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한 개, 두부 한 모 사기도 겁난다
서민 생활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황금 사과' '금 대파'에 이어 과자, 김, 볼펜, 라이터 등 가격이 안 오르는 제품을 찾기 어려운 지경이다. 최근 고환율과 고유가로 인해 고물가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납품단가가 오르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섬유유연제와 생리대를 시작으로 주요 생필품의 소비자 가격은 다음 달부터 일제히 오른다. 가격 인상을 자제하던 라면 가격도 인상될 조짐이다.원·달러 환율이 1400원 가까이 오르며 원맥과 원당 등의 수입 가격도 상승했다. 원맥은 밀가루의 원료이고, 원당은 설탕의 원료로 라면이나 빵, 과자 등에 들어간다. 여기에 가뭄 등 기후변화에 따른 커피, 카카오 등 주요 작물의 작황 부진, 이른바 ‘기후플레이션’까지 겹쳤다. 유류비가 급등하면서 정부는 전기료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고 해운물류비의 상승은 물론 항공료 등 교통 요금의 인상도 불가피하다.통상 식품기업들은 원재료 재고를 품목에 따라 1∼2개월 치에서 3∼4개월 치 보유하지만, 고환율이 이보다 길게 지속되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 부담은 소비자 장바구니로 옮겨질 수밖에 없다. 식품 등 소비재 물가가 들썩이면 구매 심리에 영향을 준다. 소비자들이 최대한 지출을 줄이고, 식당에 손님들의 발길도 끊기는 악순환이다.이날 부산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이 모(43) 씨는 “예전 같으면 마트 한 번 온 김에 필요한 것들을 다 사서 갔는데 요즘에는 물가가 너무 올라서 물건 하나하나 살 때마다 온라인이랑 가격 비교를 해보고 저렴한지 다 따져보면서 사게 된다”면서 “마트에서는 식재료 위주로 사고 생필품은 온라인 최저가 등을 찾아보고 사게 된다. 마트에서 사 오는 품목의 수가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부산에서 두부를 제조해 판매하는 업체 대표는 “두부를 만들기 위한 콩은 전량 미국에서부터 수입하는데, 사업을 시작한지 40년 만에 콩값이 이렇게 무서웠던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곡물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환율마저 치솟아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그는 “kg당 1200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600원 정도고 앞으로 2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며 “결국 서민들의 식탁에서 두부가 올라가는 횟수가 적어지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당국이 환율 변동에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거시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먹거리 물가 잡기에 대해서는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일단 유통업계가 나서 수입선과 결제 화폐를 바꾸는 등의 비용 절감을 통해 소비자 물가 상승 억제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환율 영향으로 미국과 캐나다산 냉장 돼지고기 가격이 평균 10%가량 상승하자 유럽산 냉동 돼지고기 등으로 대체 발주하거나 국산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롯데마트도 해외 직소싱을 확대하고 있다.부산상공회의소 심재운 경제정책본부장은 "올해 초 소폭이지만 2분기에 소매유통업의 경우 다소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됐는데, 환율 변동으로 물가가 올라면서 소비 경기 위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7개 해변 누비는 슈퍼어싱 첫 관문 해운대 편 스타트
맨발 마니아들의 잔치 한마당이 될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가 드디어 첫걸음을 내딛는다. 사흘 뒤인 오는 21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광장 일대 해변에서는 맨발걷기 좋은 도시 부산 선포식과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 해운대 편이 막을 연다. 이날 행사는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부산상공회의소, BNK금융그룹, 부산일보가 공동 주최하고 부산맨발걷기좋은도시운동본부(맨발부산운동본부)가 주관하며, 사전에 참가 신청을 마친 20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바닷가에서 슈퍼어싱을 즐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부산시는 행사 당일 대거 인력을 투입해 첫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해운대구 역시 참가자 안전을 위해 해변 청소에 나선다. 21일 오후 5시 시작되는 선포식에는 부산의 주요 기관장과 정치인, 기업인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부산시의회 안성민 의장, 부산상공회의소 양재생 회장, BNK부산은행 방성빈 은행장,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조경태·김미애 국회의원, 주진우 국회의원 당선인, 김준호 홍보대사,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박동창 회장, 김진수 부산일보사장 등 여러 내빈이 자리를 빛낸다. 이들은 부산을 맨발걷기 성지로 만들기 위해 맨발 길 조성 등 환경 개선에 함께 힘을 모으겠다는 다짐을 ‘맨발걷기 좋은 도시 부산 선언문’에 담아 선포한다. 어싱 도시 부산 선포를 축하하는 ‘터치 버튼 퍼포먼스’, 맨발걷기 특강도 이어진다. 우리나라 특광역시 가운데 지자체와 시민이 뜻을 모아 ‘맨발걷기 좋은 도시’를 선언한 것은 부산이 첫 사례로, 부산이 전국적인 ‘맨발 성지’로 거듭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은 물론 전국에서 달려온 맨발인들이 참가하는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는 이날 오후 5시 30분 시작된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운영되는 이벤트광장 현장 텐트에서 챌린지 사전 신청자와 현장 신청자(선착순 200명) 등록이 시작된다. 현장 등록자에게는 자신이 속한 조를 표시하는 색깔별 손목띠와 함께 유명 브랜드 신발가방, 생수, 수건, 배지, 부산도시철도 모바일 승차권 등 기념품이 배부된다. 3km 구간 맨발걷기가 끝나면 반얀트리해운대부산 숙박권과 부산미래IFC검진센터 VIP건강검진권, 라치나타 상품권 등 푸짐한 경품이 기다린다. 세븐비치 챌린지 해운대편 참가 신청자 전원에 대해서는 행사 후 VIP건강검진권, 반얀트리해운대부산 숙박권, 팬스타크루즈 승선권 등 경품을 따로 추첨해 개별 통보한다.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한성호 교수는 “챌린지 참가자들이 맨발로 걷기 전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해 무릎과 발목 관절의 부담을 줄여 줘야 한다”며 “아울러 맨발걷기는 지속적으로 해야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부산 ‘평당 4000만 원’ 본격화… 미분양 부추길라
부산의 주요 입지에서 건립되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들이 평(3.3㎡)당 4000만 원을 넘나드는 분양가를 적용할 전망이다. 고분양가로 인해 미분양 물량이 쌓인다면, 지역 부동산 시장의 침체 장기화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지역 분양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동구 범일동에 건립하는 ‘블랑써밋74’가 이르면 오는 6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55보급창 인근에서 북항을 바라볼 수 있는 입지에다 최고 69층의 초고층 하이엔드 아파트가 들어서 분양 성패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곳이다. 정확한 분양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평당 3500만 원에서 4000만 원에 달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온다. 호텔 라운지를 표방하는 단지 내 커뮤니티와 최고급 가전·가구 등을 앞세운 이 아파트는 하이엔드답게 40~50평형대가 주를 이룬다. 각종 옵션을 제외하고도 15억 원을 넘기는 분양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 단지는 대우건설이 옛 한진택배 물류센터 자리를 직접 매입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분양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건설사 측의 손해가 커지겠지만, 문제는 단순히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블랑써밋74와 같은 지역 분양시장 ‘대어’의 성적표는 다른 아파트 분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이 수영구 남천동 메가마트 부지에서 추진하는 주택 개발사업도 전례 없는 고분양가가 예상된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지난해 땅 소유주인 부산도시가스로부터 6328억 원을 주고 부지를 매입했다. 대우건설은 이곳에 최고 39층, 845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립하고 여기에도 하이엔드 브랜드인 ‘써밋’을 적용할 방침이다. 부산의 전통적인 부촌인 남천동에 광안대교를 내려다보는 조망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입지를 감안해도 토지 매입가가 비교적 비쌌던 만큼 높은 분양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4000만 원 중반대에 육박하는 분양가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해운대구 재송동 한진 컨테이너 야적장(CY)에 들어설 예정인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 역시 4000만 원이 넘는 분양가가 책정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역 업계와 전문가들은 고분양가 책정으로 인한 미분양 적체를 우려한다. 물론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극도로 침체돼 있던 부산 지역 분양시장의 반전을 꾀할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분양 성적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미분양이 상당수 나온다면, 그렇지 않아도 동력을 찾지 못하는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실제 지난 1월 부산의 미분양 주택 물량은 3372가구로 2019년 10월(4380가구) 이후 3년 3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손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1월 부산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174가구로 전월 대비 292가구(33.1%)나 증가하며 가파른 속도를 보였다. 부산의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호황일 때야 상관이 없겠지만 지금처럼 안 좋을 때 고분양가를 고수하다 미분양이 나면, 시장 상황만 주시하며 분양을 계속 미루고 있는 다른 사업장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원자잿값 상승과 PF 부실 사태 등으로 앞으로 아파트 분양가가 지금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며 “고분양가는 미분양의 직접적 원인이며, 미분양 적체는 주택시장 침체가 길어지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이르면 19일 후임 비서실장 발탁… 장제원 유력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19일 대통령 비서실장 후임 인선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4·10 총선 참패에 따른 인적쇄신이 늦어지면서 국정 난맥상이 표면화되자 비서실장부터 서둘러 발탁해 대통령실을 정비하고 민심 수습에 나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을 비롯한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비서실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난 16일 윤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가진 홍준표 대구시장도 “비서실장은 정무 감각이 있고, 충직해야 한다”면서 장 의원을 강하게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의원 이외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호남 출신인 이정현 전 의원, 정진석 의원 등도 여전히 비서실장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윤 대통령은 비서실장 임명 뒤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회 임명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총리 후보로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권영세·주호영 의원 등이 거론된다. 윤 대통령이 만찬 회동에서 홍준표 시장에게 총리직을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야권 인사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기용 가능성도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SNS에 “지금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너무도 중요한 시기여서 협치가 긴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 자격으로 1년 3개월가량 미국에 체류 중이던 박 전 장관은 현재 일본 오사카를 방문 중인데 이번 주말 귀국한다. 윤 대통령은 ‘국정 투톱’에 대한 인선을 마무리한 뒤 내주부터 공개 일정을 본격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원 찬성한 외과 전문의 “그런데 정부안엔 공공이 빠졌다”
