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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철원·최준용 “중간 계투진 강해야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어요”
“(최)준용이한테 운동을 배우고 있어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너무 잘하고 아는 것도 많아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지난 6일(한국 시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인 대만 타이난의 아시아태평양야구센터에서 만난 투수 정철원(26)은 동생뻘인 최준용(24)에게 존경의 눈길을 보냈다. 운동을 하면서 아직까지 아파본 적이 없다는 정철원은 웨이트 트레이닝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이 다소 부족하다. 그런데, 부상이 없을 때 평소 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챙겨주는 최준용이 여간 고맙지 않다. 정철원은 “제가 안 아팠으면 하는 마음에 운동을 알려주는데 고맙기도 하고, 재미도 있고 해서 같이 신나게 운동하고 훈련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원은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롯데로 이적했다. 갑작스러웠다. 2022년 신인왕 투수인 정철원을 데려오기 위해 롯데는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지명된 외야수 김민석을 두산 베어스에 내줬다. 김민석은 롯데 구단 역대 최초로 고졸 신인 100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내주기 아까운 자원이었다. 그만큼 롯데의 불펜 보강이 절실했던 것이다.
정철원은 지난해 36경기에 출전해 32와 3분의 1이닝 동안 2승 1패, 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40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롯데는 개의치 않았다. 정철원의 구위에는 문제가 없고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2018년 프로에 입단한 정철원은 2022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군 데뷔 시즌 58경기에서 72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의 성적을 거뒀다. 정철원은 두산 불펜의 보배였고, 그해 신인왕까지 수상했다. 당시 두산 사령탑이 롯데 김태형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정철원을 신인왕으로 만들었고, 누구보다 그를 잘 아는 사람이다. 김 감독은 정철원에 대해 “내가 추구하는 야구를 하는 선수다. 긴요히 쓰려고 데려왔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정철원도 김 감독이 원하는 걸 안다. 그는 “두산에서 같이 해봐서 그런지 감독님께서 ‘너 잘하는 거 아니까. 부담 갖지 말고 원래 하던 대로 해라’고 말씀해 주셨다”면서 “감독님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원은 올해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을 우선시했다. 그는 “롯데가 가을야구를 가는 게 최대 목표”라며 “롯데 팬들이 있을 때 좋은 모습을 보였으니 올 시즌 팬들의 든든한 응원을 등에 업고 더욱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정철원의 특급 도우미로 나선 최준용은 지난 시즌 중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게 내내 아쉬웠다. 최준용은 “야구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어깨 수술로 못해서 정말 힘들었다. 다시는 아프지 않도록 준비를 잘하려고 한다”면서 “철원 형과 웨이트를 같이 하는 것도 이 같은 마음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최준용은 “철원 형이 나에게 도움을 받는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라며 “형과 나는 경기 중 비슷한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들이다 보니 생각을 공유하기도 하고, 공 던지는 것도 배우고 있어 오히려 내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최준용은 빠르게 팀의 핵심 불펜 투수로 자리잡았다. 특히 2021시즌에는 평균자책점 2.85, 20홀드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부상으로 27경기 평균자책점 5.40에 그치며 부진했다.
올해 최준용의 각오는 남다르다. 롯데 선수단보다 일주일 먼저 스프링캠프인 대만 타이난에 와 적응 훈련을 할 정도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부상 악재에서 벗어났다는 게 최고의 선물이다. 최준용은 “매년 부상에 시달리면서 방황을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수술을 하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다른 선수들보다 운동을 많이 해야 되는 스타일이라는 걸 깨닫고는 더욱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용은 올해 개인 목표를 잡지 않았다. 개인 목표를 잡으니 중압감에 부담만 되고 해서 올해는 아프지 않고 풀타임 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러면서 최준용은 팀의 목표를 정했다. 1차 목표는 가을야구이고, 2차 목표는 가을야구 그 이상이다. 최준용은 “작년에는 이기다가 뒤집힌 경기가 많았는데, 철원 형도 들어왔고, 나도 건강하게 야구한다면 1~2점 차 박빙 경기를 많이 지켜낼 것 같다. 그러다보면 팀도 가을야구를 넘어 더 높은 곳에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형! 진짜 형이랑 저만 잘하면 돼요’라고 항상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롯데의 젊은 불펜들이 마운드를 받쳐준다면, 올 시즌 롯데의 가을야구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대만/타이난=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2025-02-1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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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호영·레이예스 “경기 분위기 반전엔 홈런이 최고… 팀 거포 계보 잇겠다”
“넘어 간다~ 어! 또 넘어 간다. 도대체 몇 개째야.”
