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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오늘의 BIFF (9일)
2024-10-0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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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김동욱·고아성, 부일영화상 진행 호평
2024 부일영화상 사회를 맡은 배우 김동욱과 고아성이 유려한 진행으로 시상식을 빛냈다. 지난 3일 열린 시상식에서 두 사람은 신뢰감 있는 목소리와 유쾌한 입담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등 행사의 중심에서 큰 활약을 했다.
김동욱과 고아성은 본 시상식 시작 전부터 수상자와 시상자 이동 동선, 각 부문 작품과 후보, 수상자들의 정보를 꼼꼼하게 체크했다. 덕분에 6시부터 약 90분간 진행된 시상식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객석과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김동욱은 부산에서 제작된 ‘부산 영화’ 소개 영상이 끝난 뒤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쓰리 썸머 나잇’의 배경도 부산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재치 있는 멘트를 해 시상식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했다. 고아성 역시 순발력 있는 멘트와 반짝이는 표정으로 시상식장을 더욱 빛나게 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계에서는 “두 사람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시상식을 봤다”는 등의 평가가 잇따랐다.
김동욱은 현재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강매강’에서 엘리트 신임반장 동방유빈 역을 맡아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최근 영화 ‘한국이 싫어서’로 대중을 만난 고아성은 현재 이종필 감독의 ‘파반느’ 촬영에 한창이다. 두 사람이 보여줄 앞으로의 도전들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2024-10-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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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OTT·AI가 바꿀 영화의 미래를 살펴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미래’다. 개막작은 BIFF 사상 처음으로 극장에선 개봉하지 않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영화 ‘전, 란’이 선정됐고, AI(인공지능)·VFX(시각특수효과)를 활용한 작품이 공개되는 등 확 달라진 콘텐츠 시장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영화 산업 관계자들은 영화의 미래를 여러 방면으로 톺아보는 포럼을 곳곳에서 열어 앞으로의 활로를 모색했다.
■극장·영화 산업의 미래
CJ ENM이 연 ‘CJ 무비 포럼’에선 영화관과 OTT, IP(지식재산권) 등 업계 전반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이 포럼에선 CJ ENM과 함께 멀티플렉스 CJ CGV,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OTT 티빙 등 콘텐츠 사업을 하는 CJ 주요 계열사 관계자가 총출동해 업계 전반의 이야기를 나눴다. 넷플릭스 ‘D.P’ 등을 만든 한준희 감독과 영화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 ‘잠’을 만든 유재선 감독 등 영화인들이 참석해 현장의 이야기도 전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OTT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극장 영화 소비 패턴과 시청 형태가 달라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윤상현 CJ ENM 대표는 “과거 숱한 천만 영화를 배출하면서 작품성과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성공 방정식이 과연 앞으로도 통할 것이냐는 점에서 고민이 많은 시점”이라고 토로했다. 윤 대표는 OTT의 대두와 콘텐츠 제작 비용 상승,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등을 불확실성의 요소로 꼽았다. 그는 “과거 개봉작들이 공개 2주 안에 흥행을 판가름했던 것과 달리 이젠 관객의 관람 패턴이 늦어지면서 ‘장기 상영’ 콘텐츠도 증가하고 있다”며 “AI 기술이 영상의 질을 어떻게 업그레이드할 것인지, 급증하는 제작비를 떨어뜨릴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문장도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맞게 사업 구조 전반을 재구성해야 하는 시기”라며 “영화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어떤 것이고, 통하는 소재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인들의 고충도 들을 수 있었다. 전 감독은 “요즘에는 눈치 볼 게 많아지다 보니 기세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여러 이유로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하기에 (영화적)기세가 꺾이는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한준희 감독도 이에 동의하며 “사실 전 감독 말처럼 지금은 어떤 시장의 환경 자체가 되게 많은 작품이 만들어지기가 쉽지 않다. 전적으로 연출자 감독, 작가의 생각을 경청하면서 하기엔 어려운 환경이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상생 위해 머리 맞댄 AI 콘퍼런스
AI와 VFX 등 기술의 도약은 영화와 드라마 제작 현장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올해 BIFF에서 상영된 ‘멸망의 시’는 AI 영화로 시네마의 정의를 재고하게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AI 콘퍼런스’는 이런 업계의 흐름을 함께 살펴보는 자리였다. 최근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콘텐츠 업계에 생긴 큰 변화와 AI 기술 고도화에 따른 업계의 미래를 함께 전망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BIFF와 부산영상위원회가 함께 기획했다.
