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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기존 관객층 위한 묶어둘 전략 필요하다”
내년이면 30주년을 앞둔 아시아 최대 규모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한층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관객층의 충성도를 높일 방법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화제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섬세한 마케팅 전략도 요구됐다.
<부산일보>는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진흥위원회 1층 영화자료실에서 제29회 BIFF를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서대정 부산대 영화연구소장을 포함해 강지원, 김충국, 김채희, 채경훈, 이정민 연구원이 참석했다.
먼저 올해 BIFF가 선정한 초청작에 대한 호평이 나왔다. 서 소장은 “올해 초청된 영화의 수준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과거에는 ‘이게 왜 영화제에 초청됐지’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도 있었는데 올해는 프로그래머들이 고심한 흔적이 느껴졌다”며 “집행위원장이 공석인 점 등 BIFF의 위기감의 발로인 것은 모르겠지만 최근 BIFF에서 본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BIFF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영화 팬들이 꾸준히 BIFF를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 소장은 “BIFF는 오랜 기간 영화제를 찾는 사람들이 다시 영화제를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보상이 부족한 것 같다”며 “올 테면 오라는 식의 전략이 아니라 매년 영화제를 찾은 관객과 영화를 많이 관람한 관객 등 충성도 높은 관객을 위한 고객관리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강지원 연구원은 “미겔 고메스나, 구로사와 기요시 같은 거장 감독을 초청했다면 영화 상영에서 그치지 말고 그들을 조명하는 책자를 발간한다든지, 연구자들을 초청해 의미를 짚는 포럼 등을 열어 특별기획 취지를 드러내는 게 필요해 보인다”며 “미겔 고메스의 전작을 다 보면 관객에게 책자를 선물하는 방식 등으로 보상을 지급한다면 관객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연구원은 “올해 BIFF는 배우 이제훈의 화보가 담긴 특별 굿즈를 만들었는데 과거 양조위와 협업한 굿즈와 비교하면 왜 이 굿즈를 만들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며 “BIFF를 찾는 주요 게스트와 관련된 상품이라든지, 영화제의 역사를 기록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편이 더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예매 오류 문제와 전반적인 예매 시스템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BIFF가 도입한 전석 온라인 예매 시스템이 BIFF를 찾는 관객의 폭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다. 이들은 “온라인으로 모든 티켓을 예매한다면 1~2분 안에 매진되는 현재 시스템상 젊은 관객들도 예매에 실패할 확률이 높고 디지털 소외계층은 영화제를 찾기 매우 어렵다”며 “과거에는 현장 티켓으로 운 좋게 좋은 영화를 발견하는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은 온라인 예매에 실패하면 아예 영화제를 찾지 않는다. 영화제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 하나가 사라져 아쉽고 장노년층을 위해서라도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티켓을 일부 남겨놓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충국 연구원은 “예매 오류 문제는 반복해 발생하지만 항상 고쳐지지 않는 것 같다. BIFF가 예매 시스템 자체에 대해 공을 들이지 않는 느낌”이라며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영화제 지원 예산을 줄인 만큼 영진위 차원에서 영화제 전용 통합 예매시스템을 만드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제안했다.
BIFF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이뤄졌다. 이들은 BIFF가 대중성을 추구하면서도 ‘아시아 영화의 창’이라는 핵심 가치를 꼭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영화제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막기 위한 판매 전략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 소장은 “OTT 영화를 개막작으로 초청한 것은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영화의전당 주변에 OTT 콘텐츠를 홍보하는 광고물이 너무 많아 영화제에 온 건가 OTT 콘텐츠를 보러온 건가 헷갈릴 정도였다”며 “앞으로도 OTT 작품이 계속 등장할 것이기 때문에 영화제 내부에서 OTT 작품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충국 연구원은 “최근 영화관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영화제에서도 나타난다. 영화 티켓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관객이 실패 위험이 있는 작품은 선택하지 않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아시아 영화의 창이나 뉴 커런츠 같은 섹션이 소외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여러 편의 영화를 보면 다음 영화는 할인해 준다든지, 관련 이벤트를 연다든지하는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소외당할 수 있는 섹션의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10-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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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관객 호흡·새로운 시도 좋았지만 후반 행사 전멸 등 문제도 속출
올해로 제29회를 맞은 아시아 최대 규모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1일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열흘 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영화산업 침체라는 위기 속에서도 ‘도전정신’을 잃지 않은 BIFF는, 영화제의 위상을 입증하며 부산의 가을을 영화로 물들였다. 올해 영화제는 상영 편수 증가와 바다 위 스크린 등 여러 시도를 했지만, 후반부 행사 전멸과 예매 오류 등 고질적인 문제가 반복돼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광수 BIFF 이사장은 1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린 제29회 BIFF 결산 기자회견에서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마무리된다”며 “부족한 점은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겸허하게 수용해 내년 30주년 행사를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 이상과 함께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김영덕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위원장이 함께 했다.