4일(한국 시간) 오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가 열린 대만 타이난시의 아시아태평양국제야구장. 야수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던 선수들이나 코치진의 탄성이 연신 터진다. 등번호 33인 선수의 호쾌한 스윙이 있을 때마다 공은 100m가 넘는 담장을 훌쩍 넘어가고, 120m 위치에 있는 전광판을 맞히는 공도 부지기수다. 장타력의 소유자는 손호영(31)이었다.
롯데는 지난해 7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공격력은 나쁘지 않았다. 팀 타율은 0.285로 10개 구단 중 2위를 기록했고, 장타율(0.430) 2위, OPS(출루율+장타율 0.782) 2위, 득점권 타율(0.290) 3위로 상당수 타격 지표가 상위권에 올랐다. 하지만 팀 홈런은 125개로 8위에 머물렀다. 홈런을 가장 많이 기록한 삼성 라이온즈(185개) 보다 60개나 적었다.
지난해 롯데에선 손호영이 18개로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했고, 전준우가 17개, KBO리그 한 시즌 최대 안타 기록(201개)을 새롭게 쓴 빅터 레이예스가 15개로 뒤를 이었다. 롯데는 2020년 전준우가 기록한 26개의 홈런 이후 20개 이상 홈런을 때린 선수가 없다.
한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릴 선수로 손호영이 가장 근접해 있다. 그는 지난해 꿈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3월 말 내야진 보강이 시급했던 롯데는 투수 유망주 우강훈을 LG 트윈스로 보내고 손호영을 데려왔다. 하지만 의문이 들었다. 손호영은 1994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에다 2020년 LG에서 KBO리그 생활을 시작한 이후 2023 시즌까지 1군에서의 통산 안타는 40개가 전부였다.
하지만 결과는 신의 한 수였다. 손호영은 롯데로 오자마자 102경기 타율 0.317(398타수 126안타), 18홈런, 78타점, OPS 0.892로 맹활약했다. 부상으로 두 달가량 경기에 나서지 못해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세 자릿수 안타에 팀 내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하며 팀 내 최고 거포로 떠올랐다. 롯데 김태형 감독도 시즌 동안 손호영의 선전에 흐뭇한 미소를 보냈다.
손호영은 “지난해는 야구 인생에서 1군에서 가장 오래 뛰었던 시즌이다. 부상이 아쉽긴 했지만 최선을 다했다”면서 “롯데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아 주전이라고 생각지 않고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호영은 올 시즌 목표 앞에 겸손했다. 그는 “올해 홈런 20개를 채우고 싶지만, 홈런을 의식하고 타석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야구라는 게 홈런도 필요하지만 안타나 진루타가 필요할 때가 있는 만큼 타석에서 ‘강하고 정확하게’만 친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롯데 거포의 맥을 이을 또다른 선수는 바로 빅터 레이예스다. 일단 말이 필요치 않는 선수다. 레이예스는 KBO리그 첫 해에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타율 0.352, 15홈런, 111타점을 기록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201개)을 세우며 골든글러브도 받았다. 롯데는 팀의 자존심을 살린 레이예스를 붙잡기 위해 적극적이었고, 레이예스도 총액 125만 달러에 흔쾌히 롯데에 남았다.
레이예스가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고 장타력이 없다고 보면 오산이다. 그는 간결한 스윙을 바탕으로 한 컨택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신장 196cm, 몸무게 90kg에서 나오는 파괴력으로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레이예스는 2022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트리플A에서 홈런 20개를 때려내는 장타력의 소유자다.