‘한국 영화산업과 AI 자본, 디지털 로케이션, 그리고 법적 쟁점’이라는 주제로 열린 특별 세미나에는 솔트룩스 이경일 대표, 엑스온스튜디오 장원익 대표, CJ ENM 법무팀 황경일 상무가 패널로 참석해 콘텐츠 산업의 미래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행사장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관객이 가득 차 AI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콘텐츠 산업이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컴퓨터 기술의 발전과 기존 콘텐츠 업계의 상생 방안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장원익 엑스온스튜디오 대표는 “버추얼프로덕션이 로케이션 촬영을 대체할 것이냐에 대한 질문을 받는데, 버추얼프로덕션은 로케이션과 함께 가는 한 가지의 축”이라며 “위험한 장면이나 많은 돈이 드는 촬영 같은 부분을 기술이 보완하는 방안으로 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최근 생성형 AI 기업들이 저작권자와 협업해 결과물을 공유하려는 시도가 있다”며 “AI가 학습하면서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저작권자의 권리를 지키는 방향으로 새 비즈니스모델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황경일 상무는 “현행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어 지금은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저작물로 인정받기는 어렵다”면서도 “각 국가에서는 인간의 개입 정도에 따라 AI를 활용한 저작물을 인정하는 경우도 있어. 앞으로 법률적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4-10-0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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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글로벌 OTT 마음 잡아라” 드라마 제작사들도 BIFF 발걸음
과거 영화인들의 축제였던 BIFF가 최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리즈 등을 포함한 영상 축제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BIFF를 찾는 손님들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인기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등을 제작한 드라마 제작사인 몬스터유니온도 최근 부산을 찾아 글로벌 OTT와의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드라마 제작사 몬스터유니온은 올해 BIFF 기간 중 부산을 찾아 ‘몬스터유니온의 밤’ 등의 행사를 열고 제작사·배급사를 포함한 업계 관계자와 교류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몬스터유니온은 한국방송공사(KBS)와 KBS미디어 등이 출자한 자회사로 KBS 인기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을 제작한 곳이다. 최근에는 ‘다리미 패밀리’ 등의 작품으로 시청자와 만나는 중이다
몬스터유니온 문보현 대표는 올해 BIFF를 찾은 이유에 대해 ‘네트워킹 강화 목적’이라고 소개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같은 글로벌 OTT가 영상 업계에서 가지는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훨씬 커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문 대표는 “과거에는 양질의 IP(지식재산권)를 발굴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면, 제작비가 대폭 증가한 요즘에는 OTT와의 협업을 통한 글로벌 진출이 필수가 돼 네트워킹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몬스터유니온이라는 회사가 어떤 작품을 하고 있는지도 알리고 구체적으로 협업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방송 드라마의 OTT 진출은 기존의 시청자층을 넓힌다는 측면도 있어서 앞으로 이런 협업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BIFF가 영상 업계에서 갖는 의미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문 대표는 “요즘에는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많이 무너지고 영상 산업이라는 하나의 큰 틀로 묶이는 분위기다. 이런 맥락에서 OTT 업체와 드라마 제작사 등도 BIFF를 많이 찾는다”며 “전 세계를 통틀어도 규격화된 양질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해외에서 부산을 찾은 업계 관계자들도 한국 드라마 제작사와 협업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몬스터유니온은 지금까지 방송 3사가 경쟁하면서 얻은 노하우들이 있기 때문에 기본 생산능력이 우수하다. 글로벌 OTT와 적극 협업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해외 원작을 한국의 정서에 맞게 재해석하는 작품과 전통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히어로물을 준비 중이다. 활발한 협업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결과적으로 KBS 드라마의 파이를 키우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2024-10-0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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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이준익 감독 “BIFF, 부산시민 애정 어린 시선에 힘 얻어요”
영화 인생 31년. 이준익 감독은 한국 영화 태동기부터 부흥기, 황금기까지 충무로 한 가운데서 모두 함께한 영화인이다. 1993년 영화 ‘키드 캅’을 선보인 후 ‘황산벌’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부당거래’ ‘사도’ ‘동주’ ‘자산어보’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챙긴 작품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이 감독이 천만 관객을 모은 작품은 2005년 개봉한 ‘왕의 남자’. 당시 1000만 명이란 숫자는 지금보다도 더 귀한 결과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드롬급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셈이다.