■관객 참여·새로운 시도 ‘호평’
올해 BIFF에선 공식 선정작 278편이 총 633회 상영됐다. 좌석점유율은 지난해의 82%보다 상승한 84%다. 이는 역대 최고 수치다. 대부분 상영작은 입장 티켓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관객의 큰 관심을 받았다. 마스터클래스, 스페셜토크 등 이벤트는 지난해보다 15건 증가한 총 46건 진행됐다. 관객과 소통하는 관객과의 대화(GV)는 올해 303건 열려 영화인과 관객이 소통하는 자리로 기능했다.
남포동 비프광장 활성화와 새로운 시도를 한 점도 높이 평가된다.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주로 열린 커뮤니티 비프 프로그램은 이준익, 최동훈 등 천만 감독과 강혜정 대표 등 천만 제작자가 여럿 참석해 관객과 호흡한 덕분에 큰 호응을 얻었다. 민락수변공원에서 진행한 동네방네 비프 프로그램에선 처음으로 바다 위에 스크린을 띄워 관객에게 색다른 영화적 경험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고질병’ 올해도 반복
올해 BIFF 행사는 어느 해보다도 전반부에 집중돼 ‘용두사미’ 영화제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행사가 열흘간 열리는 게 무색할 정도로 개막 후 전반부 5일에 모든 행사가 모두 열려서다. 영화제 특성상 영화인과 취재진이 몰리는 초반에 행사를 많이 배치할 순 있지만, 후반부에 접어든 7일부터 사실상 일정이 ‘전멸’해 관객 불만이 속출했다. 매년 후반부 한두 편씩 진행되던 갈라 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과 무대인사 등은 올해 단 한 편도 없어 영화제 기간인 걸 무색하게 했다. 후반부 열린 주요 행사는 지난 9일 진행된 레오스 카락스 감독과 배우 류준열의 오픈토크가 유일했다.
예매 오류·영사 문제 등 매년 발생한 고질적인 문제도 또다시 반복됐다. 지난 9일 오전 11시 30분 롯데시네마에서 상영된 ‘코코넛 나무의 높이’는 영사 장비 문제로 다음날 오전 11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무료 재상영을 했다. 지난 9월 일반 예매 당시엔 티켓 값이 결제만 되고 정작 예매는 되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올해는 사전 티켓 판매를 전부 온라인으로 진행해 온라인 시스템에 익숙지 않은 이들의 참여가 힘들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20년째 BIFF를 찾고 있다는 한 70대 관람객은 “매년 현장 매표소에서 영화 예매를 했는데 올해는 남는 자리나 취소표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하더라”며 “영화 관람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내년 BIFF 9월 개최 예고
올해 2월부터 BIFF호에 승선한 박광수 이사장은 11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대대적인 BIFF 혁신을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이사장은 “공석인 집행위원장을 뽑고 논의를 세부적으로 이어갈 것”이라며 “영화제 내부에 있는 모든 것들을 오늘 영화제 폐막 이후부터 상세하게 검토해서 개선점을 찾아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 BIFF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매년 10월 첫 주에 개막식을 열었지만, 내년엔 추석 연휴가 예정돼 있어 불가피하게 일정을 옮겼다. 박 이사장은 “BIFF 2회가 열린 1997년 이후 9월 개최는 처음”이라며 “내년엔 아시아 최고의 영화를 뽑는 경쟁 부문을 신설하는 등 30회를 맞아 내용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10-1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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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응원·환호 가득한 폐막식 현장…영화계에 ‘단비’된 BIFF
올해로 제29회를 맞은 아시아 최대 규모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1일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열흘 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영화산업 침체라는 위기 속에서도 ‘도전정신’을 잃지 않은 BIFF는, 영화제의 굳건한 위상을 입증하며 부산의 가을을 영화로 물들였다. 영화의전당에서는 배우 최수영·공명의 사회로 폐막식이 성대하게 치러져 BIFF의 ‘서른’을 기대하게 했다.