이 때문에 올 시즌 롯데 4번 타자로 벌써부터 레이예스가 점쳐진다. 김태형 감독은 “아직 결정하기는 이르지만 레이예스가 4번을 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레이예스는 ‘롯데 4번 타자’에 대해 무덤덤했다. 그는 “몇번 타자를 하던 상관없다. 감독님이 4번이라고 하시면 4번을 칠 것이고, 9번을 하라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어느 타석에 들어가서도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몸과 마음가짐을 강하게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KBO리그 첫 해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우며 누구보다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낸 레이예스에게 가장 아쉬운 점은 팀 성적이었다. 레이예스는 “팬들이 많이 응원해 주셨는데 그 응원에 보답을 못한 것 같아서 너무 죄송스럽다”면서 “올해는 더 잘 준비할 테니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고, 가을야구를 목표로 보다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손호영과 레이예스는 “홈런 한 방이면 경기의 흐림을 바꿀 뿐 아니라 승패도 좌우할 수 있다”며 “팀 거포 계보를 잇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 두 선수에게 거포 본능을 기대하는 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올 시즌부터 성처럼 높았던 사직의 ‘성담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담장 높이가 6m에서 4.8m로 낮아졌다. 레이예스에게는 분명 호재다. 레이예스가 기록한 15개의 홈런 중 사직구장에서 때린 홈런은 4개밖에 되지 않는다. 홈 구장 홈런 숫자가 늘어난다면 올 시즌 20개 이상도 가능하다.
손호영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손호영은 “목표를 의식하고 욕심을 내면 부담 때문에 좋을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 같다”면서 “평소 하던 대로 똑같이 공을 정확하게 보고 강하게 칠 것이다. 담장이 낮아진 게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만/타이난=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2025-02-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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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거인 ‘윤동희·고승민·나승엽·황성빈’이 잘해야 가을야구 할 수 있다
뜻하지 않은 행운이란 없다. 얼마나 간절히, 얼마나 묵묵히 준비하며 기다려 오느냐에 ‘뜻하지 않는 행운’이란 게 찾아온다.
지난 시즌 ‘윤·고·나·황’이라는 야구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맹활약한 롯데 자이언츠의 젊은 4인방이 뜻하지 않는 행운의 사나이로 인식되고 있다.
4일(한국 시간) 오후 롯데의 스프링캠프인 대만 타이난의 아시아태평양국제야구장에서 만난 윤동희(22), 고승민(25), 나승엽(23), 황성빈(28) 등 주인공들은 뜻하지 않는 행운의 사나이들이 아니었다.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훈련에 임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쌓아갔다.
롯데는 지난해 7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가을야구 진출은 실패했지만, 팀 타율은 0.285로 정규시즌 전체 2위를 차지했다.
100안타 고지를 밟은 선수도 8명이나 나왔다. KBO리그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쓴 빅터 레이예스(202안타)를 비롯해 윤동희(156안타), 고승민(148안타), 나승엽(127안타), 손호영(126안타), 전준우(124안타), 황성빈(117안타), 박승욱(106안타)이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롯데가 무려 8명의 100안타 선수를 배출한 건 구단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타선을 구축했던 2010년 이후 14년 만이다.
그 중심에 ‘윤·고·나·황’이 있었다. 이들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팀 전체의 타격 분위기는 상승했고 공격 지표는 올라갔다. 무엇보다 ‘윤·고·나·황’의 성장은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롯데 타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강민호(2017년·삼성 라이온즈)와 손아섭(2021년·NC 다이노스)이 팀을 떠난 뒤 ‘조선의 4번 타자’인 이대호마저 2022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사살상 롯데를 대표하는 타자가 거의 없었다.
