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렁 드르렁 수면 방해하는 코골이, 진짜 문제는 ‘무호흡’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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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을 잠자는 시간으로 보낸다. 아까운 시간이다. 그래서 꼭 잠을 자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잠을 자면서 인체는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호르몬 분비, 면역력 강화, 기억 저장 등의 활동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자야 한다. 자지 않으면 인체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수면은 호르몬, 면역, 기억 활동에 영향

연구에 따르면 수면이 부족하면 비만을 유발하고 성장호르몬 분비를 저해시켜 청소년들의 성장을 방해하게 된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의하면 하루 8시간 자는 청소년의 비만율은 8.8%이지만 4시간 이하인 청소년은 13.4%로 높았다. 실제로 잠이 모자라면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여 청소년들의 성장을 방해하게 되는 것이다.

수면은 면역과도 관계가 깊어 감기에 대한 저항력에 영향을 준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연구팀에 따르면 평균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인 집단은 8시간 이상인 집단에 비해 약 3배 이상 감기에 잘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잠은 뇌가 낮 동안 수집한 기억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기억력과 집중력에 문제를 일으키고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김무건 원장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상담하는 모습. BS숨이비인후과 제공 김무건 원장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상담하는 모습. BS숨이비인후과 제공

■코골이 심하면 수면무호흡증 온다

수면장애는 수면 전후의 시간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수면의 문제를 말한다. 불면증, 코골이, 기면증, 몽유병, 하지불안증후군, 이갈이 등이 있다. 그중 수면 과정의 호흡장애뿐 아니라 만성피로, 주간졸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히는 것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다.

코골이는 목젖, 편도, 혀뿌리 등으로 인해 호흡통로인 기도가 좁아져 마찰을 일으키면서 발생하는 소리다. 코골이를 방치하게 될 경우 증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진다. 코골이를 습관적으로 하면 목젖, 편도 등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거나 살이 늘어나 기도가 좁아지다 못해 완전히 막히는 협착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기도를 통해 숨이 전혀 들어가지 않으면서 수면 무호흡이 일어나게 된다.

의학적으로 구강과 비강을 통한 호흡기류가 10초 이상 줄어들거나 정지하고 이 횟수가 시간당 5회 이상이면 수면무호흡증이라고 진단한다. 보통 여성보다 남성이 많고 비만인 사람에서 많이 나타난다.

비만이 아니더라도 △목젖이 크거나 늘어져 있는 경우 △편도가 비대한 경우 △혀가 크거나 아래턱이 작아 혀뿌리를 뒤로 밀고 있는 경우 △비중격만곡증, 비염, 축농증 등 코 질환에 의해 코가 막혀 있는 경우에도 기도가 좁아져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빈도, 산소포화도, 뇌파 등의 생체 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수면다원검사. BS숨이비인후과 제공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빈도, 산소포화도, 뇌파 등의 생체 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수면다원검사. BS숨이비인후과 제공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왜 무섭나

코골이는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코골이로 인해 본인이 숨을 쉬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한 환자는 무려 1분 이상 숨을 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뇌가 잠에서 깨는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에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또 수면 중 혈액 속의 산소농도 감소로 뇌 각성 현상이 일어나면서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저산소증으로 인해서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그리고 급사까지도 이를 수 있다.

자다가 숨이 막히면 혈압이 급격히 올라간다. 자칫 뇌의 실핏줄이 터지면 뇌졸중이 일어날 수도 있다. 미국수면학회에 따르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등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3.3배 높인다고 한다. 또 대사증후군, 당뇨, 고지혈증, 비만의 위험도가 1.5배 증가한다는 통계도 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기 위해서 여러 검사가 필요하다. 코와 목의 좁아진 공간 확인을 위한 내시경, 코와 목의 골격 구조 확인을 위한 3D-CT 등이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검사는 수면장애를 진단하는 가장 표준화된 검사인 수면다원검사이다.

BS숨이비인후과의원 김무건 원장은 “수면다원검사는 실제로 하밤 잠을 자면서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수면무호흡의 빈도, 코골이, 뇌파, 심전도, 산소포화도, 수면 자세 등의 다양한 생체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수술 및 수술치료법

수면무호흡증이 진단되면 비수술적인 치료와 수술적인 치료로 개선할 수 있다.

비만에 의해 수면무호흡이 있는 사람은 적절한 운동과 식이 요법을 이용한 체중감량을 통해 수면무호흡증을 개선시킬 수 있다. 금연, 금주 등의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비수술적 치료 중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인 것은 양압기 치료이다. 양압기는 마스크 형태로 수면 중 지속적으로 일정한 바람을 넣어 주는 기계로 자는 동안 협착되거나 좁아진 숨길을 열어 주어 호흡을 원활하게 도와준다. 2018년 7월부터 국내에서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 부담이 많이 줄었다.

다른 비수술적 치료로 구강 내 장치를 끼우는 방법이 있다. 잠자리에 들 때 마우스피스 비슷한 스프린트를 치아에 착용하게 한다. 구강 내 장치는 아래턱을 앞으로 빼서 좁은 기도 공간을 넓히고 수면 중 기도를 막는 혀를 전방으로 이동시켜 기도를 넓혀 준다. 양압기 사용을 원하지 않거나 양압기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 쓸 수 있다.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할 때는 약물유도 수면 내시경검사를 통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의 정확한 원인 부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 부위에 따라 다양한 수술이 이루어진다. 코에 대한 비강수술과 목에 대한 인두부수술, 설부축소수술, 두경부 골격수술 등을 통해 수면무호흡을 개선할 수 있다.

김무건 원장은 “수면장애는 뇌질환과 심장병 등 각종 질환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이 의심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각종 신체, 정신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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