“의정 갈등이 두 달째 지속되는 사이 정부의 의료개혁 방향에는 주권자인 국민의 목소리가 담겨있지 않습니다. 의료개혁의 중심에는 국민이 있어야 합니다.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각자의 자리로 돌아와서 투쟁을 하고, 정부도 타협을 준비해야 합니다.” 18일 〈부산일보〉 취재진과 만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부산경남 지부 정운용(60) 대표는 이렇게 강조했다. 정 대표는 부산 초량 산동네에서 태어나 인제대 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경험을 통해 그동안 봉직의와 개원의로 의료 현장에서 일하면서도 부산 노숙인진료소 소장으로 20년 넘게 일해 왔다. 정 대표는 최근 치러진 제42대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해 화제를 모았다. 5명 후보 중 유일하게 의대 정원 증원 찬성을 주장해서다. 1차 투표 득표율은 2.7%에 그쳤다. 소수이긴 하지만 정 대표의 뜻에 공감하는 의사도 있다는 의미다. 그는 “지금처럼 공공의료에 대한 재정 계획이 없는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에는 반대지만 기본적으로 인의협은 공공적인 의대 정원 증원에 찬성한다”면서 “군 사관학교, 경찰대, 철도대학처럼 국가가 뽑아 키우고 배치하는 공공의대를 통한 증원이 가장 좋고, 아니라면 10~15년 지역 의무 복무 계약을 하는 지역의사제 도입을 통한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의대 정원 증원에 찬성하는 이유는 2가지다. 상급종합병원 의사의 노동 시간이 긴 데다 노동 강도가 강하고, 노인인구 증가로 갈수록 의사가 더 필요해지는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정 대표가 생각하는 적정 증원 인원은 300~500명 정도다. 그는 “수술과 진료, 교육을 모두 맡는 의대교수가 한꺼번에 늘어난 2000명을 가르칠 여력이 없다고 하는 실정이다”며 “현재 정원의 10% 증원에서 그보다 조금 더 많은 500명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의료가 공공재라고 본다. 하지만 2000년 의약분업 파업 이후 의사의 저항이 부분적이든 전면적이든 성공하면서 현재 의정 갈등이 심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국민의 대다수는 의대 정원 증원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의사들은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궤변을 늘어놓는 실정이다. 정 대표는 “국가가 의사에게 독점적 진료권을 면허를 통해 보장하고 기본적으로 개원은 의사만 할 수 있는 만큼 의료는 공공재”라면서 “공공재인 만큼 책임이 따르는데 의사들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지금 같은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대표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의협이 지금처럼 의사 권익단체가 아니라 ‘민주적 전문가 단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의협이 폐쇄적인 환경 내에서 집단 주장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와 접촉을 늘리고, 전문가 단체로서 정부에 선제적인 의료 정책을 제안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거다. 필수의료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결국 의료 공공성 강화밖에 없다는 것이 정 대표의 시각이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부산의료원을 비롯한 공공병원이 최일선에서 전담병원으로 감염병을 이겨냈는데 결국 돌아온 것은 쌓인 적자뿐이다. 정부는 겨우 6개월분의 회복지원금을 주고 알아서 재정 혁신을 하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저출생과 고령화 복합 위기로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지역 의료에 대한 정 대표 해법은 역시 공공병원 확충이다. 정 대표는 “지역 거점별 공공의료원을 중심으로 공공병원 산하 의원을 여러 개 두는 방식으로 공공병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 도입을 통해 국민의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의정 갈등 과정에서 주권자인 국민이 빠져있었고 환자는 고통 당하고 불안감이 커졌다”면서 “진정한 주권자인 국민이 참여하는 의료개혁을 해야 한다. 정부는 공공적인 의대 정원 증원을 보장하고 의사단체는 이를 받아들이는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정 난맥상 최소화… 총리·비서실장 투톱 인선 속도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등 ‘국정 투톱’ 인선을 서두르고 있다. 한덕수 총리와 이관섭 비서실장 등이 지난 11일 총선 결과에 책임지고 사의를 밝히면서 대통령 보좌기능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총리와 이 비서실장이 여전히 현직에 있지만 교체가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에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이에 따라 여러가지 국정의 난맥상이 빚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총선에 대한 입장을 밝힌 지 4시간 만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기자들을 만나 “저부터 잘못했다”는 윤 대통령의 사과 발언을 전하는 등 메시지 관리에 혼선이 빚어졌다. 또 이르면 지난 주말 단행됐어야 할 후임 인선이 늦어지면서 야권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특히 지난 17일 ‘박영선 총리·양정철 비서실장’ 카드가 용산발로 보도된지 1시간여 만에 대통령실은 “인선을 검토한 바 없다”고 언론에 공식적으로 공지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각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는 “유력하게 검토한 것이 사실”이라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주요 인선안이 공식 의사결정 라인이 아닌 곳을 통해 일부 언론에 흘러나와 혼선을 일으킨데 대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총선 후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5∼17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대통령 지지율은 총선 직전인 2주 전보다 긍정 평가는 11%포인트(P) 내린 27%P, 부정 평가는 9%P 오른 64%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처럼 국정의 난맥상이 불거지자 여권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비판을 받는 인선이라고 하더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며 “다른 자리는 몰라도 비서실장 만큼은 속전속결로 후임을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19일 비서실장 인선부터 단행해 대통령실 정비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서는 비서실장 임명과 동시에 정무수석 교체도 우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임 정무수석의 경우 황상무 전 수석 사퇴로 공석인 시민사회수석실 조직도 일정 부분 관할하게 하면서 정무 역량에 힘을 실어주는 방안이 진지하게 고려되고 있다. 200석에 가까워진 거대 야당을 상대하기 위해 정무 감각과 소통 역량이 뛰어난 인사를 물색 중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는 일부 인사들을 상대로 정무수석 기용에 대한 의사 타진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선을 매듭지은 뒤 곧바로 챙겨야 할 현안도 산적해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야당이 이날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4·10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선거 후 처음으로 국회 상임위에서 법안 직회부를 밀어부친 것이다. 여소야대 국회를 넘어선 ‘거야’ 국회를 상대해야 할 대통령실의 첫 시험대인 셈이다. 또 내주 외국 정상들의 잇따른 방한과 전 세계 모든 공관장이 참석하는 재외공관장회의 등 통상적으로 대통령이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일정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전문성 무장 ‘중량급’ 부산 초선의원, 지역 일꾼 기대감
22대 국회 개원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의도에 입성하는 초선은 131명으로 전체 국회의원 가운데 44%를 차지한다. 부산에서도 정치 혁신의 ‘마중물’이 될 초선이 다수인 가운데 각 분야에서 검증된 이들이 이름을 올려 지역 일꾼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부산 18개 지역구 가운데 초선은 총 7명이다. 초선뿐 아니라 부산 당선인 가운데에서도 가장 연장자인 국민의힘 김대식(사상) 당선인은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통령 직속 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을 지냈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으로 활동했고, 출마 직전까지는 경남정보대 총장을 지내는 등 교육계에도 오랜 기간 몸담았다. 웬만한 다선 의원에 버금가는 이른바 다양한 스펙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취임 일성으로 “태풍이 오면 어깨동무하고 비가 오면 우산을 받쳐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밝혔다. 대학 총장을 지낸 만큼 그는 부산 지역 인재 유출에 남다른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그는 “부산에 일자리가 줄고 경제 환경이 연일 악화되다보니 청년들이 타의로 부산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의 젊은이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특별법을 만들고자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 당선인은 이를 위해 22대 국회에서 교육위원회에서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박성훈(북을) 당선인은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정치 초보임에도 본경선 2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 4·10 총선에서는 구청장 출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접전 끝에 승리하며 정치인으로서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박 당선인은 기획예산처(기획재정부 전신) 예산실 등을 거쳐 청와대 경제수석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재정 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이 풍부하다. 부산 주요 현안들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산 확보가 가장 중요한 데, 지금도 박 당선인의 후배들이 기획재정부 곳곳에 근무 중인 만큼 지역에서는 그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특히 박 당선인은 부산과 북구 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을 처음 제안하고 구체화한 그는 관련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외에도 자신의 주요 공약인 화명~서면 도시철도 건설과 교육 국제화 특구 지정 등을 위해 국토교통위, 교육위 그리고 전문성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기재위 등 다양한 상임위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3수 끝에 국회 입성의 꿈을 이룬 곽규택(서동) 당선인은 평소 유쾌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평가받는다. 쉼 없이 레이스를 달려온 까닭에 중간중간 지칠법도 하지만 지역 주민들 앞에선 단 한 번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이다.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형사3부장검사, 전주지검 부장검사, 춘천지방검찰청 속초지청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6부장검사 등을 거쳐 15년 간 검찰 조직에서 생활해 온 그는 검사 출신 김도읍 의원, 주진우 당선인과 함께 법안 심사 최종 관문 법제사법위원회 배치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사 중 하나다. 다만 곽 당선인은 “2번의 실패 끝에 이번에 당선된 것은 지역민들이 믿음을 주고 지지와 성원해 준 덕분”이라면서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지역 발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토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의 도전 의지가 강하다. 특히 그는 서동뿐 아니라 부산을 위해서도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할 현안들이 많다”면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나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등이 대표적인데, 처리가 불발되더라도 22대에서는 반드시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 6일 근무가 대수냐”… 허리띠 바짝 죄는 기업들