롯데는 이들의 ‘화려한 등장’을 억대 연봉으로 화답했다. 이들은 올해 전원 억대 연봉에 인상률 100% 이상을 받았다. 윤동희가 9000만 원에서 2억 원, 고승민이 8000만 원에서 1억 8500만 원, 나승엽이 4000만 원에서 1억 2000만 원, 황성빈이 7600만 원에서 1억 5500만 원을 받았다.
이들 4인방은 올 시즌 각오로 “팀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한 방씩 터뜨려주는 해결사 역할을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윤동희는 데뷔 3년 차 외야수로 ‘윤·고·나·황’의 막내다. 이들 중 유일하게 2023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 풀타임을 뛴 선수다. 2023년 107경기에서 타율 0.287, 2홈런, 41타점을 기록했고, 그 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따내며 군 특례 혜택도 받았다. 단숨에 팀의 주전으로 떠오른 윤동희는 지난해 기량이 급성장해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3, 14홈런, 85타점을 작성했다. 시즌을 마치고 열린 프리미어12에도 발탁돼 대표팀 4번 타자로 이름을 올릴 정도였다.
윤동희는 올 시즌 느낌이 더 좋다. 그는 “작년 이맘 때에 비해 힘이 더 생긴 것 같고, 몸 상태가 더 올라올 거라 생각돼 재미있게 훈련하고 있다”면서 “매년 성장하는 게 가장 큰 목표이고, 팀 성적이 올라가야지 개인 성적이 좋아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9년 롯데에 입단한 고승민은 2023시즌까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22시즌 0.316의 타율을 보였지만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해 잠재력을 보여준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고승민은 지난해 김태형 감독의 결단으로 붙박이 2루수가 된 이후 규정타석을 채우며 120경기 타율 0.308(481타수 148안타), 14홈런, 87타점, OPS 0.834로 맹타를 휘둘렀다. 유망주 껍질을 깨뜨리고 나온 것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 감독은 “고승민을 주전 2루수로 기용한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는데, 고승민이 너무 잘 해줘서 흐뭇했다”고 털어놨다.
고승민은 “시즌 풀타임을 처음으로 소화했는데 느끼고 배운 것이 많다”면서 “힘들게 주전 2루수가 된 만큼 수비에 좀 더 주력해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겠다”고 밝혔다.
나승엽은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지난해 레전드 이대호의 상징인 롯데 1루수를 물려받았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2군으로 잠시 내려가긴 했지만, 지난해 타율 0.312, 7홈런, 66타점, OPS 0.880으로 활약하며 새로운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팀 내 두 번째로 놓은 타율이다. 2루타(35개)도 윤동희와 함께 공동 2위다.
나승엽은 “이제부터 시작이라 생각하고 지난해 했던 건 다 잊고 또 초심으로 돌아가서 더 열심히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시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황’ 황성빈은 입단 3년 차였던 2022시즌 1군에 데뷔했다. 근성 넘치는 플레이로 주목받았고, 준수한 성적(타율 0.294)을 남기며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2023시즌은 부진했고, 지난 시즌 초반까지도 백업 외야수였다. 4월 끈끈한 승부와 악착같은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황성빈은 지난해 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0, 4홈런, 26타점, 94득점, OPS 0.812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특히 51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2010년 김주찬 이후 14년 만에 롯데 선수 최초로 50도루를 달성했다.
황성빈은 “작년에 의미있는 한 해를 보냈지만, 수비에서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어 보완하고 있다”면서 “선수들이나 팬들이나 모두 가을야구를 원하고 있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윤·고·나·황’ 젊은 거인들이 있어 올 시즌이 매우 기대된다.
대만/타이난=김진성 기자 paperk@
2025-02-0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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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철벽 뒷문 우리가 맡는다”… 부활 노리는 마무리 투수들
“좋아, 좋아, 아주 좋아~~. 바로 이거지~”.
3일(한국 시간) 오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인 대만 타이난 아시아태평양국제야구장. 불펜 피칭이 한창인 훈련장에서 묵직한 미트 소리와 함께 포수들의 우렁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불펜 피칭이 한창인 투수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공 하나 하나에 신중을 기하고, 주형광 투수 코치의 지적을 받아들이는 선수들에게서 간절함이 엿보였다. 지난 시즌의 결과에 대한 무게감을 선수들 스스로 벗어버리려는 몸무림 같았다.