이 감독은 “다른 건 몰라도 ‘왕의 남자’에 대한 무한한 책임 의식이 있다”며 “영화를 만든 사람은 관객의 성의에 응답하고,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왕의 남자’가 스무 살이 된 해다. 이 작품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충무로 대표 영화를 언급할 때 늘 빠지지 않고 언급되면서 관객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감독은 “오늘 영화를 처음 본 관객도 많더라”며 “‘왕의 남자’가 개봉했을 때 태어난 관객도 있었는데, 작품이 오래 사랑받을 수 있어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이 작품을 ‘영화 작업의 밑천’이라고 했다. 감독이 원동력 삼아 한 작품 한 작품 해나갈 수 있게 하는 밑바탕이란 설명이다. 이 감독은 “‘왕의 남자’가 개봉한 뒤 흥행 전 느꼈던 긴장을 아직도 놓은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면서 “이 작품 덕분에 함부로 행동하기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애틋한 작품이라 그 밑천이 훼손되지 않게 하려고 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과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남포동 BIFF 거리는 대한민국 어디서도 동일한 분위기를 내지 못하는 아주 독창적인 공간”이라면서 “모이는 관객은 다르지만,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간이 멈춰있는 것처럼 그 온도는 식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이게 부산시민이 영화를 사랑하는 온도이고, BIFF가 가진 저력입니다. 그 애정 어린 시선을 듬뿍 받으면 저도 힘을 많이 얻어요. 이곳의 공기는 저를 기분 좋게 만들고 행복하게 합니다.(웃음)”
2024-10-0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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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최동훈 감독 “올해 BIFF에서 힘을 많이 얻고 있어요”
“올해 BIFF 정말 흥미롭네요. 힘을 많이 얻고 있습니다.”
최동훈 감독은 부산의 가을을 기분 좋게 보내고 있다고 했다. 마스터톡, 야외무대인사 등 커뮤니티 비프 행사로 관객을 만나는 건 물론이고, BIFF를 찾은 영화인들과 만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덕분이다. 최 감독은 “영화 ‘타짜’가 18년 전에 개봉했는데, 그때 영화를 관객들과 같이 본다고 생각하니 너무 고맙고 신기하다”며 “어쩌면 영화에서 이런 것이 귀하고 중요한 경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영화엔 캐릭터들이 살아 숨쉰다. 주·조연은 물론이고, 단역 한 명도 모두 허투루 쓰이는 법이 없다. 각자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다 보면 전체 구성이 복잡해질 법도 한데 최 감독의 영화는 그렇지 않다. 하나의 조각이 모여 전체의 하모니를 이루고 각자의 자리를 더욱더 빛나게 한다. 감독은 “캐릭터의 균형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좋은 배우를 찾는 노력을 계속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천만 영화를 한 편 내기도 어려운데, 최 감독은 무려 두 편을 배출했다. 그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도둑들’과 ‘암살’은 각각 1298만 명과 1270만 명을 모으며 관객의 큰 사랑을 받았다. 최 감독은 “저는 순수한 영화적 즐거움을 가진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변화무쌍한 이야기와 캐릭터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작품 말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는 흥행이 되어도 힘들고, 실패해도 힘들다”면서 “영화 현장은 정말 치열하지만 배우가 더 창조적인 연기를 해주거나, 배우랑 교감할 때 즐겁고 영화하는 힘이 생긴다”고 했다.