고물가·고금리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환율까지 급등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복합 악재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경제계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모든 계열사 임원들은 이번주부터 주 6일 근무를 한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재계 1위 삼성이 사실상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그룹 맏형 삼성전자는 경영 지원·개발 담당 임원 중심의 주 6일 근무를 생산과 영업 등 나머지 임원들로 확대하고,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 임원들도 주 6일 근무에 동참한다.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도 시행을 검토 중이다. 삼성의 비상 경영 전환은 재계 전체로 확산될 공산이 크다. SK그룹은 이미 2월부터 수뇌부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토요일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토요 사장단 회의’를 24년 만에 부활시켜 격주로 회의를 열고 있다. SK그룹 계열사 주요 임원들은 휴무일로 지정된 ‘해피 프라이데이’에도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점검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6월 확대경영회의를 통해 사업 재편 방향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롯데그룹 역시 최근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사업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는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계열사 임직원들의 골프와 해외 출장 등을 제한한 상태다. 이마트는 창립 31년 만에 처음으로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전사 희망퇴직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LG화학은 첨단소재사업본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건설업은 유례없는 불황에 도급 순위 상위 기업들까지 줄도산 위기라는 전망이 들린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수출 비중이 높은 가전과 자동차 업계는 달러를 벌어 들여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일부 환차익 수혜로는 실적 악화를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과거 고환율에 명암이 갈리던 분위기도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이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추는 등 글로벌 제품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실제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내놓은 ‘환율 변동이 국내 제조업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대규모기업집단(대기업)의 경우, 실질실효환율(원화)이 10% 하락하면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0.29%포인트 하락한다”고 추산했다. 이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의 수출전략이 점차 가격경쟁에서 기술경쟁으로 변화하면서 원화의 가치가 하락했을 때 수출가격 하락을 통한 매출 증대와 같은 효과가 사라졌다는 얘기다. 대신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철강업계와 모든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업계 등의 시름은 더 깊어지는 터라 우리 산업 전반에 먹구름이 짙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부산 경제를 지탱하는 해운과 물류업계는 ‘삼중고’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 최대 25%를 유류비로 쓰는 이들 산업은 고유가와 고환율로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부산에서 선박 선용품 업체를 운영하는 한 기업인은 “주류나 담배 등 선원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달러로 매입해 판매하는데, 환율이 오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부담이다. 정관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제지업체 대표는 “글로벌 불경기가 장기화 되자 모든 상황이 다 어려워졌다”며 “결국 정부의 정책자금이나 금융 지원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데, 고금리로 자금 융통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IMF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온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 모듈러 교실 공기질 또 부적합… 안전 우려 증폭
모듈러 교실의 공기질이 정상 기준치를 초과해 문제(부산일보 4월 8일 자 11면 등 보도)가 됐던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또다시 유해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인다. 특히 유해물질 제거 작업을 벌인 후 검사를 실시했는데도 공기질이 부적합한 것으로 나오면서 모듈러 교실 안전 우려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18일 부산 북부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부산 A초등학교 모듈러 교실과 복도 등 20개 지점을 전수조사 결과, 교실 1곳에서 공기질 ‘부적합’이 나왔다. 3학년 교실 1곳에서는 총휘발성 유기화합물 수치가 최대 519.7㎍/㎥, 평균 492.4㎍/㎥를 기록했다. 늘봄교실 1곳은 최대 539.9㎍/㎥, 최소 510.7㎍/㎥인 것으로 확인됐다. 총휘발성 유기화합물 정상 기준치는 400㎍/㎥이다. 총휘발성 유기화합물은 피부에 닿거나 호흡기로 들어오면 아토피나 기침, 두통 등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을 말한다. 공기질 적합이 나온 모듈러 교실도 기준치와 아주 근접한 위험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적합이 나온 늘봄교실은 총휘발성유기화합물 수치가 최대 390.5㎍/㎥, 3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실 1곳은 수치가 최대 375.6㎍/㎥였다. 4학년 교실 3곳에서는 각각 393.9㎍/㎥, 369.7㎍/㎥, 342.7㎍/㎥로 확인되는 등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모듈러 교실의 실내 공기질이 또 정상 기준치를 초과한 ‘부적합’ 결과가 나오면서 학부모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7일과 9일 환기와 베이크 아웃(유해물질 제거) 작업이 2회 진행됐는데 개선된 점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시교육청은 베이크아웃 작업을 진행하면 더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예상과 반대 결과가 나오면서 학부모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A초등학교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수치가 ‘적합’이 나와도 믿을 수가 없다. 새집도 2년은 유해물질이 나오는데 모듈러 교실도 마찬가지인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학교만 다녀오면 비염이 심해지는 아이도 있다. 교무실을 모듈러 교실로 옮기고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한 학생들은 일반 학교 건물을 쓰도록 하는 등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이날 오후 3시 부산시의회에서 이종환 시의원(부산 강서1) 주재로 시교육청과 북부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이 모여 긴급 회의를 진행했다. 시교육청은 학부모들의 우려가 없도록 모듈러 교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나
의료 공백 두 달… 의사도 환자도 지쳤는데 손 놓은 정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 현장을 떠난 지 2달째에 접어들었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의료계와 환자를 포함한 국민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술과 회진, 외래에 당직 업무까지 떠맡은 수련병원 교수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번아웃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부산대병원의 경우 의료진이 부족해 진료가 제한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외래 진료 축소 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 부산대병원 한 교수는 “한 달째 당직실에서 숙식하는 교수들이 숱하고, 이제는 환자들마저 자신을 봐주던 의사가 일을 못 하게 됐을 때 다른 의사의 진료를 볼 수 있는지를 두고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상황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환자들은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공개 대응에 나섰다. 지난 9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의료 공백 해결과 환자 중심 의료 환경 구축을 위한 국민동의청원에 나선 데 이어, 환자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사직한 후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있는 전공의 명단을 입수해 공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조만간 정보공개를 청구, 사직 전공의 명단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복지부가 서면 점검을 통해 확인한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이탈 전공의 수는 지난달 8일 오전 11시 기준 1만 1994명이다. 전체 인원 대비 이탈률은 92.9%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다음 달 전공의 일부가 돌아올 수 있다는 조심스런 예상도 나온다. 이른바 ‘빅5’ 등 주요 대형병원에서 전임의(펠로·전문의를 딴 뒤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임상강사)의 복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4월에 군 복무를 마친 전공의들이 5월께 입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집단사직 사태 장기화로 인한 생활고 등이 전공의 복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도 총선 이후에는 의정 갈등의 실질적 해결을 위한 대안 없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양측 갈등이 단시간에 극복되기보다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환자들 피해를 넘어 의료체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를 열고 “의료개혁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며 “각계의 합리적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3고 시대’ 불안한 투자 심리, 안전자산 쏠림 가속화
미국 증시가 연일 하락하고 가상자산도 급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안전자산인 금으로 쏠리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시기 지연을 시사하고 이란-이스라엘 충돌로 인한 중동발 위험이 커진 탓이다. 이달 들어 골드바 구매, 금 관련 투자상품 투자액이 폭증했다. 18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골드바 판매액은 53억 6876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한 달간 골드바 판매 금액의 약 62%에 달하는 것이다. 부산은행에서도 지난 15일까지 골드바 판매액은 3억 9422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한 달간 2억 7721만 원이 판매됐는데, 15일 만에 지난달 판매액의 40% 이상을 초과했다. 골드바는 은행이 파는 실물 금이다. 이달 중순까지 판매 속도를 고려할 때 4월 한 달간 판매금은 연중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 관련 간접 투자 상품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수요가 몰리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상장지수펀드(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대표적인 금 선물 연동 상품인데 이달에만 수익률이 14.05%에 달한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이 상품의 수익률은 8%대로 전체 ETF 상품 중 수익률 상위 200위 권 대에 머물렀다. 거래 대금도 55억 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거래 대금이 가장 많았던 KODEX 레버리지(23조 원)의 0.02%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달 들어 13거래일 동안 43억 원의 거래 대금이 몰렸다.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환율 급등으로 환율 관련 투자 상품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만큼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의 올해 수익률은 각각 19.16%, 18.95%, 18.70%에 이르렀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3.75g당 36만 7000원이었던 금값은 지난 12일 기준 44만 8000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찍었다. 18일 39만 3600원을 기록하며 40만 원대가 무너지기도 했으나 중동발 전쟁 위기감이 고조된 뒤 3.75g당 가격은 40만 원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왔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한동안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 전망이 가격을 떠받친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이란-이스라엘 충돌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 위험자산인 주식, 가상자산에 대한 위험성이 커지고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진다.