롯데가 지난해 가을야구에 초대 받지 못한 주된 이유는 허약한 마운드였다. 특히 불펜진의 부진이 아쉬웠다. 지난해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5.05로 7위에 머물렀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5.36으로 9위다. 역전패는 39차례를 당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롯데 전지훈련지인 대만 타이난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불펜의 부진 탓을 불펜진에게만 돌리지 않았다. 우선 감독 자신의 책임이고, 다음은 선발진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작년에 우리 선발이 좀 약했다. 선발이 약하면 중간이 힘들다”고 분석했다. 부상과 부진 등 여러 이유로 선발진이 오래 버텨주지 못했고, 그 부담이 불펜진에 과중되면서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 감독의 분석대로 롯데는 지난해 선발이 약했다. 애런 윌커슨이 32경기에서 12승 8패, 평균자책점 3.84를 따내 팀 내 유일한 10승 투수였다. 찰리 반즈가 9승 6패, 평균자책점 3.35에 그쳤다.
국내 투수 중에는 박세웅이 최다승을 했는데 6승 11패, 평균자책점 4.78로 부진했다. 박세웅은 지난해 규정 이닝을 채운 6시즌 중 승수는 가장 적었고, 평균자책점은 가장 높았다. 당시 김 감독은 “너무 완벽하게 투구하려는 생각 탓에 오히려 제구력이 흔들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세웅과 함께 확실한 토종 선발로 인식됐던 나균안의 부진도 팀으로서는 엄청난 타격이었다. 나균안은 음주 파문과 사생활 문제로 흔들리며 4승 7패, 평균자책점 8.51로 투수 전향 이래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그렇다고 불펜진의 부진을 선발에게만 책임을 돌릴 순 없는 노릇이다.
필승조 구승민은 시즌 초반인 4월까지 평균자책점이 무려 21.94로 무너졌다. 불펜진에 힘을 실어주던 최준용과 ‘루키’ 전미르는 부상 등의 이유로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다. 급기야 ‘롯데의 수호신’ 김원중마저 7월 한 달 동안 5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11.05로 흔들렸다. 온갖 악재 속에서 그마나 제 몫을 해주던 베테랑 김상수도 잦은 등반으로 결국 부진에 빠지며 불펜진의 몰락을 가져왔다.
롯데의 뒷문을 지키기 위해서는 결국 필승조인 김원중과 구승민이 기둥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들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동반 활약하며 롯데 불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김원중은 2012년 입단 후 13년 동안 통산 381경기에 등판해 39승 49패, 132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5.08을 기록했다. 2020년 마무리투수가 된 후에는 평균자책점이 3.58로 낮아졌고, 세이브는 오승환(삼성, 150세이브) 다음으로 많았다. 롯데에서만 100세이브 이상을 거둔 최초의 선수가 김원중이다.
김원중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생애 첫 FA 자격으로 계약 기간 4년, 보장 금액 44억 원, 인센티브 10억 원 등 총액 54억 원에 롯데에 잔류했다. 일찌감치 롯데로 둥지를 정하며 훈련에 전념한 것이다.
타이난에서 만난 김원중은 지나간 과거보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했다. 그는 “작년에 좀 안 좋은 시기도 있었지만 지나간 일이다”면서 “작년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않기 위해 더 잘 준비하고 있고,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의 몫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시즌을 잘 보낼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는 김원중은 “불펜이나 선발 모두가 한 사람만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생각한다”면서 “투수들 모두 같이 잘 하자고 많이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승민도 롯데 필승조의 중심이다. 그는 통산 448경기에서 28승 30패, 5세이브, 121홀드, 평균자책점 4.47을 기록했다. 구승민은 2020년부터 4년 연속 ‘50경기 20홀드’를 달성하며 2023시즌에는 롯데에서만 100홀드를 거둔 최초의 선수가 됐다.
