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 공세에 “전수 조사” 대응… 산으로 가는 여야 부동산 정쟁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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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잇단 부동산 발언·인선 논란에 민심 이탈 우려
코스피 4000 홍보…대통령실 “불편에 송구스럽다” 첫 사과도
국힘 “문 정부 실패 반복…이재명 정부 부동산 신뢰 상실” 공세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국 광역의원 및 강원도 기초의원 연수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부동산 정책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국 광역의원 및 강원도 기초의원 연수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부동산 정책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정책 논쟁이 아닌 상대방의 ‘개인 부동산 들추기’식 정쟁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의 고위공직자 ‘내로남불’ 공세에 더불어민주당은 민심수습을 위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부동산 6채’ 논란을 띄우며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여야가 상호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사이 정작 부동산 대책의 본질은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27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실과 민주당 국회의원 중에 다주택 보유자가 많다고 했다”며 “장 대표는 혹시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수조사는 해보셨는가. 전수조사 제안에 응답하시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10·15 대책 이후 국민의힘이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1차관,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권 고위직들의 부동산 보유 현황을 거론하며 ‘내로남불’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민주당은 공세에 맞서 국민의힘 장 대표의 부동산 6채를 거론하며 반격했고, 장 대표는 다시 6채를 다 합해도 8억 원 상당이라며 “김병기 원내대표의 잠실 아파트 한 채나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한 채와 바꾸자”고 재반격했다.


이에 민주당이 꺼내든 카드가 국회의원 전수조사. 이를 통해 야당의 ‘내로남불’ 프레임 전환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 정책으로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는 발언으로 공분을 산 이 차관의 사퇴와 민주당 차원의 사과에도 파장은 계속됐고, 국민의힘이 이른바 ‘부동산 을사오적’에 포함시킨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이날 표명한 사의도 부동산 대책의 파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통해 ‘여야 어느 쪽이 부동산 투기 세력인지 따져보자’는 식의 돌파구를 택한 것이다.

한편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수세에 몰린 정부는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민심 수습을 시도하고 있다. 여당이 이날 코스피 지수 4000 달성 소식에 반색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에 비해, 대통령실은 처음으로 부동산 논란과 관련해 공식적인 사과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MBC라디오에서 “일부 불편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현 시점에서 불가피한 정책”이라며 “부동산 가격의 폭등이라는 게 미래에 재앙이 될 수밖에 없고, 이를 방치했을 경우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부동산 실책을 지방선거 전까지 지속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내로남불’ 지적에 더해 서울 아파트값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연일 부동산 이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날 국민의힘 이충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 출범 약 4개월 만에 서울 아파트 값이 문재인 정부 시절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면서 “문재인 정부 시즌2가 아니라 2배속이란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15 대책의 잘못된 규제는 실수요자들을 전세시장으로 내쫓고 전세 시장의 서민들을 월세 세입자로 내모는 고통의 도미노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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