환율 1400원대 재진입 하나 한국 경제 ‘3고’ 장기화 우려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적극 개입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지만, 조만간 다시 14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강달러 기조가 강해지고 있는데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환율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장중 140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등 단 세 차례 뿐이다. 금융시장에서는 고환율(원화 약세)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 위험성이 여전해 안전 자산인 달러 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역시 지난 16일 기준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엔화의 환율도 34년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았다. 특히 4월은 외국인이 3월 주주총회에서 받은 배당금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더 두드러진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1조 원을 비롯해 총 9조 원이 이번 달에 외국인에게 배당금으로 지급된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물가와 고유가에 더해 고환율까지 겹치며 당초 하반기로 예상됐던 기준금리 인하 시기도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미국이 먼저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데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를 장기간 미룰 수 있다고 시사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외환당국은 최근의 달러 강세가 1년 반 전에 비해 일시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회의 이후 대담에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개입에 나설 “재원과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 수주간 환율에 영향을 끼친 여러 외부요인이 있었다며 원·달러 환율 급등에 미국의 통화정책, 지정학적 긴장, 이웃 국가인 중국의 위안화와 일본 엔화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전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그렇게 할 충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외환당국이 앞으로 상황에 따라 환율 방어를 위한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선 바빴던 부산시의원, 이젠 의회로
부산시의회가 18일부터 15일간의 일정으로 제320회 임시회를 열었다. 22대 총선 유세로 분주했던 시의원들이 지역구에서 의회로 돌아와 본연의 업무를 시작했다. 부산시의회는 오는 6월 정례회에 앞서 선거 기간 미뤄졌던 업무들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내달 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임시회에서 부산시의회는 조례안 48건, 동의안 20건, 의견청취안 1건 등 모두 69건의 안건을 처리한다. 임시회 첫 날인 18일에는 본회의 개회를 시작으로 12명의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했다. 정채숙(비례) 의원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야생 들개 관리 대책을 촉구했고, 서지연(비례) 의원이 지역 안전지수가 최하위권에 머문 부산시를 질타했다. 부산시의회는 19일부터 29일까지는 상임위별 조례안 및 동의안 등 일반 안건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주요 사업지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원자력발전지역개발특별회계 설치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 등의 의안이 접수된 상태다. 부산시의회 안성민 의장은 "총선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임시회가 그간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일소하고, 일상회복의 의지를 북돋고 미래로 전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특별법 제정, 에어부산 분리 매각, 산업은행법 개정 등 부산 발전을 위한 시급한 현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의원 모두가 더욱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하2 보궐선거에 당선된 전원석 의원도 본회의에 참석해 의원 등록을 마쳤다. 민주당 소속 전 의원의 합류로 부산시의회의 민주당 의원은 기존 반선호·서지연 2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부산 첫 K팝 고등학교 2026년 개교
K팝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한 부산 첫 K팝 고등학교가 오는 2026년 3월 문을 연다. 부산시교육청은 K팝 분야에 관심이 많은 국내외 학생들을 위한 ‘글로벌 K-POP 스쿨’(K팝 스쿨)을 개교하기로 확정했다. 시교육청은 2028년 3월로 검토했던 개교 시점을 2년 앞당겨 2026년 3월 문을 열기로 결정했다. K팝 스쿨은 서낙동강과 인접한 강서구 죽림동 가락중학교(폐교) 부지에 들어선다. 시교육청은 가락중 현 건물을 K팝 교육에 적합한 환경으로 리모델링하고, 학생들이 머무를 기숙사를 새로 짓기로 했다. K팝 스쿨은 비수도권에 처음 들어서는 K팝 고등학교다. K팝 관련 고등학교는 한국K팝고(충남), 인천대중예술고(인천)가 운영되고 있다. K팝 스쿨은 학년당 8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학과는 △보컬학과 △실용음악과 △보컬댄스과 △작곡과로 구성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일본·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유럽, 남미 등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K팝의 상황을 반영해 정원의 50%까지 외국인 학생을 유치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세계 곳곳의 고등학생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각 나라 교육 당국과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체류 비자를 발급하고 수업료와 기숙사비를 징수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K팝 스쿨의 안정적인 정착과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부산을 포함한 전국 주요 K팝 관련 대형 기획사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재학생들의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K팝 전문가들을 산학겸임교사로 초빙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시교육청 배진아 특성화교육 장학관은 “K팝 스쿨에는 실력을 갖춘 전문가를 공모형 교사제 등을 통해 초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락유원지 42층 생숙 개발 일단 제동
부산시가 민락유원지에 추진하는 42층짜리 생활숙박시설 개발 계획에 대해 주변 산 정상보다 월등히 높은 건물 높이를 지적하며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건설사는 조망권 훼손이 적다고 판단하고 비슷한 건물 높이로 심의를 다시 받을 계획이다. 부산시는 지난달 27일 열린 제3차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도시관리계획(민락유원지 조성계획) 변경결정안’을 재심의하기로 의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부산 A건설사는 민락동 113 일원에 지하 9층~지상 42층 1개 동, 400여 세대 규모의 생활숙박시설 신축을 추진 중이다. 해당 부지는 옛 미월드 부지와 이웃하고 민락공원 하부에 있다. 옛 미월드 부지에 추진 중인 고층 생활숙박시설과는 별개 사업이다.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생활숙박시설 계획에 대해 재해 안전성, 환경성, 접근성 등을 지적했다. 심의 결과를 보면, 위원회는 ‘외부 공간에서 민락유원지로 접근 가능한 보행 수직 동선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사업 대상지 여건(곰솔군락지, 급경사지)을 고려한 환경성과 재해안전성 제고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건축물 높이도 문제 삼았다. 위원회는 사업지 부근의 해발 75m 높이 진조말산과 비교해 건물 최고 높이가 적절한지 의견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생활숙박시설 최고 높이는 175m 수준이다. A건설사는 오는 24일 열리는 제4차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생활숙박시설 수정 계획을 심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접근성을 지적한 시 권고에 대해서는 외부 보행로와 민락유원지 내 산책로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 2개를 설치하는 계획을 추가했다. 42층에 조성할 계획인 전망대에 대해서도 공공기여 차원에서 일반 시민이 별도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건물 높이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건설사는 42층 원래 계획대로 심의를 다시 받을 계획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건물이 1개 동밖에 되지 않아 경관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1대에 승객 2명뿐" 김해공항 리무진 폐업 위기
