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선 돌파 코스피 향후 전망 “반도체·조선·방산 호조 속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 지속"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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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상승률 68.49% 달해
글로벌 증시 중 압도적인 수준
이 대통령 공약 ‘5000피’ 기대감
건설·콘텐츠 업종 하락세는 우려

코스피 지수가 처음 4000선을 넘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처음 4000선을 넘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코스피가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올해 코스피의 상승률은 글로벌 주요국 증시 중에 단연 압도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오천피’(5000포인트) 달성도 멀지 않았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01.24포인트(2.57%) 오른 4042.83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및 장중 기준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스피의 연초 이후 상승률은 68.49%에 달한다. 주요 20개국(G20)의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높다. 2위인 일본의 닛케이225 평균주가의 수익률이 이날 기준 26.61%인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의 상승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코스피는 지난달 이후 연신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10일 장중 3317.77까지 오르며 2021년 6월 25일 기록한 기존 장 중 사상 최고점인 3316.08을 4년여 만에 넘어섰다. 코스피가 장기간 정체의 역사를 겪은 뒤 얻어낸 값진 성과였다. 이후 일부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코스피의 상승세는 거침이 없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1~4 거래일 간격으로 고점을 갈아치우며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했다.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 2일 3549.21로 장을 마쳐 사상 처음 3500대에 들어섰고, 연휴 직후인 10일 3600선을 넘었다. 지난 16일 3748.37, 20일 3814.69로 장중·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동시에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한 데 이어 3거래일 만인 지난 23일 장중 3900선을 돌파했고 이날 결국 전인미답으로 평가되는 4000선마저 뚫었다.

상승세 원동력은 반도체 대형주다. 미국 금리 인하 전망과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겹치며 코스피 시총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쌍끌이’로 주가가 치솟자 코스피는 무섭게 오르기 시작했다.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력기기 및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주가도 덩달아 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반도체에 이어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도 급등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일변도의 9월 증시와 달리 최근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더불어 이차전지, 자동차, 전력 기기, 증권 업종 등 기존 주도주와 소외주까지 걸쳐 업종 전반의 상승세가 연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업종에 집중된 랠리는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풍요 속 빈곤’으로 불린다. 업종별로 보면 특히 인터넷·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주 낙폭도 눈에 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상승한 가운데 건설업은 부동산 정책 및 3분기 실적 추정치 하향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그간 국장을 외면해온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지금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는 대체로 강세 기조를 좀 더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반도체·조선·방산·뷰티·증권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2026년 상반기까지 대세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4분기 초·중반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쉬어가는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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