11일 오후 6시께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제29회 BIFF 폐막식이 열렸다. 폐막식엔 감독과 배우, 심사위원 등 영화계 관계자와 관객이 자리했다. 약 4000석인 야외극장은 가득 찬 상태였다.
■활기찬 레드카펫 ‘관객 환호’
레드카펫은 활기찬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개막식보다는 비교적 차분했지만, 영화인이 등장할 때마다 객석에선 함성과 박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영화인들은 손하트나 손키스를 날리며 관객 환호에 화답했다. 관객석을 휴대폰이나 휴대용 카메라로 촬영하면서 레드카펫을 밟는 영화인도 있었다.
폐막식 사회를 맡은 최수영, 공명은 각각 블랙 수트와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 올랐다. 두 사람이 나란히 양손 손 하트를 하거나 관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자 객석에서 큰 함성이 나왔다. 뉴 커런츠 상 수상작 ‘아침바다 갈매기는’의 주연 카작은 전통 의상을 입고 등장해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어린이 영화인이 배꼽 인사를 하며 입장할 땐 흐뭇한 미소를 자아냈다.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인 김선영·류준열 배우가 나란히 입장하자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무대에 오른 공명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세 번째 찾게 됐다”며 “이 순간이 ‘아름다운 밤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름다운 밤이에요”라고 외쳐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영화인들 수상 기쁨 나눠
올해 ‘플래시 포워드 관객상’은 ‘타오르는 몸의 기억들’(안토넬라 수다사시 푸르니스 감독)이 차지했다. KB 뉴커런츠 관객상은 ‘아침바다 갈매기는’(박이웅 감독)에게 돌아갔다. 박이웅 감독은 “올해 BIFF에서 19편의 영화를 봤다”며 “주술에 걸린듯 함께 웃고 우는 수백 개의 눈동자를 보면 영화가 얼마나 아름답고 매혹적인 예술인가를 다시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뉴 커런츠상과 KB 뉴 커런츠 관객상,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등도 받았다.
이란희 감독의 장편 ‘3학년 2학기’는 올해 3관왕에 올랐다. 이 작품은 올해 한국영화감독조합 플러스엠상과 KBS 독립영화상, 송원 시민평론가상을 받았다. 와이드앵글 경쟁 부문 초청작 중 한국·아시아 최우수 단편 작품에 수여하는 ‘선재상’은 ‘유림’(송지서 감독)과 ‘겨울정원’(엘레노어 마무디안·마츠이 히로시 감독)이 받았다.
‘비프메세나상’은 ‘일과 날’(박민수·안건형 감독)와 ‘홍콩 노점, 2019’(프랭키 신 감독)가 선정됐다.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박 감독은 "보통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큰 의미가 숨겨져 있는지 많은 분이 알아봐주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뉴 커런츠상에 ‘아침바다…’ 등
‘올해의 배우상’ 발표를 위해 무대에 오른 김선영과 류준열은 관객들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올해의 배우상은 ‘3학년 2학기’의 유이하와 '허밍'의 박서윤이 가져갔다.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두 사람은 눈시울을 붉히며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박서윤은 ”많은 영화인을 항상 응원하고, 배우로서 저도 그 길을 잘 닦아 나가겠다“고 했고, 유이하는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대로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신 유재석 선배에게 감사하다. 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배우 되겠다“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를 기리는 ‘지석상’은 영화 ‘빌리지 락스타2’(리마 다스 감독)와 ‘옌과 아이리, 모녀 이야기’(린슈위 감독)가 공동 수상했다.