최동훈 감독은 BIFF와 부산에 대한 진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내년에 BIFF가 30주년을 맞는데 아시아에 이렇게 오래된 영화제가 없다”며 “영화인으로서 이곳에 와서 국내외의 감독, 프로듀서, 제작자들 만나서 이야기하는 게 값지고 재미있다”고 했다. 최 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 업계가 힘들지만, 여전히 관객들이 좋은 영화를 선택할 거란 믿음이 있다”면서 “영화인들과 함께 ‘좋은 영화를 또 만들자’고 믿음을 공유하고 의지를 다지면 도파민이 돈다”고 털어놨다.
2024-10-0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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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오늘의 BIFF (7일)
2024-10-0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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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편견의 벽’ 넘은 류성희 감독 “10년만 버티자, 결심이 결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까멜리아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된 류성희 미술감독이 관객과 만났다. 류 감독은 까멜리아상의 초대 수상자가 된 소감과 함께 자신의 작품 철학 등을 공유했다.
류성희 미술감독은 지난 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열린 ‘스페셜 토크’에 참석해 영화와 삶에 얽힌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류 감독은 올해 BIFF가 신설한 까멜리아상의 첫 수상자로 호명됐다. 까멜리아상은 영화 산업과 제작 현장 발전에 기여한 여성 영화인을 위해 BIFF와 샤넬이 공동으로 만든 상이다. 류 감독은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면서 “한국 영화계 전반도 한 단계 새롭게 도약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 감독은 오랜 기간 한국영화의 미장센을 책임지며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감독으로 자리 잡았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아가씨’, ‘헤어질 결심’을 비롯해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괴물’ 등의 작업을 맡았다. 류 감독은 영화 ‘아가씨’로 2016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벌칸상을 받기도 했다. 벌칸상은 미술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영화의 기술적 성취를 이룬 아티스트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의 커리어가 탄탄대로였던 건 아니었다. 류 감독은 “제가 한국 영화계에 진입할 당시만 해도 장르적 색채가 뚜렷한 장르영화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판에서 ‘딱 10년만 버텨보자’라는 결심을 세웠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당시 수많은 제작자에게 거절당하며 좌절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일을 해오며 가장 많이 되뇌었던 건 ‘내 앞에 놓인 벽(장애물)을 내가 활용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자’는 마음”이라며 “(관객들이)영화계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면 ‘내 앞에 놓인 벽을 문으로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하고 생각의 초점을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제작 현장에서 감독과 배우, 스태프가 합심해 만들어내는 ‘감동의 순간’을 상상하며 작업할 때 가장 설렌다고 언급했다. 그는 “배우가 장면을 연기하는 찰나가 카메라에 담기고, 그 속에서 어떤 감동적인 순간이 생성돼 관객에게 닿을 때 행복감을 느낀다”며 “이를 위해선 감동을 극대화하는 분위기와 현실성을 잘 담을 수 있는 공간적 연출도 매우 중요하다. 그 작업을 제가 여태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해내고 싶은 역할”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를 묻는 질문에는 ‘판타지’와 ‘SF’를 꼽았다. 그는 “우리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상상으로 만들어진 판타지와 SF로 전 세계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때가 올 때까지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2024-10-0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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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벌써 반환점? 영화인도 관객도 영화에 취해 ‘시간순삭’
지난 2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흥겨운 분위기 속에 반환점을 돌았다. BIFF 기간 중 주요 행사가 몰려 있는 주말엔 영화의전당과 남포동 BIFF 광장을 중심으로 국내외에 부산을 찾은 관객은 물론 유명 스타와 배우, 제작자들로 북적였다. 대다수의 상영작은 일찌감치 매진 행렬을 이루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영화인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주요 행사들은 초반에만 몰려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웃음꽃’ 가득 스타 총출동 행사
BIFF 2~4일 차인 지난 3~6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는 유명 감독과 배우, 제작자가 무대에 올라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에도 야외무대가 열려 천만 감독과 인기 배우들이 잇따라 등장해 관객과 호흡했다. 관객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일찌감치 무대 앞쪽에 마련된 객석을 가득 메웠다.