김해공항과 부산 시내를 오가며 공항 이용객을 실어나르는 리무진 버스가 극심한 경영난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김해공항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시민 불편은 물론 지역 관광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18일 김해공항 리무진 버스를 운행 중인 (주)태영공항리무진에 따르면 2018년 50만 5158명을 기록한 공항리무진 승차 인원은 해마다 감소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9만 301명으로 뚝 떨어졌다. 5년 새 승객이 5분의 1로 줄면서 경영은 직격탄을 맞았다. 민간사업자인 태영공항리무진은 2008년 3월 부산시로부터 한정면허(6년)를 받아 같은 해 4월부터 부산역~김해공항, 해운대~ 김해공항 2개 노선을 운행해 왔다. 이전 업체는 만성 적자로 면허를 반납했다. 당시 시는 김해공항으로 유입되는 여행객 편의와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재정 지원을 약속하며 태영공항리무진을 새 사업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15년 넘게 운행을 이어오던 태영공항리무진은 부산~김해경전철 개통과 자차 이용 증가, 코로나19 여파로 복합적인 위기를 맞았고 적자가 빠르게 쌓여갔다. 탑승객이 급격하게 줄어 버스 운행 대수와 노선도 덩달아 줄였다. 이용객도 연쇄적으로 줄어드는 악순환도 반복됐다. 28인승인 김해공항 리무진버스는 현재 해운대 노선(33.5km)만 7대(6대·예비차 1대)가 운행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부산역 노선까지 총 12대의 버스를 운행지만 코로나 여파로 적자가 불어나자 사업자 측은 부산역 노선을 없애고, 운행 횟수도 절반인 하루 6번으로 줄였다. 그러나 여전히 매달 1억 원씩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폐업 위기에 몰렸다는 게 사업자의 주장이다. 태영공항리무진 관계자는 “한 번 운행에 승객 20명은 타야 정상 운영이 되는데 대당 승객은 불과 2명 정도”라며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다고 하지만 그 전에 리무진은 문을 닫을 위기”라고 말했다. 김해공항 리무진버스가 적자로 면허를 반납하게 되면 부산 관광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해공항 측은 올해 국제선 1000만 명 등 공항 이용객이 1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공항 리무진 버스가 사라지면 시민과 관광객의 불편은 물론, 공항 일대 교통 혼잡도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공항 일대 교통난 해소 방안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 같은 정책과도 엇박자를 낼 수밖에 없다. 부산시는 공항버스 리무진의 적자 보전을 위해 올해 92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매달 1억 원이나 되는 적자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운영사의 입장이다. 부산시 버스운영과 관계자는 “공항리무진버스는 일반 시내버스와 같은 준공영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적자 보전이 어렵지만, 시민 불편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시가 재정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운영사 측에서 제출한 자료를 검증해보고 논의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건설현장 추락사고’ 유족 “원청 업체도 수사해야”
부산 한 건설사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정순규 씨가 추락해 숨진 사고와 관련해 하청업체 현장소장이 검찰에 송치됐다. 부산경찰청은 사고 당시 하청업체 현장소장인 50대 남성 A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형사재판 1심 과정에서 제출한 ‘관리감독자 지정서’ 필적과 서명을 조작한 혐의(사문서 위조·위조 사문서 행사)를 받고 있다.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은 B건설사 현장소장과 안전관리자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됐다. 정 씨 유족은 B건설사 관계자 등을 송치하지 않은 수사기관의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부산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께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검찰청 정문에서 유족과 함께 ‘사문서 위조·위조 사문서 행사 B건설 규탄과 엄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숨진 정 씨 아들 석채 씨는 “저희 유가족은 사문서 위조가 형사재판에서 집행유예 같은 터무니없는 처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해 고소에 이르게 됐다”며 “엄정한 수사를 기대했지만, 원청 B건설은 불송치로 옹호하고, 하청만 송치하는 꼬리자르기 식 수사로 종결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검찰청 민원실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1만 6185명이 참여한 탄원서엔 ‘고 정순규 님 사망 사건이 은폐되고 조작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그럼에도 B건설과 하청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형사재판은 여타 산재 사망사고처럼 집행유예라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며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추락한 원화 가치, OECD 37개국 중 32위
원화의 실질 가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5번째로 가장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달러화 강세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통화 가치가 현저히 저평가되면서 원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2월 말 기준 96.7(2020년=100)을 기록했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이다. 이는 기준 시점과 현재 시점 간의 상대적 환율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되었다고 간주한다. 결국 원화가 저평가 국면에 진입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BIS 통계에 포함된 OECD 가입 37개국 중에서는 한국이 일본(70.3), 튀르키예(90.2), 노르웨이(95.3), 이스라엘(95.6) 등에 이어 5번째로 수치가 낮았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도 일본과 튀르키예, 중국(93.4)에 이어 4번째로 낮았다.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외환위기 당시 68.1,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78.7까지 떨어진 적 있다. 근래에는 2020년 10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100선을 웃돌다가 이후 90 중반대를 맴돌았다.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했던 2022년 10월 일시적으로 90.7까지 내렸다. KB국민은행 문정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달 말 기준으로 보면 실질실효환율이 더 낮아질 것”이라며 “원화가 장기 평균 대비 약 6~7% 정도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기 호조로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점은 원화 가치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2월 말 기준 108.1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에 일본은 2022년 4월부터 80선 아래로 내려앉았고, 중국도 같은 해 10월부터 100선을 밑돌고 있다.
NC 서면점·메가마트 남천점 '고별전'
다음 달 폐점을 앞둔 NC백화점 서면점과 메가마트 남천점이 고별전에 나선다. NC백화점 서면점은 19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고별전을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NC백화점 서면점은 다음 달 27일까지 영업한 뒤 폐점한다. NC백화점 서면점은 고별전 첫날인 19일 하루 영업시간을 오전 9시로 앞당기고 선착순 행사를 진행한다. 오픈 시간에 맞춰 1층 정문에서 선착순 1000명에게 재사용 가능한 쇼핑백을 무료로 증정하며, 당일 1만 원 이상 구매시 당일 사용 가능한 5000원 쿠폰도 제공한다. 당일 3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 1000명에게 선착순으로 스크래치 럭키쿠폰을 증정하며, 구매 금액에 따라 선착순 사은품도 제공된다. 19일 하루 애슐리퀸즈·자연별곡·로운·피자몰에서는 성인 3명 식사 시 미취학·초등 1명 무료 식사 이벤트도 진행한다. 19일부터 21일까지는 모던하우스 브랜드데이가 진행된다. 리빙 제품 20%, 가구 제품 10% 할인 등이 제공된다. 이외에도 오는 23일까지 스파오·행텐·슈펜·지오지아 등 브랜드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NC백화점은 다음 달 1일부터 2차 고별전도 진행할 예정이다. NC백화점 서면점 킴스클럽은 이달 30일까지만 영업한 뒤 우선 철수할 예정이다. 서면점 킴스클럽은 고별전으로 오는 21일까지 3일 한정 한우 최대 50% 할인과 1+1할인 행사 등을 진행한다. 다음 달 31일 폐점을 앞둔 메가마트 남천점도 패션 브랜드부터 고별전을 실시한다.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VR 게임, 전세계 게이머에게 제대로 통했죠" [부산 인디 게임 메이커]
개천에서 용이 솟았다. 전세계 게이머가 주목하는 게임이 부산에서 탄생했다. 부산의 인디게임 개발업체 ‘어반울프게임즈’의 VR 전용게임 ‘레전더리 테일즈’가 그 주인공이다. 이 게임은 출시 한달만에 북미 시장 판매량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이 게임을 두고 국내 업체가 만든 게임이 맞냐고 되물을 정도다. 뛰어난 몰입감과 조작감으로 많은 게이머를 만족시키고 있는 레전더리 테일즈. 어반울프게임즈 강병직(38) 대표는 오랜 기간 공들인 게임이 시장에서 인정받아 기분 좋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겸손을 드러냈다. ■VR에 미래가 있다 강 대표는 지역에서 보기 힘든 ‘언리얼 엔진’ 프로그래머다. 언리얼 엔진이란, 미국 에픽게임즈에서 제작한 3D 그래픽 소프트웨어로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 건축, 제품 디자인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되는 3D 시각화 프로그램이다. 일찍부터 그는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VR에 미래가 있다고 내다봤다. 강 대표는 “VR 하드웨어 ‘오큘러스’가 출시되었을 때, 충격을 넘어 사랑에 빠졌다”며 “부산서 인디 게임 업체를 운영하며, 다른 곳과 차별점이 있어야 했고 VR 게임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했다. 모바일 게임 등 대기업이 차치하고 있는 시장에선 인디 게임 업체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도 있었다. 강 대표는 같은 미래를 꿈꾸는 직원을 찾아 나섰다. 2017년 당시에는 VR 전문인력이 생소했다. 직접 대학교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직원을 모았다. 강 대표는 “교수님들에게 양해를 구해, 강의가 끝난 뒤 학생들 앞에서 피칭을 했다”며 “직원들을 처음부터 직접 가르쳤고, 이젠 함께 연구하며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Bu:Star 게임 개발사업 등 도움도 컸다. 특히 VR 게임 개발업체의 특성상, 모션캡쳐 등 활용을 위해선 넓은 공간이 필요했는데, 진흥원의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할 수 있었다. ■사고 제대로 친 게임 ‘게임성에 승부를 걸었다’라는 강 대표의 말처럼, 레전더리 테일즈는 개발에 4년이 걸렸다. 강 대표가 VR을 파고든 데에는 이유가 있다. 평면 모니터에서는 느낄 수 없는 현실감이 VR에는 존재했고, 게임의 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VR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과 재미를 극대화한 게임을 만들려 했고, 그 결실이 레전더리 테일즈”라고 말했다. 