마지막으로 뉴 커런츠상은 ‘아침바다 갈매기는’(박이웅 감독)과 ‘침묵의 외침’(테 마우 나잉 감독)이 받았다. 박 감독은 "시작부터 완성 단계까지 소재, 주제 등을 많이 고민했던 작품"이라며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분만실에서 아이가 태어나길 바라는 아버지의 초조한 마음으로 관객 반응을 기다렸다"고 했다. 이어 "더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영화계 걱정 목소리도
이날 폐막식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영화계에 힘을 더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트로피를 거머쥔 감독들은 극장 영화에 대한 관객의 관심을 당부하고, 영화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크고 작은 목소리를 냈다. 박이웅 감독은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가장 아름답고 즐거운 매체”라며 “여러분 극장으로 와달라”고 힘줘 말했다. 송지서 감독은 “요즘 영화계가 어렵다고 하는데 이런 크고 작은 영화제가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감독은 “영화인들이 마음을 모으고, 이런 것들을 지키려고 하면 (긍정적인) 응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폐막작은 싱가포르 영화 ‘영혼의 여행’이였다. 에릭 쿠 감독과 에드워드 쿠 작가, 아드리안 탄 촬영감독, 사카이 마사아키 배우, 후부키 준 배우, 타치바나 유타카 프로듀서등이 이날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인사를 건넸다. 제29회 BIFF는 영화제 기간 곳곳에서 힘써 준 자원봉사자들의 폐막 선언으로 끝을 맺었다. 이어 열흘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흐르면서 올해 영화의 바다 항해가 마무리됐다.
2024-10-1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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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폐막작 ‘영혼의 여행’, 죽음에서 삶을 찾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감독 에릭 쿠가 폐막작 ‘영혼의 여행’으로 올해 BIFF를 찾았다. ‘영혼의 여행’ 팀은 폐막식에 앞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을 찾아 영화를 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11일 오전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린 BIFF 폐막작 기자회견에 참석한 에릭 쿠 감독은 BIFF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말문을 열었다. 에릭 쿠 감독은 “제 첫 영화 ‘면로’가 BIFF에서 상영됐는데 당시 제 아들이 1살이었다. 올해 제 아들이 29살이 돼 이번 영화에 각본을 맡게 됐다”며 “이 영화제는 제게 특별한 의미이고 폐막작으로 ‘영혼의 여행’을 선택해 줘 정말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는 에릭 쿠 감독을 포함해 에드워드 쿠 작가, 아드리안 탄 촬영감독, 사카이 마사아키 배우, 후부키 준 배우, 타치바나 유타카 프로듀서, 박도신 BIFF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했다.
에릭 쿠 감독은 싱가포르인 최초로 칸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에 모두 초청되며 문화 훈장을 받았다. 그는 1995년 영화 ‘면로’로 데뷔해 ‘12층’(1997), ‘내 곁에 있어 줘’(2005), ‘마이 매직’(2008) 등의 작품이 칸 영화제에 초청됐다. 그의 신작 ‘영혼의 여행’은 감독의 아들 에드워드 쿠 작가가 각본을 쓰고, 프랑스의 대배우 카트린느 드뇌브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싱가포르, 프랑스, 일본 제작진이 함께 작품에 참여했다. ‘영혼의 여행’은 세계적인 샹송 가수 클레어(카트린느 드뇌브)와 그의 열렬한 팬인 유조(사카이 마사아키)가 사후세계를 함께 하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에드워드 쿠 작가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사람들이 느낀 폐쇄감과 상실감을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제작 취지를 밝혔다. 그는 “팬데믹 기간 집에 갇혀있어야 하는 순간에 구원을 받거나 탈출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상황에 영감을 받아 각본을 쓰게 됐다”며 “사후세계와 살아있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산다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카트린느 드뇌브 배우는 일정 등의 이유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부산을 찾은 다른 배우들은 훈훈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사카이 마사아키 배우는 “다양한 언어로 이야기하는 만큼 현장에서 의사소통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언어가 달라도 말이 통하는 사후세계를 다루는 작품의 내용처럼 언어의 장벽은 느끼지 않았다”며 “우리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었던 현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후부키 준 배우는 “사카이 배우가 촬영 당시 팥앙금이 들어간 간식을 사줬는데 드뇌브 배우가 그걸 너무 좋아하며 먹었다. 드뇌브 배우에게 다른 일본 음식도 소개해 주고 싶었다”며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허물없이 즐기며 촬영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에릭 쿠 감독은 “팬과 가수가 거의 같은 날 죽고 사후세계에서 만난다는 건 특별한 의미다. 저쪽 어딘가에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며 “촬영 감독이 카트린느 드뇌브 배우의 과거 영상을 다 살핀 뒤 촬영에 참고했고, 촬영 중에도 찍은 영상을 모두 검토해 영화 속에서 아름다운 장면들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IFF 폐막식은 11일 오후 6시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2024-10-1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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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오늘의 BIFF (11일)
2024-10-1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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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일상이 없는 세상의 영화, 일상 속 특별함을 찾는 영화
영화는 작은 움직임을 포착하는 것에서 시작해 점차 확대된다. 장면과 장면 사이에 감독의 철학과 문제 의식이 섞여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완성된 작품은 관객의 시야를 넓히는 ‘창’(窓) 역할을 한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통해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란 출신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과 평범한 일상에서 영화의 본질을 고찰하는 손구용 감독을 만나 그들의 영화 세계를 탐구했다.
