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물 들어오는 ‘조선 도시’ 거제, 사람도 돌아온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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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최대 도심인 고현동 일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배후에 자리잡아 주거지와 상권이 밀집해 있다. 조선업 장기 침체로 28개월 연속 내림세이던 지역 인구가 10월 반등에 성공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거제시 제공 경남 거제시 최대 도심인 고현동 일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배후에 자리잡아 주거지와 상권이 밀집해 있다. 조선업 장기 침체로 28개월 연속 내림세이던 지역 인구가 10월 반등에 성공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거제시 제공

주력 산업인 조선업 장기 침체로 2년 넘게 내리막을 걷던 경남 거제시 인구가 반등에 성공했다. 조선업 훈풍에도 여전히 냉골인 지역 경제도 봄날을 맞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전출 초과 등 불안 요소도 많아 당장 경기 회복을 낙관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월 말 내국인 주민등록인구

24만 8524명… 전월 대비 55명↑

2년 5개월 만에 인구 증가 고무적

조선 업황 살아나면서 ‘첫 반등’

온전한 회복 아직 이르단 지적도

市 “부동산 투자 등 신중 기해야”

18일 거제시에 따르면 10월 말 내국인 주민등록인구는 24만 8524명으로 전월 대비 55명이 늘었다. 20대와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유입이 많았다. 40대 148명, 50대 56명, 60대 156명, 70대 58명, 80세 이상 6명으로 집계됐다. 20~29세도 42명이나 증가했다. 가구 수도 전월보다 192가구 많은 10만 1722가구였다. 1인 가구 165가구, 2인 가구 93가구 등 2인 이하 증가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을 제외한 거제시 인구가 증가를 기록한 것은 2년 6개월 만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양대 조선소의 수주 증가로 해외 선주사 인력이 유입되면서 외국인을 포함한 인구는 6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내국인만 놓고 보면 28개월 연속 감소했다.

조선업 위기가 현실화한 2015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거제시 인구는 2017년 5월 25만 6344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줄어 9월 말 24만 8469명까지 떨어졌다. 수주 절벽으로 인한 일감 감소에다, 정부 주도 고강도 구조조정 여파로 2년 5개월 동안 7875명이나 되는 인구가 거제를 떠난 것이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조선 업황이 살아나면서 감소세는 둔화됐지만 증가로 돌아서진 못했다. 일감은 늘었는데, 정작 노동자들이 돌아오지 않았다. 고용 불안, 열악한 노동 환경은 여전한데, 임금 수준은 오히려 낮아진 탓이다. 이 때문에 꾸준한 수주 낭보에도 지역 사회가 느끼는 경기 회복 체감도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인구가 소수지만 늘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란 평가다. 일감에 따라 인력 부침이 심한 조선업 특성상, 주소지를 옮기지 않고 일감을 찾아다니는 노동자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 이후 주민등록상 감소한 인구는 7000명 안팎이지만 지역 조선업 종사자 수는 4만 명 넘게 줄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유·출입 인구가 상당하다는 의미다. 삼성중공업 협력사 노동자만 해도 최근 1년 사이 4000명 이상 늘었지만 지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온전한 회복으로 판단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아직 전입보다 전출이 많은 전출 초과 상태다. 인구가 증가한 지난달 역시, 전입 1136명에 전출 1149명으로 순 이동 인구는 -13이다. 그나마 출생(139명)이 사망(81명)보다 많아 증가로 마침표를 찍었다. 게다가 10대와 30대, 3인 이상 가구도 계속 줄고 있다.

거제시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개인이 아파트나 원룸 같은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거제시 관계자는 “인구 유입도 많고 경기도 회복세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일각에선 지금이 투자 적기라 하지만 추이를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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