원들이 27일 울산콤플렉스(CLX) 본관 지하 1층 하이파이브홀에서 회견을 열고 최근 수소 배관 폭발 사고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고개 숙이며 사과하고 있다. SK에너지 제공 SK에너지 김종화 대표이사(CEO)와 울산공장 임원들이 27일 울산콤플렉스(CLX) 본관 지하 1층 하이파이브홀에서 회견을 열고 최근 수소 배관 폭발 사고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고개 숙이며 사과하고 있다. SK에너지 제공

SK에너지 김종화 대표이사(CEO)가 27일 울산콤플렉스(CLX) 본관 지하 1층 하이파이브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수소 배관 폭발 사고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SK에너지 제공 SK에너지 김종화 대표이사(CEO)가 27일 울산콤플렉스(CLX) 본관 지하 1층 하이파이브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수소 배관 폭발 사고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SK에너지 제공


6명의 사상자를 낸 중대재해가 발생한 지 열흘 만에 SK에너지 김종화 대표이사가 27일 울산콤플렉스(CLX)에서 브리핑을 열고 “유가족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면서 ‘맹탕 회견’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앞서 지난 17일 울산시 남구 용연동 SK에너지 FCC 2공장에서는 수소 제조 공정 정기보수 공사 중 수소 배관 폭발과 함께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김 대표는 이 사고와 관련,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무한 책임의 자세로 재해자와 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뼈를 깎는 각오로 기존 안전관리 체계를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K 측은 이날 안전경영혁신위원회 출범을 골자로 한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박달재 한국안전학회장(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을 위원장으로 안전·산업현장 전문가, 노동계 추천인사 등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 6명으로 꾸려진다. 이사회에 직접 산업안전 개선안을 상정하는 독립적 권한을 갖는다.

김 대표는 “사고 직후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인사 조처했다”며 후속 인사 전까지 자신이 직접 울산에 상주하며 CSO를 겸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이번 사고의 핵심 의혹인 ‘잔류 수소 제거(퍼지) 작업’과 ‘작업 허가서 발급 과정’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SK 측은 재발 방지 약속에도 불구하고 사고 원인과 관련해선 “(경찰과 노동부가) 수사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또한 ‘퍼지 작업 확인의 최종 책임이 원청(SK)과 하청 중 어디에 있느냐’는 절차상 질문에 SK 측 관계자는 “(원청인) 생산팀장이 승인하는 것이지만, 작업하기 전에 협력사에서도 추가로 확인하는 절차가 있었는데, 실제로 어떻게 이뤄졌는지 사고조사 결과에 따라 밝혀질 것”이라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김 대표 역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섣불리 말씀드리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며 답변을 비껴갔다. ‘내부적으로 파악한 원인이나 자체 조사는 진행하고 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김 대표는 “추정되는 원인에 대해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말로 선을 그었다.


지난 17일 오전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수소 제조 공정에 불이 나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소방관들이 불이 난 공정에 물을 뿌려 냉각 작업을 하는 모습. 울산소방본부 제공 지난 17일 오전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수소 제조 공정에 불이 나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소방관들이 불이 난 공정에 물을 뿌려 냉각 작업을 하는 모습. 울산소방본부 제공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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