레전더리 테일즈는 최대 4명의 협동 플레이가 가능한 VR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다양한 마법과 스킬을 통해 몬스터를 잡으며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디아블로’‘다크소울’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토르 망치, 일본도, 캡틴아메리카의 방패 등 다양한 아이템을 모으는 재미도 크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상호작용이다. 예를들어 몬스터를 칼로 공격했을때, 부위·속도·방향에 따라 몬스터의 반응이 전부 다르다.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몬스터의 움직임이 ‘재생’되는게 아니라, 게이머의 행동에 따라 실시간으로 ‘반응’한다. 무거운 물건을 집어들면 동작이 느려지는 등 무게감도 구현했다. 강 대표는 “현실감을 강조하기 위해 물리 엔진을 게임에 맞게 최적화하는데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다”며 “게임 속에서 ‘어? 이게 되네’라고 감탄이 터질 정도로 자유도를 높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VR게임을 하다가도 레전더리 테일즈의 ‘손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 게이머가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8일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 VR2 게임으로 전세계에 정식 출시됐다. 출시하자마자 대박을 쳤다. 2월 한달 VR2 게임기준, 미국 ·캐나다 등 북미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 어몽어스, 비트세이버를 비롯한 ‘AAA급(게임계 블록버스터)’ 게임들을 제쳤다. 뿐만아니라 게임 선진국 일본에서도 같은 기간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강 대표는 “유럽에선 다른 게임의 할인 이벤트 탓에 판매량이 3위에 그쳤다”며 “부산 게임 업체의 능력이 전세계에 통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했다. ■멈추지 않는 늑대들 도심 속 늑대들, 어반울프게임즈는 레전더리 테일즈의 성공을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강 대표는 “우선 레전더리 테일즈의 안정화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게이머들이 끝까지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것”이라며 “향후에는 메타퀘스트 VR 시장에 진출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메타퀘스트 VR 시장에 진출, 더 많은 게이머들에게 레전더리 테일즈를 알리겠다는 말이다. 다양한 장르의 VR게임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강 대표는 “하스스톤 같은 트레이딩 카드 게임도 얼마든지 VR로 재탄생시키면 새로운 게임이 될 것”이라며 “언젠가는 레전더리 테일즈2도 개발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산업 인재 양성에도 힘쓸 예정이다. VR분야의 전문 인력들을 발굴하고 교육해, 인재들이 부산을 떠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어반울프게임즈의 모든 개발인력은 부산 출신이다. 강 대표는 “사업 초기 인재를 구하는게 가장 힘들었다”며 “10년 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회사로 성장해, 부산을 대표하는 게임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남형욱 기자
[2024 BAMA 결산] 신진 작가들 선전… 거장 작품 부재는 아쉬워
미술 시장 침체에도 예술을 향한 열기는 뜨거웠다. 제13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가 지난 14일 막을 내렸다.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4일간 열린 BAMA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술 시장 불경기로 기대보다 우려 속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앞서 열린 홍콩 아트바젤, 서울 화랑미술제의 판매 성과가 좋지 않아 미술 시장 침체로 당분간 계속된다는 전망이 많았다. 그럼에도 올해 BAMA는 다행히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안팎의 평가다. 우선 불경기 우려에 비해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 수가 적지 않았다. BAMA를 주최한 부산화랑협회에 따르면, 아직 공식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관람객 수는 12만 명을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술 시장 광풍’ ‘아트테크 열풍’이라고 말했던 2022년(10만 명)보다 많고, 지난해(12만 명)와 비교해도 많으면 많았지 적지 않은 수치다. 부산화랑협회 관계자는 “유·무료 티켓 판매량 등을 고려할 때 올해 관람객 수는 지난해 관람객 수준이거나 혹은 조금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말이 낀 13일과 14일은 표를 구입하기 위한 대기 줄이 벡스코 복도를 꽉 채울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특히 부산은행 앱과 네이버 앱을 활용한 SNS 홍보 전략이 성공하며 관람객 중 직접 표를 구입하고 입장한 비율이 높다는 사실은 더욱 긍정적인 요소이다. 부산화랑협회 윤영숙 회장은 “작품 구입 외에도 다양한 특별전 부스에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체험 행사와 아트 토크 등 미술과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BAMA가 부산의 대표적인 예술 축제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어린이 미술 프로그램은 매회 인원이 가득 찼고 아트 토크 역시 몇 몇 강좌는 앉을 자리가 없어 입구에 서서 강의를 듣는 이들도 많았다. 작품 판매도 원활해 ‘완판’에 근접한 갤러리도 적지 않았고, 특별전의 판매 실적도 좋았다. 다만 신진 작가들의 중저가 작품 위주로 판매가 이루어지다 보니 전체 판매액은 196억 원 정도로 추정돼 지난해(210억 원)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트페어 현장에서 만난 A 갤러리 대표는 “올해는 BAMA 앞뒤로 국내에서 가장 큰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와 아트부산이 열리면서 대형 화랑들의 참여가 분산돼 금액대가 높은 대형 작품이 많이 없었다. 기존 컬렉터들은 볼만한 작품이 잘 없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큰 손 컬렉터들은 바로 이어지는 대형 아트페어까지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올해 BAMA가 신진작가 발굴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발표한 만큼 각 갤러리가 내세운 젊은 작가군, 올해 대학 졸업생 작품을 모은 영 아티스트전, 20대 작가들의 상상력이 돋보인 ‘네버엔드’전 작품들이 많이 판매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현장을 찾은 컬렉터로부터 대형 작품 매입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보내달라고 의뢰받은 작가들도 있어 BAMA가 미술 시장의 선순환 구조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BAMA를 통해 처음으로 미술 작품을 구입했다는 이들도 많았다. 유망한 신진 작가의 그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고 알려지며 “우리도 미술 작품을 사 볼까” “집에 걸 미술 작품을 원한다”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다” 등의 이유로 BAMA에서 컬렉터로 입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BAMA가 신진작가 등용문, 신입 컬렉터를 위한 장으로 인식되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의 목소리도 있다. 부산에서 오래 갤러리를 운영한 B 대표는 “부산에서 가장 먼저 생긴 아트페어이자 부산의 대표 아트페어인데 신진 작가의 잔치로 인식되는 건 아쉽다. 신진 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미술계 거장의 작품이나 동시대 미술의 경향을 알 수 있는 작품, 첨단의 도발이 느껴지는 작품도 함께 나와야 한다. 이런 작품들을 보여줄 수 있는 대형 갤러리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화랑협회는 내년 BAMA는 개최 시기를 앞당겨 국내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국제아트페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4강 PO 원정서 ‘1승 1패’ 부산 KCC “3·4차전 안방에서 끝낸다”
‘봄 농구’ 파죽의 4연승을 달리던 부산 KCC의 기세가 원주 DB에 일격을 당하며 한풀 꺾였다. KCC는 지난 17일 프로농구(KBL) 4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접전 끝에 DB에 9점 차로 무릎을 꿇었다. 라건아 홀로 고군분투한 KCC는 알리제 드숀 존슨의 부상 공백이 뼈아팠다.KCC는 1차전 승리 기운을 이어가진 못했지만, 원정에서 1승 1패를 거두며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부산에서 치르는 3·4차전은 홈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대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KCC가 안방 두 경기를 모두 잡으면, KBL 역대 최초로 정규리그 5위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새 역사를 쓴다.KCC는 이날 오후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KBL 4강 PO 2차전 DB와 원정 경기에서 접전 끝에 71-80으로 패했다. 경기에 앞서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밝힌 KCC 전창진 감독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외국인선수 2명이 번갈아 코트를 누빈 DB와 달리 라건아 혼자 뛴 KCC에겐 존슨의 부재가 컸다. 라건아는 38분 가까이 코트를 누비며 27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DB는 디드릭 로슨이 32점을 퍼부었고, 1차전 2득점으로 부진했던 김종규도 14점 11리바운드로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DB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43-29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KCC의 돌풍을 잠재웠다.