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 입구는 '인슐린 저항성'…첨가당부터 끊어라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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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의 연쇄와 식습관]
이소성 지방, 인슐린 전달 오류 유발
높은 혈당, 당 독소 만들어 합병증도
당뇨 전 단계에 체중 10% 감량 필수

국내 당뇨 전 단계 1497만 명 추정
단 음료·가공식품 속 첨가당이 최악
건강기능식품, 전문가 상담 후 선택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를 부른다. 혈당 조절을 위해서는 건강한 식사가 핵심이다. 이미지투데이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를 부른다. 혈당 조절을 위해서는 건강한 식사가 핵심이다. 이미지투데이

성인병은 하나만 오지 않는다. 비만도가 증가할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이 커지고,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 당뇨병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신장병과 동맥경화로 인한 심뇌혈관질환은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최근 <비만·당뇨병·콩팥병 악순환 고리를 끊다>를 펴낸 송정숙(만수약국) 약사의 도움말로 만성질환의 근원인 인슐린 저항성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생활습관을 알아본다.


■체중 조절이 중요한 이유

현대인의 고질병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질병이 당뇨다. 당뇨병은 혈액 속의 포도당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이용되지 못해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질환이다. 당뇨는 약을 먹더라도 완치가 어렵고, 각종 합병증도 따라온다. 약을 한번 먹기 시작하면 끊기는 쉽지 않고, 거꾸로 한두 알로 시작했다가 한 주먹으로 늘어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송정숙 약사는 "비만과 당뇨는 동전의 양면처럼 나타나는 모습은 달라도 똑같이 인슐린 저항성에서 출발한다"며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병을 부른다. 당뇨병이 진행되면 콩팥 기능까지 망가지는 사람이 허다하다"고 설명한다. 모든 문제의 열쇠는 인슐린 저항성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돼 신체의 각 세포 속에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집어넣는 역할을 한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이러한 작용이 감소된 상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지방, 특히 지방세포에서 빠져나가 다른 조직에 가서 쌓이는 이소성 지방이다. 지방이 간에 쌓이면 지방간이 돼 혈당을 높이고, 췌장에 쌓이면 인슐린 전달 체계에 오류를 일으켜 인슐린이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나오더라도 근육 등에서 제 힘을 못 쓰게 된다.

혈액 속의 과다한 당은 혈액이나 조직의 단백질이나 지방과 결합해 최종당산화물, 이른바 '당 독소'를 만든다. 당 독소는 혈액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는 적혈구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체내에 축적돼 각종 질병을 불러오는 주범이다. 특히 혈액을 여과하는 신장 기능이 망가지면 신장병이 된다. 망막병증, 신경병증, 고콜레스테롤, 심근경색 등 당뇨 합병증은 물론이고 피부 노화나 치매 등도 이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송 약사는 "인슐린 저항성을 잡으려면 체중 감량이 필수다. 그래야 이소성 지방이 사라지고 췌장, 간, 근육의 과잉 지방을 줄일 수가 있다"면서 "당뇨 위험군인 당뇨 전 단계에서 체중의 10% 정도를 감량해서 유지한다면 정상 혈당으로 회복될 수 있고, 당뇨병 진단을 받았더라도 초기에 체중을 감량해 인슐린 저항성이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혈당 조절 위한 생활습관은

대한당뇨병학회의 '2022 당뇨병 팩트시트'(2019~2020년 통합)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 환자는 526만 명, 당뇨병 전 단계 인원은 1497만 명으로 추정된다. 30세 이상 10명 중 4명 이상(44.3%), 65세 이상은 2명 중 1명(50.4%)이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한다.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려면 식이 요법이 핵심이다. 적절한 열량을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천천히 섭취해야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영양소는 탄수화물, 그중에서도 당류가 문제다. 과일, 설탕, 꿀, 청량음료 등에 있는 단순당은 소화 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하게 높인다. 반면 잡곡, 현미 등 복합당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혈당을 서서히 높인다.

송 약사는 "가장 나쁜 것은 단순당, 그중에서도 달달한 음료, 패스트푸드나 케이크나 과자 등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액상과당 같은 인공적인 첨가당"이라며 "당류는 천연 식품과 통곡물 등의 복합당으로 섭취하는 게 좋고, 특히 성장기 학생이나 육체 노동을 하는 사람은 아침을 거르거나 과일만 먹기보다는 밥이나 빵 같은 적당한 탄수화물을 섭취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도 보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송 약사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위한 원료로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여주, 바나바잎을 꼽았다.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합성되는 것을 억제해 체지방 감소를 돕거나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을 인정받은 원료들이다. 그 외 당 독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커큐민(강황) 성분도 송 약사가 추천하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다.

송정숙 약사는 "약국 손님들 중에도 당뇨 전 단계나 초기 단계에 추천한 건강기능식품을 꾸준히 복용하고 당화혈색소 수치가 낮아지거나 당뇨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혈당을 조절할 수 있게 된 분들이 있다"며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건강한 식사와 운동이 가장 먼저라는 것을 유념하고, 건강기능식품은 홈쇼핑이나 직구로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사기보다 전문가와 상담해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통증과 염증을 동시에 잡는 송 약사의 영양소 요법>에 이어 최근 <비만·당뇨병·콩팥병 악순환 고리를 끊다>를 펴낸 송정숙 약사. 지난해 <통증과 염증을 동시에 잡는 송 약사의 영양소 요법>에 이어 최근 <비만·당뇨병·콩팥병 악순환 고리를 끊다>를 펴낸 송정숙 약사.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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