‘오픈토크’에선 자신의 작품 세계에서부터 신작 소개, 촬영 뒷이야기 등 풍성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졌다. 개막작 ‘전,란’을 포함해 ‘리볼버’,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더 킬러스’, ‘여행자의 필요’, '강남 비-사이드', '좋거나 나쁜 동재', ‘지옥2’, ‘침범’ 등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와 감독들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 반갑게 인사했다. 관객들도 좋아하는 배우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강남 비-사이드’와 ‘침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등 공개를 앞둔 작품의 주역들이 무대에 올랐을 땐 관객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대화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일 열린 ‘강남 비-사이드’ 오픈 토크에서는 작품을 연출한 박누리 감독과 배우 조우진, 지창욱, 하윤경을 만날 수 있었다. 지창욱은 이 작품을 ‘눈덩이’에 비유하면서 “진실들이 밝혀지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어디론가 흘러가며 눈덩이가 커지는 듯한 느낌”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여배우들의 연기 합을 볼 수 있는 ‘침범’ 주연 곽선영, 이설, 권유리, 기소유도 부산의 가을을 꾸몄다. 이설은 “한겨울에 촬영했고 쾌활하고 유쾌한 내용은 아니어서 현장 분위기가 어두워지면 어쩌지 고민했는데 권유리의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며 “그 덕에 즐겁게 촬영했다”고 했다.
배우 정우의 특별한 부산 사랑도 눈길을 끌었다.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팀으로 무대에 오른 정우는 “부산은 나의 고향이자 엄마의 품 같은 곳”이라며 “부산 영화제는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하는 자리라 영광이고 기분도 좋다”도 전해 박수를 받았다.
■궂은 날씨도 막지 못한 소통의 현장
해외 거장 감독들의 깊은 작품 세계는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감독들은 자신의 작품 세계와 대표작, 신작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미겔 고메스 감독은 5일 오후 ‘마스터 클래스’에 참석해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으로 홍상수 감독을 언급해 관심을 받기도 했다. 미겔 감독은 “영화 현장에 나와 시나리오를 쓰면서 일주일간 촬영을 이어가는 홍상수 감독만의 작법과 자유로움이 내가 추구하는 제작 방식과 가장 닮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작품 세계를 듣기 위해 이른 오전부터 행사장을 찾은 관객도 많았다. 6일 오전 마스터클래스로 관객 앞에 선 감독은 “내 안이 아니라 바깥에서 발견한 영감으로 영화를 만든다”며 “영화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이 함께 보이지 않았던 것을 발견하고 영화라는 형태를 만들어가는 걸 ‘장르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부산 사랑도 특별했다. 감독은 “부산에 오면 아직도 많은 분이 영화를 보고 있고, 앞으로의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강조했다.
충무로 대표 배우들도 극장에서 관객과 마주 앉아 속내를 털어놨다. 자신의 작품 등을 되돌아보는 ‘액터스하우스’에는 지난 3일 설경구를 시작으로 4일 박보영-황정민, 6일 천우희 등이 참석했다. 지난 4일 밤 관객 앞에 선 황정민은 “무대에서 연기할 때 내가 배우구나, 살아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살아 있음을 느끼려고 계속 작품을 하는 것 같다”고 했고, 같은 날 먼저 무대에 오른 박보영은 스스로의 강점으로 ‘밝은 에너지’를 꼽으며 그는 “서서히 다른 색깔들도 보여주면서 오래 연기하고 싶다”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주요 행사 거의 끝나” 아쉬움도
BIFF가 반환점을 돌 때까지 축제 열기는 계속해서 뜨거웠다. 많은 영화가 매진 행렬을 이어갔고, 다른 지역에서 온 관객도 많았다. 서울에서 온 김지현(36) 씨는 “올해는 예매하기가 어느 때보다 힘들 정도로 대부분 영화가 인기 있었다”며 “부산에 온 김에 다른 축제들도 한번 둘러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호주에서 온 에이바(25) 씨는 “칸영화제 수상작인 영화 '그랜드 투어'를 봤다”며 “BIFF와 부산에 처음 와봤는데 날씨도 좋고 멋진 도시에서 열리는 행사인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쉬움을 느끼는 반응도 있었다. 일부 관객 사이에선 영화인과 관객이 함께하는 주요 행사가 초반에 집중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오는 9일에도 휴일이 예정돼 있지만, 영화의전당 ‘오픈 토크’와 ‘야외무대인사’ 등이 지난 6일에 모두 끝났기 때문이다. 행사 초반에 주요 행사가 몰려있는 것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는 올해뿐 아니라 관객 사이에서 몇 년째 계속 나오고 있는 부분이다.