■‘여기 아이들은…’ 마흐말바프 감독
“영화의 역할은 단순히 엔터테인먼트가 아닙니다. 영화를 통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이란 영화의 거장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이 영화 ‘여기 아이들은 같이 놀지 않는다’로 BIFF를 방문했다. 마흐말바프 감독은 이란 검열 당국의 타겟이 돼 2005년 이후 이란을 떠나 유럽에서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올해는 영화 ‘여기…’의 감독으로서뿐 아니라 비프메세나상 심사위원 자격까지 겸해 BIFF를 찾았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하는 ‘여기…’는 하마스 공격 이후 악화되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보여준다. 예루살렘은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성지이자, 긴장과 증오가 일상화된 곳이다. 유대인과 무슬림들은 한 건물에 살면서도 서로 대화조차 하지 않고, 시시때때로 서로를 공격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무슬림과 유대인 사이의 공존과 평화의 해법을 고민한다.
감독은 “예루살렘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이 겪은 이야기를 영화에 담았다”며 “미디어는 하마스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이스라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가 누구를 만나는지에 주목하지만 진짜 대다수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일반 시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영화 제작 이유를 밝혔다.
정치·문화·사회는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과거의 예루살렘은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서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곳이었다”면서 “지금은 팔레스타인 아이들과 이스라엘 아이들이 같이 놀지 않고, 사랑에 빠져서도 안 된다”고 털어놓았다.
영화는 암울한 도시 분위기와 주민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담아내면서도 아이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있음을 보여준다. 감독은 “권력자들이 죄를 짓고 아이들이 대가를 치르는 일은 세계 어느 곳에서든 반복돼선 안 된다”며 “영화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이 거울을 보고 사람들이 우리가 한 실수를 깨닫고 고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원에서’ 손구용 감독
산책과 오후 풍경, 공원의 모습 등 우리에게 친숙한 일상에서 ‘특별함’을 찾은 감독도 있다. 올해 BIFF를 찾은 손구용 감독은 관객에게 여백을 주는 영화를 선호한다며 관객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손구용 감독은 올해 영화 ‘공원에서’로 BIFF에 초청됐다. ‘공원에서’는 ‘밤 산책’(2023), ‘오후 풍경’(2020)을 제작한 그의 신작 다큐멘터리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손 감독은 미국 시카고예술대학 대학원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그의 작품 ‘밤 산책’은 지난해 로테르담국제영화제 하버 부문에 초청된 데 이어 같은 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특별부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공원에서’는 일반 관객에게 조금 생소한 작품이다. 영화는 1시간 20분가량의 상영시간 동안 공원의 풍경을 조용히 응시한다. 새가 나무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풍경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평화로운 공원의 일상 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손 감독은 시 한 편을 영상으로 만드는 마음으로 이번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오규원 시인의 시 ‘뜰의 호흡’에서 영감을 얻었다. 어느 한적한 오후의 공원 풍경과 함께 시의 구절들이 영화에 등장한다”며 “현실에서는 약 10분가량의 시간이지만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이 이뤄져 1시간 넘는 분량으로 풀어냈다. 풍경을 주된 대상으로 표현한 조형적인 측면이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눈과 귀를 바로 통과하는 영화보다는 한 발짝 물러서서 능동적으로 관객이 참여할 수 있게 해주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영화는 시간과 공간을 선형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데 이 작품에서는 이걸 비틀고 관객들이 선형적인 시간의 속성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하고 싶었다. 다른 영화가 육식동물이라면 이 영화는 초식동물 같다”고 설명했다.