이날 KCC는 1쿼터 라건아와 최준용의 연속 득점으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DB의 압박 수비에 연달아 실책을 범하며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했다.16-19로 뒤진 채 맞은 2쿼터에서 KCC가 다시 역전에 성공하며 양 팀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2쿼터 막판 DB 강상재에게 3점슛, 김종규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한 KCC는 36-42로 리드를 더 내준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KCC는 3쿼터에만 라건아가 14득점을 하며 DB를 59-60까지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4쿼터 시작과 함께 연속 실점하며 조금씩 힘을 잃었고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두 자리 점수 차까지 벌어지며 승기가 DB쪽으로 기울었다. DB는 막판 로슨이 외곽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KCC는 특히 공격리바운드에서 9-22로 밀린 데다, 3점슛도 5개(성공률 23%)에 그치며 DB에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역대 4강 PO에서 1차전 승리 뒤 2차전에서 패배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건 21차례 중 11번이다.라건아는 이날 역대 PO 득점 3위(1415점)에 올랐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전창진 감독은 “원주에서 1승 1패는 성공이라고 본다. 상대가 정신 무장이 잘 됐고, 우리는 거기에 못 미쳐서 졌다고 생각한다”며 “상대 수비가 원체 강했다. 우리가 조금 밀렸는데, 3차전은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하루만 쉬고 다시 맞붙어야 하는 두 팀 모두 전술·전략에 앞서 체력 회복이 관건이다. 특히 KCC는 존슨의 출전이 불투명해, 다시 한 번 라건아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CC 구단 관계자는 존슨에 대해 “붓기도 좀 빠지고 호전은 되고 있는데, 계속 지켜봐야 하는 상태”라고 전했다.한편, KCC와 DB는 19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3차전, 21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이기대 벼랑 위를 올려다보셨나요
닭의장풀꽃(달개비)은 파란 나비처럼 생겼다. 어쩌면 파란 나비가 꽃으로 환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닭의장풀꽃이란 이름은 좀 생뚱맞다. 닭장 주변에 이 꽃이 많아서 이름이 그렇게 붙었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다른 유래가 유력해 보인다. <들꽃 수업>은 다양한 들꽃의 생태를 관찰한 내용을 문학과 연결하고, 자연의 섭리와 삶에 관해 통찰해 온 기록을 모은 수필이다. 저자가 부산사람인 덕분에 친숙한 지명이 많이 나와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저자가 자주 산책한다는 이기대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바다를 닮아서 그럴까. 이기대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들은 대체로 색상이 강렬하단다. 갯완두, 갯까치수영, 갯쑥부쟁이, 갯고들빼기, 갯메꽃…. 이기대에는 바다를 뜻하는 접두사 ‘갯’이 붙은 것이 많다. 대체로 키가 작고 아예 해안가 바위를 따라 바닥에 붙어 기어가듯 자라는 것들도 있다. 이들은 자기들끼리 의지하면서 부지런히 종자를 퍼뜨려 군락을 이룬다. 한데 모여 소금기 머금은 바람과 태풍을 이겨 내려는 생존 전략이다. 해안가 바위 벼랑을 붙잡고 피어난 야생화들의 끈질긴 생명력이 존경스럽다. 눈에 잘 띄지도 않는 들꽃을 어떻게 끊임없이 관찰하고 사색해 왔을까. 그는 어린 시절 함께했던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있어서라고, 문학적으로 대답한다. 어떤 아이였는지 짐작하고 미소 짓게 되는 한 대목이 나와 있다. 어린 시절 동네 형들과 소에게 꼴을 먹이러 산을 몇 개나 넘어 꽤 멀리 갔던 날의 이야기다. 소들을 대충 풀어 두고 산딸기를 따느라 정신이 없는데, 옆에 송아지 한 마리가 나타났다. 송아지도 열심히 풀을 먹는지 산딸기를 따 먹는지 아무튼 그를 졸졸 따라다녔다. 시간이 지나 나타난 형들이 갑자기 “노루다!”라고 외쳤다. 그 소리에 송아지는 풀쩍 뛰더니 산 쪽으로 달아나 버렸다. 송아지가 아니라 노루였던 것이다. 이 책에는 민들레를 서민의 환한 웃음으로 연결한 ‘밝은 구석’ 같은 시들이 종종 나와서 반갑다. 저자는 국문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되어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다. 꽃을 소재로 한 다양한 시 작품을 열심히 읽어 온 덕분일 것이다. 들꽃처럼 아이들도 각자의 매력을 온 세상에 발산할 때를 기다리며 성장해 가리라 믿는 대목은 참으로 교사답다. 이런 연유로 책 제목을 ‘들꽃수업’이라 붙였다고 한다. 누구든 보도블럭 사이에서 피어나는 민들레를 만나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들꽃에 대한 관심은 결국 작고 여린 존재들에 대한 애정이며, 주변의 소외된 것들에 대한 응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현고가교 아래에 있는 털머위들이 온갖 먼지와 매연으로 뒤덮인 채 차량들이 일으키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모습까지 보이는 모양이다. 그가 직접 그린 들꽃 그림들이 삽화로 등장해 책을 더욱 소중하게 만들어 준다. 그 중 몇 개는 나무 판에 그린 것이다. 학생들이 쓰던 낡은 사물함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나와 화폭으로 재탄생되었다고 한다. 이 책이 그 나무판처럼 우리 주변의 풀꽃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돕는 마중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숨기지 않는다. 삼색병꽃나무의 꽃은 처음에는 새하얀 색이었다가 점점 분홍색을 띤 뒤 연한 붉은색으로 변한다. 꽃이 성장할수록 자기 색의 농도를 더해 가듯 사람도 연륜이 쌓일수록 자신만의 아름다운 색깔을 더 진하게 지니면 좋겠다. 저자는 자신만의 반려초나 반려목을 두고 산책길의 동행자로 삼는 분이 많아지면 더 좋겠다고 바란다. 그러고보니 창비부산에서 열린 행사 때 우연히 저자를 만나 인사한 적이 있었다.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이런 글 솜씨에 그림 솜씨까지 겸비했다니…. 그는 시서화(詩書畵)를 통합하는 활동을 하면서 대상을 단순히 바라만 보았다면 결코 얻을 수 없었던 것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창비부산이란 공간이 만들어준 인연이 고맙게 여겨진다. 봄날 그의 뒤를 따라 이기대를 걸으며 들꽃 이야기에 흠뻑 취했으면 좋겠다. 심재신 지음/창비교육/328쪽/1만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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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2023년 부산미래유산에 '수산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을 선정했다.
[K술 미래, 사케에서 찾다] 수백 년 전통에 ‘젊음·혁신’ 더해 세계의 술로…
우리나라 전통주가 다시 붐이다. 젊은이·어르신 할 것 없이 우리 술 배우기 열풍이고 전국적으로 양조장이 생겨나고 있다. 국내 주류시장의 전통주 비중은 아직 1% 수준. 미래 전망은 엇갈린다. ‘반짝 인기’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고, 급속도로 성장할 거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K술의 대중화·세계화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부산일보>는 <서일본신문사>과 공동취재로, 우리보다 먼저 세계로 진출한 ‘사케(일본술)’의 현재를 살피고 우리 술의 미래를 짚어 본다. 전통주 전문가인 조태영 대표(양조장 ‘기다림’)와 사케 전문가 다카미 히로유키 대표(‘알 유니콘 인터내셔널’)가 동행했다. ■ 170년 전통과 최신 기술의 만남 일본 규슈 후쿠오카현, 쌀 산지로 유명한 이토시마 지역의 한 도로변. 커다란 붓글씨체로 ‘白糸’(시라이토)라 적힌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1855년 창업해 지역 대표 양조장으로 자리잡은 시라이토 주조의 본거지다.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한 은발의 다나카 노부히코(70) 대표는 7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그의 안내에 따라 양조장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거대한 나무 지렛대 모양의 기구가 눈에 들어온다. ‘하네기’라 불리는 전통 술짜기 방식이다. 오후 2시께, 직원 2명이 달라붙어 8m 길이의 참나무 한쪽 끝에 커다란 돌을 하나씩 매달기 시작한다. ‘쩍쩍’ 무게에 눌린 나무끼리 맞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소리가 커질수록 기구 아래 놓인 통으로 걸러진 술이 채워진다. 하네기 방식으로 술을 짜는 건 일본 전체에서 시라이토 양조장이 유일하다. 생산 속도와 양을 늘리기 위해 양조장마다 술짜기 공정을 기계로 바꿨지만 시라이토는 170년째 전통을 고집한다. 다나카 대표는 “하네기는 술 한 통을 짜는 데 꼬박 48시간이 걸리고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기계가 할 수 없는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다”며 “나무와 돌의 조합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1855년도부터 지금껏 똑같은 기구를 그대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고 보니 그가 건넨 명함의 로고도 ‘하네기’를 본뜬 것이다. 전통에 대한 자부심, 양조장의 근간이 로고 하나에 담겼다. 다나카 대표가 즉석에서 걸러지고 있는 원주를 받아 취재진에게 건넸다. 보통의 사케와는 다른, 갓 짜낸 신선함이 느껴지는 맛이다. 마지막 공정인 술짜기는 에도 시대 방식이지만, 나머지 공정은 현대식이다. 누룩방과 건조실, 효모 배양실과 분석실 등 공간마다 실험실 못지않은 기계 장비가 그득하다. 최신 설비를 활용해 잡균을 막고, 발효 온도를 관리해 술의 품질을 유지한다. 발효실에는 1500L짜리 대형 철재 탱크 14개에서 술이 익어 가는 중이다. 내년 봄까지 110개 탱크 분량이 만들어진다. 다나카 대표는 “과거에는 ‘도우지’(총책임자)의 경험에 의존했지만 요즘엔 데이터 덕분에 젊은 세대에게 술을 맡길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술도 만들고 있다”며 “새로움도 전통의 일부이며, 그래야 회사가 이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세 아들이 양조장 운영에 참여한 이후 개발한 술 ‘다나카65’는 출시되자마자 현지 주목을 받았다. ■ 기본기에 새로움 더하는 ‘젊은 리더십’ 사케의 새로운 도전은 젊은 세대가 양조장을 물려받으면서 자연스럽게 확산하는 추세다. 후쿠오카현 구루메 지역의 야마노 고토부키 주조도 5년 전 30대의 나이에 가타야마 이쿠요(44) 대표가 전면에 나서며 변화를 맞았다. 둘째 딸로서 아버지의 뒤를 이은 가타야마 대표는 초반 2년간 기본 다지기에 충실했다. 그는 “‘다도’의 기본 정신을 떠올리며 술 빚기의 기본에 신경을 썼다”며 “우선은 업계 선배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술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각종 품평회에서 수상을 하며 기본기를 갖추자 비로소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20년 선보인 ‘프리스크 1·2’가 대표적이다. ‘프리스크 1’은 누룩 가스를 남겨 탄산감이 있고, ‘프리크스 2’는 수제맥주 같은 과실 향이 특징이다. 지난해부터는 또 다른 실험을 시작했다. ‘야마다니시키’ ‘오마치’ 같은 술전용쌀 품종이 아니라 일반쌀로 술 빚기에 나선 것이다. 