대전에서 BIFF를 찾은 서민정(38) 씨는 “일이 있어 첫 주에 오지 못했더니 관심 가는 행사가 거의 끝났더라”며 “7일부터는 작품 상영과 작은 대담 위주로 진행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2024-10-0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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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24] 부산에 뜬 별, 한데 어울려 가을밤을 더 빛내다
영화의 바다를 찾은 영화인들은 어느 때보다 바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낮에는 관객과 함께 영화의 바다를 항해한 뒤 저녁엔 공식, 비공식 자리에서 시간을 보내며 부산의 가을밤을 진하게 물들였다. 인기 감독과 제작자, 배우들이 해운대 곳곳에 모습을 드러내자 영화팬과 부산 시민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함께 사진을 찍거나 설레는 표정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6일 영화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멈췄던 BIFF 저녁 행사들이 올해 행사에서 온전히 부활한 모습을 보였다. ‘BIFF 리셉션’ ‘CJ의 밤’ ‘SLL·플러스엠의 밤’ 등 공식·비공식으로 진행된 각종 모임과 파티는 영화제 기간 특유의 떠들썩한 분위기를 갖게 했다. 일정을 마치고 이곳을 찾은 영화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하루의 피로를 풀면서 한국 영화계 침체를 함께 이겨낼 방안을 고민하고 다시 한번 나아갈 의지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제 저녁 행사인 이른바 ‘OO의 밤’은 BIFF를 찾은 영화 배급사, 제작사, 영화 관련사 혹은 영화인들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 기능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해운대 포장마차촌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지금은 해운대 해수욕장 부근과 광안리 등에서 더 폭넓게 진행되며 영화의 밤 풍취를 더욱 끌어올렸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오랜만에 BIFF다운 밤인 것 같다”며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행사들이 이제 다시 자리를 잡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다른 영화 감독도 “영화제의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은 여러 나라의 영화인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영화인들과 오가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고, 팬데믹 이후 힘든 시기 함께 모일 수 있는 자리 있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영화인들은 이 자리에서 달라진 영화 시장과 콘텐츠 흐름을 논의하면서 오랜시간 침체해 있는 한국 영화계의 재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영화인들은 또 배리어프리 상영, 커뮤니티 비프, 관객과의 대화(GV) 등 여러 BIFF 행사에서 나온 관객의 목소리를 공유해 보다 폭넓은 관객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고민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감독은 “GV 등에서 나온 여러 관객의 말들을 공유하면서 달라진 관람 형태 등 앞으로 어떻게 영화를 만들어야 할지 이야기를 했다”며 “배리어프리 영화를 앞으로 더 확장시킬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함께 나눴다”고 전했다.
영화인이 모여 활기찬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말도 나온다. 해운대의 한 꼬치집 사장은 “일단 영화제 기간에는 손님이 많다. 20년 동안 영화제 기간 우리 가게를 찾는 관객들도 있다”며 “밤새 영화 이야기를 하는 걸 살짝살짝 들으면 가게 안에서도 영화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또다른 횟집 사장은 “영화인뿐 아니라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늦은 시간까지 북적북적해 매출에도 도움이 크다”며 “영화제 이후에도 스타가 다녀간 집이라는 소문이 나면 해외에서도 팬들이 많이 찾아와 음식을 먹고 기념 사진을 찍기도 한다”고 했다.
2024-10-06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