구승민도 지난해 FA 자격을 얻어 계약기간 2+2년 최대 21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12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에 계약하며 롯데에 남았다.
구승민은 “FA가 잘 마무리돼서 심적으로 편하다. 온전히 시즌에만 맞춰서 준비할 수 있어 좋다”면서 “전지훈련 분위기가 중요한데, 고참들이 솔선수범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그 속에 활기찬 마음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구승민은 시즌 초반 부진을 경계했다. 그는 “시즌 초반에 항상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는데 올해는 그런 모습이 없도록 지금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선수들이 악착같이 훈련하고 있으니 팬들께서 많이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만/타이난=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2025-02-0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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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 “마운드 정비 최우선 과제… 올해는 꼭 가을야구 진출”
2일(한국 시간) 오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인 대만 타이난 아시아태평양국제야구장. 영상 20도의 온화한 기온이지만 롯데 선수들의 열기는 한여름처럼 후끈하다. “좋아~”, “파이팅~” 등 훈련을 독려하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목소리에 활기가 넘친다. ‘7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라는 오명을 올 시즌에는 씻어내려는 몸짓들이 비장하다.
비장함으로 따지자면 ‘우승 청부사’ 롯데 김태형 감독만 할까. 김 감독은 지난 시즌 롯데 사령탑을 맞으면서 리그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제대로 쓴맛을 봤다. 김 감독은 2015~2022년 두산 베어스를 맡아 7년 연속(2015~2021년) 한국시리즈 진출, 우승 3회(2015~2016년, 2019년), 통합우승 2회(2016년, 2019년)를 일궈낸 명장이다.
지난해 김 감독이 롯데 사령탑을 맡을 당시 팬들은 ‘가을야구’ 이상을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롯데는 지난 시즌 66승 2무 74패, 승률 5할에도 미치치 못하며(승률 0.471) 7위에 머물렀다.
롯데 사령탑 2년 차인 김 감독에게 2025년 시즌 목표는 확실했다. “진짜 가을야구 가야죠”. 결의와 함께 간절함도 전해졌다. 아픈 곳을 건드려 봤다. 지난 시즌에 대한 복기. 김 감독은 “초반에 어떤 테스트도 좀 많이 해서 우리 팀이 어느 정도 되는가를 판단했다. 젊은 선수들의 미래도 봤다”면서 “하지만 투수들 쪽에서 여러 가지 잘 안 맞는 경우가 있었다. 모든 건 감독 책임이다”고 말했다.
롯데가 지난 시즌 가을야구에 초대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허약한 마운드였다. 롯데의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5.05로 10개 구단 중 7위였다. 불펜진은 더욱 심각했다. 불펜진의 팀 평균자책점은 5.36으로 9위였고, 블론 세이브는 27회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접전 상황은 물론 넉넉한 점수 차로 이기고 있을 때도 필승조 난조로 허망하게 경기를 내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롯데는 스토브리그 기간 마운드 정비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 김 감독의 머리를 가장 아프게 했던 선발진 구성부터 시작됐다. 기존의 찰리 반즈와 새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이 ‘원투 펀치’를 맡을 예정이고, 박세웅과 입대를 연기한 김진욱이 3~4선발을 책임지게 된다. 그리고 5선발은 무한 경쟁 체제로 가기로 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는 외국인 투수 두 명만 잘했다. 올해도 외국인 투수들은 잘 해줄 것으로 본다”면서 “데이비슨의 공을 봤는데 아직 100%는 아니지만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김 감독은 “무엇보다 지난해 부진했던 박세웅이 올해는 괜찮을 것”이라며 “박세웅과 김진욱이 3~4선발로 제 역할을 해주면 5선발은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롯데 5선발은 나균안과 한현희, 박진 등이 후보군이다.