2024-10-1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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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일상에서 찾는 공포에 주목한 영화 ‘괴기열차’
호러, 스릴러 등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한 장르 영화를 소개하는 ‘미드나잇 패션’ 섹션에 한국 호러 영화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영화 ‘괴기열차’ 제작진은 일상에서 찾은 공포 소재로 관객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지난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운틴 6층 아주담담 라운지에서 열린 BIFF ‘아주담담:짧은 영화 긴 수다’ 프로그램에 ‘괴기열차’의 탁세웅 감독, 권지용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괴기열차’는 배우 주현영의 스크린 주연작으로, 올해 BIFF ‘미드나잇 패션’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조회수 바닥의 유튜버 다경(주현영)이 공포 실화 소재를 찾기 위해 미스테리한 지하철 역사 ‘광림역’의 역장(전배수)을 만나, 여러 개의 괴이한 이야기를 마주하는 공포영화다.
탁세웅 감독은 “익숙한 게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공포스럽다고 생각한다. 불특정 다수가 일상에서 스쳐 가는 지하철이라는 공간이 공포스럽게 느껴진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이야기의 핵심은 ‘욕망’인데, 인물들이 욕망에 어떻게 집어삼켜지는지 옴니버스식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권지용 프로듀서도 일상적인 소재를 공포 요소로 택한 까닭에 대해 설명하며 “이 영화는 지하철에서 흔히 보이는 취객, 찝찝한 물체, 자판기 등에 관한 이야기다. 관객들이 영화관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갈 때 등골이 오싹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광림역’을 영화 속 배경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권 프로듀서는 “가장 열심히 회의했던 내용은 ‘어떤 역을 영화 배경으로 설정한 것인가’인데, 너무 익숙하지 않으면서 너무 낯설지도 않은 역사가 필요했다. 지하 장면은 세트로 촬영하고 역사 장면은 광주의 한 지하철 역사에서 촬영했다”라고 설명했다.
탁 감독은 “에피소드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담아 옴니버스 형식의 장점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며 영화관람 포인트를 소개했다. 그는 각 에피소드에 대해 “어떤 것은 고어하고 어떤 것은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점프 스케어 요소를 사용했으며, 기괴하거나 스릴러에 가까운 에피소드도 있다”며 “영화를 보면 각 에피소드의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괴기열차’는 내년 개봉 예정이다.
2024-10-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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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레오스 카락스·류준열… 프랑스 거장과 한국 배우 만났다
프랑스 거장 레오스 카락스 감독과 한국 배우 류준열이 부산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BIFF ‘잇츠 낫 미 레오스 카락스X류준열’ 오픈토크 무대에 올라 영화 이야기를 나누며 관객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영화제 후반부에 접어들며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던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은 이날 두 사람의 등장에 다시 활기를 띄며 축제 분위기를 냈다.
두 사람은 약 45분간 영화 이야기를 나누며 연출과 연기, 영화 인생 등을 두루 이야기했다.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되기 전 류준열은 자리에서 일어나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작품 ‘잇츠 낫 미’는 올해 BIFF 아이콘 부문에 초청됐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2021년 갈라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소개된 ‘아네트’를 들고 부산을 찾은 지 3년 만에 다시 영화의 바다를 찾았다. 감독은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1992년), ‘나쁜 피’(1994년), ‘소년 소녀를 만나다’(1996년), ‘아네트’(2021년) 등에서 개성 있는 연출을 선보인 프랑스 거장 감독이다. 감독은 “프랑스 갤러리가 10분 정도 전시에서 공개할 수 있는 자화상 같은 작품을 부탁했다”며 “전시 자체는 여러 이유로 잘 안 됐지만, 10분이었던 것이 점점 길어지며 이 작품으로 만들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류준열은 이번 감독의 신작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너무 좋았다”며 “감독님의 에세이이자 일기장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류준열은 “나도 사진 작업을 하고 글을 쓴다”면서 “원하는 방식대로 나열하다 보면 이런 작품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에 대한 작품을 만든다면, 나 역시 사랑 이야기일 것 같다”면서 “다만 감독님의 작품이 어둡고 염세적이라면, 나는 낙관적인 스타일로 풀어내는 사랑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은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줬던 경험을 이야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감독은 “어릴 때부터 TV에서 뭔가를 볼 때 배우들 뒤에 있는 감독에게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그는 “누가 저렇게 이야기를 만들고 보여주는 것인지 궁금했다”며 “프랑스 파리에서 영화를 많이 봤고, 그 영화들을 통해 영감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류준열은 “영화와 사진을 작업하는 태도에 있어서 스포츠 선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한 경기 한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의 마음으로 작업한다”고 덧붙였다.