가타야마 대표는 “코로나 기간에 우연히 200년 전 창업자의 일기를 발견했는데, 양조장 창업 배경이 적혀 있었다”며 “쌀이 풍부한 반면 겨울 산업이 없는 이 지역을 위해 양조장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읽고, 창업 정신을 되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야마노 고토부키 양조장은 현재 전체 사케 생산량 중 70%는 술전용쌀, 30%는 지역에서 재배한 일반쌀을 쓴다. 작년 봄 첫선을 보인 일반 쌀 사케의 반응이 좋아 올해는 증산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가타야마 대표는 200년 넘게 이어 오던 도우지 제도도 없앴다. 대신 직원 5명과 함께 디자인·영업·술 빚기·분석까지 모든 작업 내용을 단체 채팅방으로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나눈다. ‘대표-도우지-직원’의 수직 관계를 수평적으로 바꾼 것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양조장이기에 가능한 실험이기도 하다. 다카미 대표는 “옛날 아버지 세대라면 인정받기 힘든 새로운 리더십”이라며 “요즘 시대와 잘 맞아떨어져 재밌는 술이 등장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인기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쌀 생산자와 사케 양조장의 ‘공생’ 일본 사케와 우리나라 전통주는 쌀·물·누룩을 쓴다는 점에선 비슷해 보이지만, 세부적으로는 재료부터 공정까지 차이가 난다. 특히 원재료인 쌀은 출발선부터 다르다. 사케는 술전용쌀(주조호적미)을 주로 사용하는데, 1930년대 효고현에서 개발된 ‘야마다니시키’ 품종이 대표적이다. 오늘날 술전용쌀은 생산자와 양조장 사이의 ‘계약재배’가 일반적인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야마다니시키가 전국적으로 보급되면서, 후쿠오카현 이토시마 지역도 주 생산지 중 하나가 됐다. 한때 효고현에 이어 전국 2위 생산량을 자랑했는데 현재는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JA(농협)이토시마 양조쌀협회 호리타 가츠유키 협회장은 “야마다니시키는 일반쌀에 비해 재배가 어렵지만 가격이 높기 때문에 농가 수익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계약 물량과 실제 수확량이 차이가 나더라도, 전체 양조장에 적절하게 물량을 배분하며 수요와 공급을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쌀 생산자와 양조장의 ‘상부상조’ 관계가 사케 산업의 든든한 토대인 셈이다. 구루메 지역 125년 역사의 모리노쿠라 양조장은 계약재배를 넘어 쌀 생산에 직접 관여한다. 자체 논을 보유 중이고, 계약재배 논도 수시로 방문해 일손을 돕는다. 모리나가 가즈히로(52) 대표는 “여러 음식에 어울리는, 식탁 활용도 높은 술을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부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며 “그러려면 원재료가 우수해야 하는데, 특히 대표 브랜드인 ‘모리노쿠라’와 ‘고마구라’ 2종은 지역 쌀만 고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리노쿠라 양조장의 ‘자연 순환’ 철학도 흥미롭다. 수확한 쌀로 사케를 만든 뒤 남은 지게미로 소주를 빚고, 소주 지게미는 비료로 써서 다시 쌀을 재배하는 식이다. 조태영 대표는 “10년 전 부산에 전통주 양조장을 설립하면서부터 비슷한 방식을 구상해 왔는데, 술 빚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전체를 재활용하는 점이 인상적이다”며 “우리나라 양조장도 적극 도입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후쿠오카·사가현(일본)/글·사진=이대진·히라바루 나오코(서일본신문) 기자 djrhee@busan.com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체이널리시스 “가상자산 범죄 65% 급감”… 이유는?
가상자산 범죄가 전년 동기 대비 65% 대폭 감소했다. 민·관이 관련 규제와 교육에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체이널리시스가 1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상자산 분석 리포트 ‘2024 가상자산 범죄보고서 미리보기’를 발간했다. 체이널리시스는 8개 대표 가상자산 범죄 유형 △해킹(Hacks) △기타 악성코드(Other Malware) △다크넷 시장(Darknet Markets) △아동 학대 자료(Child abuse material) △사기 상점(Fraud Shops) △사이버 범죄자 관리자(Cybercriminal Administrator) △스캠(Scams) △랜섬웨어(Ransomware)를 정의하고 범죄 유형별 불법 주소 유입량을 분석했다. 체이널리시스의 불법 주소 유입 분석 결과, 일부 수치(제재 대상·특별 조치 대상)를 제외하면 6월 말까지 파악된 불법 주소로의 가상자산 유입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65%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믹서나 고위험 거래소 등 고위험 주소로의 유입이 42%가량 감소하며 유의미한 수치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범죄가 감소했지만, 그중 스캠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스캠 수익은 작년 동기에 비해 77% 줄었다. 체이널리시스는 감소 배경으로 ‘스캠 범죄의 두 거대 조직인 비디룩(VidiLook), 치아타이텐칭(Chia Tai Tianqing Pharmaceutical Financial Management)의 소멸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두 스캠 모두 허위 수익을 약속한 흔한 방식의 투자 스캠이다. 또 한 가지 눈여겨볼 수치는 랜섬웨어 피해 규모의 상승세다. 분석에 따르면 랜섬웨어는 올해 6월 약 5865억 원(4억 4910만 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탈취하며, 급격한 확산세를 보였다. 체이널리시스는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 대규모 조직은 대상으로 한 공격의 유행과 높은 성공률을 보이는 소규모 랜섬웨어 공격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사이버 보안 및 사고 대응 회사인 키부의 앤드류 데이비스 총 법률고문 및 리스크 총괄은 “이러한 큰 수치 변화는 수십,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고액의 초기 요구 몸값의 상승과 관련 있다”고 덧붙였다. 체이널리시스 분석 담당자는 “불법 주소로의 자금 유입 감소는 민관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그러나 랜섬웨어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경계는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바, 업그레이드된 메인넷 ‘카바 14’ 성공적 출시
코스모스 블록체인 기반 디파이(Defi) 플랫폼 카바가 신규 메인넷을 출시하고 코스모스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카바는 12일(현지시각) 공식 커뮤니티 채널을 통해 업그레이드된 신규 메인넷 ‘KAVA 14(카바 14)’를 공개했다. 카바는 이번 업그레이드를 기점으로 코스모스 내 디파이 프로젝트와 사용자에게 더욱 안전하고 안정적인 방법으로 자산을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카바는 체인 간 자산을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시켜 사용자에게 스테이블코인 유동성 공급 및 전송을 위한 효율적인 메커니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특히 자체(Native) 코스모스 자산을 이더리움의 ERC-20 토큰 표준으로 원활하게 변환하는 ‘내부 브리지(internal bridge)’ 기술을 적용한 것이 이번 업그레이드의 주요 특징이다. 이는 지난 6월 테더가 "카바를 허브로 활용해 코스모스에 테더를 통합하고, 카바에서 USDT를 발행하겠다"고 밝힌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카바 14의 출시로 테더 스테이블코인 ‘USDT’는 코스모스 생태계에서 주조(Minting)하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트론 네트워크 등 레이어1 블록체인 상 ‘USDT’와 간편하게 변환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테더-카바 통합과 카바의 신규 메인넷 출시가 지난 테라·루나 사태 이후 유동성 문제를 겪었던 코스모스의 디파이 생태계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콧 스튜어트 카바 공동창업자는 “카바가 공식적인 테더 통합을 시작한 지 며칠 만에 폴카닷과 니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USDT를 코스모스에서 발행했다”며 “저는 카바 14 업그레이드를 통해 체인 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마침내 코스모스 생태계가 구축한 놀라운 기술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카바 플랫폼에서 활용되는 가상자산 ‘카바(KAVA)’는 작년 11월 스테이블 연동(페깅) 이슈 등으로 인해 상장되어 있던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빗썸으로부터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됐으나, 지난 5월부터 유의 종목에서 해제됐다.
셀시우스, ‘가상자산 미반환’ 혐의로 스테이크하운드 고소
지난 7월 파산신청을 한 가상자산 대출기업 셀시우스가 예치했던 가상자산 미반환 혐의로 유동성 스테이킹 플랫폼 스테이크하운드를 고소했다. 12일(현지시각) 글로벌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매체 코인데스크는 셀시우스가 최근 미국 법원에 스테이크하운드를 고소한 것으로 전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셀시우스는 소장에서 “스테이크하운드에 리도 스테이크 이더리움(stETH) 2만 5000개, 이더리움(ETH) 3만 5000개, 폴리곤(MATIC) 4000만 개, 폴카닷(DOT) 6만 6000개 등 약 1억 5000만 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예치하고 스테이크하운드의 자체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인 ‘st토큰’으로 교환했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st토큰을 예치했던 가상자산으로 교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2021년 셀시우스는 스테이크하운드에 자산을 맡겼으나 스테이크하운드의 커스터디 제공업체인 파이어블록스가 프라이빗 키를 유실함에 따라 해당 자산을 분실한 바 있다. 이에 셀시우스는 스테이크하운드에 키 유실에 대한 공동 책임을 묻는 반면, 스테이크하운드는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셀시우스는 “파이어블록스가 프라이빗 키를 유실했다고 하더라도 스테이크하운드의 가상자산 반환 의무는 여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주장에 대해 스테이크하운드는 “당장 셀시우스가 보유하고 있는 st토큰을 가상자산으로 교환해 줄 의무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스테이크하운드는 셀시우스의 고소 건에 대해 스위스 법원에 중재 합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 합의란 일반적으로 현재 발생하고 있거나 장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분쟁을 중재에 의하여 해결하도록 하는 당사자 간 합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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