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아파트 규모 축소 구덕운동장 대안 제시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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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층으로 낮추고 250세대 줄여
백지화 요구 주민 수용 ‘미지수’

지난달 3일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 앞에서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서구청장 규탄문을 발표하고 있다.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 제공. 지난달 3일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 앞에서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서구청장 규탄문을 발표하고 있다.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 제공.

부산시가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 부지에 들어갈 아파트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재개발 반대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수정안을 내놓은 것인데, 아파트 건설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과는 입장 차가 여전해 시의 이 같은 대안 제시가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지는 미지수다.

5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구덕운동장 재개발 계획안에서 당초 4개 동 49층으로 추진되던 아파트 높이를 36층으로 크게 낮추기로 했다. 전체 세대 규모도 850세대에서 600세대로 줄어들게 됐다.

시는 이 같은 수정안을 금명간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토부 도시재생특별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 심의를 통해 구덕운동장 재개발 부지의 도시재생혁신지구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시는 당초 혁신지구 지정 이후 구체적인 사업시행계획 수립 과정에서 주민 공청회 등을 통해 아파트 규모 조정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주민과 시민 사회의 반대 여론이 완강해 수정안을 앞당겨 내놨다. 시 관계자는 “향후 사업계획 수립 단계에서도 주민 요구를 적극 반영해 체육시설을 보강하고 도서관과 키즈카페을 확대하는 등 공공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파트 건립 백지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여전히 높아 주민들이 시의 수정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아파트 규모 축소에 따른 사업성 악화도 변수다. 구덕운동장 재개발에는 7990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시는 사업 부지를 현물 출자하고, 재개발 시행은 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민간이 공동 출자해 설립하는 부동산투자회사가 맡는다. 재개발 완료 후 아파트 분양 수익 등으로 사업비를 충당하는 구조인데, 개발 이익이 줄어들면 민간이 참여를 꺼릴 수 있다.

1928년 지어진 부산 첫 공설운동장인 구덕운동장은 올해로 94년이 된 노후 건물이다.

시가 서구청의 요구를 반영해 낙후된 구덕운동장을 국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축구 전용경기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일대를 스포츠복합타운으로 조성하는 내용의 재개발 계획과 사업비 조달 방안을 내놨지만, 아파트 건립 계획이 포함되면서 주민 반대에 직면해 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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