2024-10-1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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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오늘의 BIFF (10일)
2024-10-0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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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바다 위 스크린·밤샘 관람… 부산 ‘핫플’에서 즐기는 ‘영화의 밤’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백미는 지역 명소 곳곳에서 열리는 야외 상영인 ‘동네방네 비프’다. 영화 ‘상견니’ ‘만분의 일초’ ‘라라랜드’ ‘리바운드’ 등 가을밤의 정취를 더할 작품들이 민락수변공원과 도모헌,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회동수원지 수변 데크,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면세구역 등 8곳에서 관객을 만났다. 술과 안주를 즐기며 밤새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취생몽사’에도 관객들이 몰려 ‘영화의 밤’을 즐겼다.
■바다 위 스크린 ‘낭만적 경험’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이 야외 영화관으로 변신했다. 지난 7일 오후 7시께 찾은 민락수변공원엔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바다 위에 거대한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관객석 앞쪽에 설치된 디지털 시네마 프로젝터로 영화를 쏘면 스크린에 영사되는 방식이었다.
오후 7시 30분이 되자 스크린에서 대만 영화 ‘상견니’가 상영됐다. 이날 민락수변공원에 모인 관람객들은 빗속 낭만을 즐기며 영화를 감상했다. 관객들은 영화제 측이 준비한 이어폰과 헤드셋을 끼고 라디오로 주파수를 맞춰 영화 사운드를 들었다. 우비를 입고 방석에 앉아 편안한 자세로 영화를 지켜봤다.
시민들은 근처 푸드트럭에서 간식을 사서 먹으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영화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기록하려는 관객도 있었다. 영화 상영이 무료로 진행된 덕분에 산책을 하던 시민들이 행사 분위기를 보고 찾아와 함께 영화를 감상하기도 했다.
이곳을 찾은 김창민(36) 씨는 “평소 영화 ‘상견니’의 팬인데 바다 위에서 영화를 상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비가 와도 꼭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에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배리어프리·밤샘 관람도
앞서 지난 4일 수영구 복합문화공간 도모헌에서도 의미 있는 시간이 열렸다. BIFF가 농아인협회와 기획한 영화 ‘리바운드’ 동네방네비프 배리어프리 상영에선 소리 대신 빛으로 영화를 보는 청각 장애인들이 여럿 참석해 영화를 즐겼다. 이날 상영은 당초 도모헌 야외 마당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강풍으로 인해 실내로 옮겨 진행됐다. 이날 상영에는 100여 명의 관객이 함께 했다. 관객과의 대화(GV)를 위해 영화 상영 전 도모헌을 찾은 장항준 감독과 안재홍 배우는 수화 통역사와 동행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눠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영화 축제에 술을 곁들인 커뮤니티비프 ‘취생몽사’ 프로그램도 큰 인기를 끌었다. 관객들은 맥주와 치킨 등을 나눠 먹으며 가을밤을 영화로 물들였다. 지난 5일 부산 중구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서 열린 ‘취생몽사1 오리지널’에서는 영화 ‘킴스 비디오’(2023), ‘플래시 댄스’(1983), ‘미쓰 홍당무’(2008)가 연달아 상영됐다. 관객들은 행사장에 설치된 캠핑의자에 편안히 기댄 채, 맥주, 치킨과 함께 영화를 즐겼다. 밤이 깊어갈수록 취생몽사의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일부 관객은 담요를 덮고 잠시 눈을 붙였다가도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자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오후 10시에 시작한 행사는 밤새 먹고, 마시고, 즐기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진행됐다.
커뮤니티비프의 인기 프로그램인 ‘취생몽사’는 올해 2개의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취생몽사 2 한성파티시네마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매일 오후 7시 한성1918 1층 라운지와 옥상에서 진행됐다. ‘토요일 밤의 열기’(1977), ‘더티댄싱’(1987), ‘록키 호러 픽쳐쇼’(1975) 등의 작품이 관객과 만났다. 올해 영화 ‘거미집’으로 부일영화상 음악상을 받은 모그 음악감독 등 영화인들도 이 프로그램에 함께 했다.
2024-10-09 [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