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에 무슨 일이?…주가 26% 폭락, 50년 만에 최대폭
뉴욕증시 종가 21.48달러 기록
2분기 실적 부진 투자자들 실망
“AI 칩 시장에서 기술흐름 놓쳐”
미국의 대형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미 증시에서 하루만에 주가가 26% 폭락했다. 50년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인텔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하루 전보다 26.05% 폭락한 21.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폭은 인텔이 뉴욕 증시에 상장한 후 3년 째인 1974년 31% 하락 이후 최대폭이다. 주가는 2013년 4월 15일(21.38달러) 이후 11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가총액도 1000억 달러 밑으로 하락해 91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 하락은 2분기(4~6월) 실적이 매우 부진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2분기에 128억 3000만 달러의 매출과 1억 65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0.02달러다.
월가는 인텔 실적을 129억 4000만 달러로 전망했고 주당 순이익은 0.10달러를 내다봤다. 이보다 매우 낮은 것이다.
3분기에는 125억∼135억 달러 매출에 주당 0.03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인텔은 예상했다. 그러나 이 역시 시장에서는 매출 143억 5000만 달러에 주당 0.31센트의 순이익을 예상한 것보다 못미쳤다.
인텔은 이에 100억 달러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직원의 15%인 1만5000명 이상을 감원하고 4분기부터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인텔은 지금도 PC와 서버시장에서 1위기업이다. 그러나 엔비디아처럼 인공지능 칩 시장에서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인텔은 인공지능(AI)용 칩 제조를 포함하는 데이터 센터 및 AI 부문 매출은 30억 50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3% 감소하면서 다른 반도체 기업과는 정반대의 실적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인텔은 핵심 기술 흐름을 계속 놓쳤다”라며 “AI의 등장으로 그들은 AMD, 엔비디아에 반도체 사업에서 더 많은 부분을 양보했다”고 말했다.
인텔 대변인은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강력한 혁신을 주도하고 고객을 위한 새로운 솔루션을 가능하게 하는 프로세스 기술 혁신을 거의 완료하고 있다”며 “3분기에 출시되는 인텔 가우디3는 경쟁 제품의 비용의 3분의 2가격에 가속기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