롯데는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애런 윌커슨(35)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윌커슨은 지난해 부상 없이 32경기에 선발 등판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196.2이닝을 소화해 12승 8패 평균자책점 3.84로 맹활약했다. 허약한 롯데 마운드를 지키며 ‘사직 예수’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롯데는 윌커슨의 많은 나이를 감안해 과감하게 새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과 계약했다. 롯데가 마운드 보강에 얼마나 절박했는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는 불펜진 강화에도 나섰다. 핵심 유망주 김민석을 두산 베어스에 내주고 신인왕 출신인 투수 정철원을 데려왔다. 정철원은 김 감독이 두산 사령탑을 맡았을 때 리그 정상급 불펜 요원으로 성장했다.
정철원의 합류로 롯데 불펜진을 한층 단단해졌다. 롯데는 팀 내 자유계약선수(FA)였던 마무리 김원중, 셋업맨 구승민을 잔류시키면서 핵심 전력을 지켜냈고, 여기다 정철원까지 가세한 것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투수들은 여러 사정으로 조금 어수선했다. FA도 붙잡았고 정철원도 합류했으니 조금 안정감을 찾을 것 같다”면서 “정철원은 불펜에서 정말 필요한 선수다. 구위도 충분해서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확도 있었다. 이른바 ‘윤나고황’(윤동희·나승엽·고승민·황성빈)이라 불리는 20대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도약하며 야수진 세대교체에 성공한 것이다.
김 감독은 특히 윤동희를 언급하며 “2년 차에 그렇게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더 잘하려고 하다가 부담을 느낄 수도 있지만, 감독 성향도 이제 알게 됐으니 더 편안하게 야구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기간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나승엽, 고승민, 황성빈은 김 감독이 부여한 기회를 놓지지 않고 주전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는 롯데가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은 감독이 새로 왔고, 여러가지 실험적인 측면도 있고 해서 어수선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넘쳐나고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야구에 임하는 자세나 야구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좋아져 올해는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타이난=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2025-02-0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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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시즌 스프링캠프 떠난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오는 24일부터 3월 5일까지 총 41일간 2025시즌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이번 캠프에는 김태형 감독를 비롯해 13명의 코칭스태프와 투수 20명, 포수 5명, 내야수 9명, 외야수 7명 등 총 41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2025시즌 신인으로는 투수 김태현·박세현, 포수 박건우·박재엽이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1차 전지훈련은 대만 타이난시의 아시아 태평양 국제야구센터에서 24일부터 2월 21일까지 진행된다. 이 기간 선수단은 체력 및 기술훈련에 중점을 둔다. 2월 12~13일 타이페이돔에서 대만 WBC 국가대표팀과 두 차례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롯데 퓨처스 팀도 2월 11일부터 3월 7일까지 총 25일 동안 같은 장소에서 스프링캠프를 실시한다.
2차 전지훈련은 일본 미야자키로 장소를 옮겨 2월 22일부터 3월 5일까지 진행한다. 특히 이번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는 2025 구춘 미야자키 베이스볼 게임즈 리그에 참가하는 등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습경기 위주의 훈련 일정을 편성했다. 또한 지난해 교류전을 재개한 지바 롯데와는 2월 28일 연습경기, 2월 29일 구춘 리그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롯데의 선수단 해외 파견 훈련은 당장의 결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 방점을 두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지바 롯데와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으며, 지난 시즌이 끝난 2024년 10월에는 유망주 이민석, 정현수를 지바 롯데 1군 마무리캠프에 파견했다. 11월에는 미야자키 수비강화 캠프를 진행해 수비 부문에 강도 높고 집중적인 훈련을 실시했다. 주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전준우가 선임됐다. 전준우는 “대만 국가대표팀, NPB 1군 팀하고 연습경기를 하게 되었는데, 좋은 팀들과의 연습경기는 선수단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며 “다가오는 2025시즌에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하고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롯데는 2025시즌 스프링캠프 일정에 맞춰 롯데 제이티비와 함께 대만 스프링캠프 팬 참관단을 21일부터 모집한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다음 달 10일 부산에서 출발해 14일 부산으로 복귀하는 일정이다.
2025-01-21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